제9강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왕>(Oidipous Tyrannos)Ⅰ

나는 누구인가



▶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3부작 

- <오이디푸스 왕>(Oidipous Tyrannos)

-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Oidipous epi Kolonoi>

- <안티고네>(Antigone)



3. 소포클레스와 아이스퀼로스

b. 아이스퀼로스

- 신의 섭리의 합리화 및 의미화에 관심

- 숨겨진 의미를 끌어내려고 함 / 객관적 내용

- 합리성과 종교성 사이의 다리를 놓으려는 경향

c. 소포클레스

- 인간의 삶에서 어떠한 의미 부여도 불가능한 영역도 있다.

- 합리성과 종교성이 맞물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다.

- 인간의 실존을 꿰뚫어 본 비극작가

- “끝끝내 남는 ‘절대적 어둠’의 세계가 있다”는 점을 전율적으로 형상화한 비극작가였다. 

d. 합리성과 종교성의 수용 양상

- 아이스퀼로스: 시적 반성 속에서 오성적 합리성과 맹목적 합리성을 아우를 수 있다.

- 소포클레스: 절대적 타자성의 영역이 있다고 보았다. 인간 실존을 구현했다.

- 에우리피데스: 이러한 문제 자체가 거의 지양되어 버렸다. 종교성은 이제 문제가 되지 않으며, 상징적 코드가 되어버린다. 다만 심리적 갈등으로 나타난다. 괴테의 상찬과 니체의 배척이 이어진다.



4. <오이디푸스 왕>(Oidipous Tyrannos)에 관하여

제작?상연 연대는 알 수 없다. 아이스킬로스와 에우리피데스에게도 같은 제재의 비극 작품이 있으나, 소포클레스의 것이 특히 유명하다. 테베의 왕 오이디푸스는 나라 안에 악역(惡疫)이 유행할 때, 선왕(先王)을 살해한 범인을 추방해야 된다는 신탁(神託)에 따라 그 범인 색출에 전력을 기울인다. 왕은 한때, 집정(執政)인 크레온을 의심하지만, 예언자 테이레시아스의 예언과 선왕의 왕비이며 자신의 아내인 이오카스테의 설명을 들은 뒤로는 점차 자기 자신에 대한 의혹이 깊어져 간다.

코린토스의 사자(使者)의 말, 자신이 테베에 들어오기 직전에 저지른 살인, 자신에게 내려진 저주스런 예언, 그리고 선왕의 아들을 버린 양치기의 증언으로 마침내 자신이, 바로 운명의 손길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치다가 운명의 그물에 사로잡힌 존재로서, 아버지인 선왕을 살해하고 어머니를 아내로 맞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극도의 절망 상태에 빠진 오이디푸스왕은 스스로 자신의 눈알을 뽑아내고, 왕비 이오카스테는 자살한다.

소포클레스는 오이디푸스왕의 만년(晩年)을 다시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BC 402)에서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소경이 된 늙은 오이디푸스는 딸 안티고네에게 이끌려서 여러 나라를 방랑한 끝에 아테네에 온다. 오이디푸스에게 있어서 죄란 무엇인가. 그는 신이 만들어 놓은 올가미에 걸려들었을 뿐, 자신에게는 아무런 죄과(罪過)도 없다고 끝끝내 주장한다. 이와 같은 자부(自負)를 가지고, 아직도 자기를 이용하려고 드는 자식이나 크레온을 뿌리치며 저주하는가 하면, 정의와 인간성이 넘치는 아테네의 왕 테세우스에게 축복을 준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신과의 위대한 화해가 이루어지고 불가사의한 방법으로 세상을 떠난다. 오이디푸스 왕의 비극은 중세의 그레고리우스 전설에도 되살아나, 토마스 만은 이것을 주제로 다룬 《선택받은 인간》(1951)을 발표하였다. 또한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도 비극 《오이디푸스왕》을 썼지만, 그것은 소포클레스의 작품을 모방한 것이었다. / 출처: <두산세계대백과 EnCyber>



- 오이디푸스(Oidipous): Oidi=Oidein(부풀어오르다) / Fus=발 ⇒ "부풀어오른 발“

- 오이디푸스의 성격: 과격함 / 소포클레스 비극의 일반적 특질

- 출생의 비밀: “나는 누구인가?” / 시원(Arche)에 대한 물음 / 근대성의 성취

6. 근대적 주체성의 문제

- ‘생각하는 나’는 누구인가.

- 데카르트에서 헤겔까지 경험론과 합리론을 통틀어 자기 성찰 혹은 자기 강박증이 있다.

- 의심, 비판, 자기 확증, 자기 확신에 도달하기 전까지 어떠한 외적인 논거에 의해서도 진리에 도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7. 근대적 인간의 선취, 오이디푸스

- 신과의 대면(델포이 신전) / 가부장적 권위 부정

- “나는 어디에서 왔는가?” / 부친 살해와 근친상간 암시

- 운명에 저항 / 근대적 인간의 선취(先取)

- 집을 떠남 → 생부 일행과 조우 → 부친 살해 → 스핑크스 퇴치 → 테베왕 즉위, 이오카스테와 결혼 → 전염병(<오이디푸스 왕>의 첫 장면

▶ <오이디푸스 왕>(Oidipous Tyrannos) 작품 분석

1. 나는 누구인가?

- 나=자기 동일적 내면성, 의식의 직접성

- 나의 문제는 결국 나 아닌 나의 대립물, 즉 타자의 문제가 됨

- ‘나의 나’의 보존: 동일성으로서의 의식

- 순수한 자기 동일성의 확립: “내가 나를 규정하는 것이 곧 자유이다.”

- 나의 환원 불가능한 고유성에 의해 ‘나’가 존재한다.

cf. ‘나’라는 문제의 화두: ①나 또는 주체(성) / ②자기동일성

2. 존재의 양상(Modus)

- 필연성: 있어야 함/반드시 있음

- 가능성: 있을 수 있음

- 현실성: 지금 있음

- 존재의 바탕=자기 동일성 / 타자성의 부정 및 배제

- 자기 규정과 자기 관계

- 자기동일성의 존재: 자유의 활동이 은폐되지 않을 때 존재한다.

- 나를 사유로 주체로 생각할 때, 나의 생각이 다시 나를 돌이켜 생각한다.

- 나 속에 내가 알지 못하는 나가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 나는 결국 ‘나 아닌 나’의 부분집합이 아닌가?

cf. 고대 그리스의 고전기

- 자유 이념의 실현: 내가 나의 주인인 시대였다.

- 두 가지 배리(背理)의 생성: a. 주체의 자기의식 / b. 주체의 해체

⇒ “주체는 무(無)다”라는 통찰 / 주체의 해체, 죽음, 무화(無化)

⇒ 어디에 참된 주체의 지평이 있는가?



8. <오이디푸스 왕>의 작품 분석

- 오이디푸스: 자기를 인식과 윤리 측면(=사유와 의지)에서 자기를 철저히 규정하려는 근대적 인간상의 전형

- 자기 판단에 의해 자기를 형성하려고 함

- 운명에 수동적으로 순응하지 않는 길을 선택하는데, 그 길이 운명이 실현되는 길이었다.

- 드라마, 행위 자체가 비극을 만들어냈다. 운명의 에이전트였다고 할까?

- 가장 순수한 능동성(=주체성)을 보여주는 인간 유형

- 신의 예언과 섭리의 실현: 아폴론 신의 장난

- 주체의 상징으로서의 눈: 테이레시아스의 수동성 vs 오이디푸스의 능동성



9. 주체성과 타자성: 나는 언제 나가 되는가?

- 인간의 주체성이란 완벽한 피상성에 지나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결국 운명, 구조, 무의식과 같은 타자성 속에서 해체되어진다. 주체가 타자성 속에 환원되었다면, 내가 나의 어떤 행위에 대해서도 책임질 수 없다. 나아가 책임질 나도 없다. 오이디푸스는 이 순간에 비약을 감행한다. 눈을 찌르는 것이다. 내 모든 성질, 행위, 잘잘못은 타자성으로 환원될 수 있다. 신에게 끝끝내 양도하지 못하는 것이 ‘죄의식’이다.

10. 강의 소결론: 나는 언제 ‘나’가 되는가?

- 나의 죄의식은 결코 타자(=신)에게 양도될 수 없다. 참된 의미의 주체성의 장소이다. 빛 속에 있을 때 나는 없으며, 오로지 주체가 어떤 죄의식(=도덕적 자각, 자기의식) 속에 있을 때, 이때 주체는 누구에게도 양도될 수 없는 ‘절대적인 자기’로서 자기 자신을 경험하게 된다.

- 인간의 모든 행위는 결정론적 사슬(=Ananke)에서 깨어나 자유로 비상할 수 있는가? 모든 필연의 사슬에도 불구하고 다시 필연으로 환원되지 않는 자유의 영역으로 비상한다.

- 본질적으로 말할 때 주체는 없다. 오이디푸스는 도덕적 초월(=양심, 죄의식)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홀로주체성의 숭고함을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 제13강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

인간의 법과 신의 법



▶ <안티고네> 작품 분석

1. <안티고네>에 대한 평가들

a. 작품 내용

- 소포클레스 초기작 중의 하나

- 오이디푸스 왕의 두 아들의 왕권 투쟁 / 1:1 결투 / 두 아들 사망

- 테바이 왕이 된 크레온: 폴뤼뉘케스 매장 금지 명령

- 오라비의 장사를 지내는 안티고네 / 구금 및 자살 / 크레온 아들 하이몬의 할복

b. 헤겔의 찬사: 『미학론』

- 18세기 후반 독일 신고전주의 연구

- 횔덜린, 셸링, 괴테, 쉴러, 슐라히마허 등

- 신구 논쟁

- 헤겔의 『미학강의』 집필: <안티고네> 격찬

- 가족에 대한 의무(안티고네) vs 국가에 대한 의무(크레온)

- “이 명령은 국가의 안녕을 위한 것이므로 안티고네는 이 명령을 어긴다. 그리고 신들의 법에 호소한다.”

- 안티고네 입장 은근히 폄하: “하데스의 저급한 신들을 숭배한다.”

c. <안티고네>의 본질

- 필연적 정당성을 갖는 두 이념의 피할 수 없는 충돌

- 국가와 가족 → 차원 높은 종합으로 고양되어야 함

- ex) 씨앗과 떡잎과 줄기의 비유

- “비극(둘다 파멸)인 동시에 숭고(崇高)라고 보았다.” / 비극적 진실

d. 헤겔의 『정신현상학』 중 <안티고네> 언급 부분

- 『정신현상학』의 구성: 의식 → 자기의식→ 이성 → 정신 → 종교 → 절대지

- 제6장 <정신>편 차례

1. 참다운 정신: 인륜성

1) 인륜의 세계: 인간적 내지 신적 법칙; 남성과 여성

2) 인륜적 행동: 인간적인 지와 신적인 지; 죄와 운명

3) 법적 상태

→ 인간적 법칙=여성=실정법 / 신적 법칙=남성=영원법

→ 헤겔식 죄의 의미: 신적 법칙에 순응하는 여성, 인간적 법칙을 정립하는 남성의 대립으로 치환

e. 헤겔의 『정신현상학』 부분 강독

⇒ 행위하는 가운데 죄를 짓게 된다. / 현존 자체=죄

f. 니체의 해석

- 들뢰즈, 『니체와 철학』(민음사) 참고

- 니체 비극론에 대한 들뢰즈의 해석

- 니체: “도리어 삶은 그 자체로서 정당화를 필요로 하지 않을 정도로 성(聖)스러운 것이다. (중략) 현존은 더욱이 고통을 정당화하기에 충분할 만큼 성스러운 것으로 여겨진다.”

- 니체: 크레온은 그리스 비극의 오만을 표현하는 자로 표상됨

- 아리스토텔레스: 크레온의 하마르티아(Hamartia) / 적도(適度)를 벗어난 과실

g. 크레온의 문제

- 이중적 휘브리스(오만,자만)

- 인위적 분노와 자의적 결정: 매장 금지, 국법 참칭

→ 국가적 이성과 동일시하는 것 자체가 오만 아닌가?

2. <안티고네> 텍스트 강독

- 이스메네의 성격: 수동적 여성상

- 안티고네: 고귀한 죽음 선택 의지 표출

- 인간의 말과 생각, 학문과 도덕 등 문명화된 삶에 대한 경고

cf. 하이데거, 『형이상학 입문』(문예출판사)

- 기원전 5세기: 서양적 제1 계몽 시대 / 자연의 지배로부터 해방된 시기

- 인간 주관성(=크레온)에 대한 경고로도 해석 가능함

- 정당한 법 집행이 아니라 ‘포고’로 인식하는 안티고네

- Kerygma: 선포, 공포된 것 / “한 인간의 의지”로 격하된 포고령

- 전형적인 아테네적 이상을 구현하는 인간

- 안티고네: 영웅적 신법(神法)의 수호자로 묘사됨

3. 인간의 법과 신의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