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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마음의 [푸른 노트] |
| 책을 읽는 행위는 세상에서 가장 고독하지만 소중한 행위이다.
특히 가장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인 청소년기의 내밀한 독서 체험은
'성숙한 정신'으로 가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청소년들이 여기에
소개된 책들을 참고해 책 읽기의 지침으로 삼았으면 한다. <신동호
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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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호 시인은 누구
1965년
강원도 화천에서 출생했으며, 한양대 국문과를 마쳤다. 1984년 강 원고 재학시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시 「오래된 이야기」가 당선되었 으며, 1990년 「근화국민학교」로 <오월문학상>
을 수상했다. 1991년
가을, 전대협 문화국장으로 활동하다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되었으며 선배들의 도움으로 옥중에서 첫시집 『겨울 경춘선』을 출간했다. 1992년 『창작과비평』
봄호에 시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시작 활동을 한 이후, 시집 『저물 무렵』(1996)과 문화평론집
『전유성論-디오게네스와의 희극적 만남』을 출간했다.
▶ 신동호가 말하는 신동호
"내 시는 연애 편지 대필에서 비롯됐다"
그 해 가을, 나는 고등학교 1학년이었고 「가을산」이라는 제목의 첫 시를 썼다. 교내에서 개최된
백일장에서였다. 그때 나는 또래의 친구들처럼 사춘기의 열병을 앓고 있었으며, 조금씩 세상에 눈떠가고
있었다.
한 편의 시를 통해 나의 인생은 이전에는 미처 꿈꾸지 못했던 세상으로 접어들었다. 문학은 과거를
추억하게 하면서 동시에 일상처럼 지나간 풍경 혹은 사건에 의미를 부여하는 행위임을 깨달은 것도 그때부터였다.
그때부터였을 것이다. 아마도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근 150여통의 연애 편지를 쓴 것 같다.
친구들의 연애 편지였다. 시작은 2학년 때 짝이었던 친구의 부탁 때문이었고, 춘천이라는 작은 소도시의
입소문은 그 연애 편지를 받은 춘천여고의 여학생이 감동해서 울었다는 것을 순식간에 학내에 퍼뜨리고
말았다. "그대의 숨소리를 가까운 곳에서 듣고 싶습니다" 운운하는 내용이었을 것이다.
나는 여러 친구들의 편지를 쓰기 위해 그토록 아름다운 감성의 시절이 꽃피운 첫사랑의 사연을 들어야만
했다.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친구들 연애 편지 대필을 200통은 넘게 썼다. 한 사람의 사랑이란
그 하나하나가 우주보다 더 거대하고 비밀스러운 것 아닌가? 그런 사랑을 200번이나 대리체험 했으니…….
산적 같았던 나를 시인으로 만든 건 친구들이다.
대학 입시를 앞두고 날아온 신춘문예(강원일보) 당선 소식은 고등학생인 나에게 너무도 큰 사건이었지만
그것조차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나는 어렸다. 대학 시절에는 학생운동에 관여하느라 시를 쓰지 못했다.
더 나은 시인이 되리라는 생각으로 선택한 국문과는 나를 '투사'의 길로 인도했다. 80년대의 학생운동은
문학을 용인할 정도로 넉넉하지 못했고, 밤낮 없이 이어지던 사회과학 학습은 문학 행위에 대한 회의감을
갖게 할 정도로 기존의 가치관을 여지 없이 무너뜨렸다.
내가 다시 시를 쓰게 된 계기를 준 것은 87년의 '6월항쟁'이었다. 이 위대한 시민의 승리는 문학
행위를 통해서도 사회 발전과 혁명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인식을 확산시켰다. 물론 이때부터 나의 시는
이전의 시와 달랐다. 친구들의 첫사랑 이야기보다 사회를 변화시켜야 한다는 강박 관념이 내 마음에
자리잡았던 것이다.
다시 시작한 문학의 길은 그러나 예전처럼 즐겁거나 행복하지 않았다. 늘 고뇌의 연속이었고 부끄러웠다.
또한 가정을 꾸리고 사회 활동의 연속에서 문학은, 시의 길은 마냥 일탈을 허용하지는 않았다.
요즘 나는 글쓰기가 괴롭다. 한 줄을 엮어나가는 과정이 모조리 가식이 아닐까 하는 자괴감이 든다.
아마도 한동안은 이런 방황 속에서 헤매야 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감성을 지배하는 이성 때문이기도
하고, 그런 감성이 감당하지 못하는 인식이 늘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결코 문학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나는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그저 좀더 세월의 흐름을 기다려보기로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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