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 아닌 서른 살도 넘는 어른이 지하철에서 당당히 만화를 읽는 사람. 만화방을 예술공간이라 주장하는 사람. 통속적인 기준으로 봤을 때 한심스럽기 짝이 없는 이 사람이 바로 만화평론가 박인하다.

그는 1990년대 들어 청소년을 중심으로 만화가 각광받고 있는 이유를 '만화가 순간을 사유하는 장르'이기 때문이라 밝힌다. 그럼에도 만화가 대접받지 못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한다. "이미 고급화한 일반 대중문화의 잣대로 신흥 대중예술인 만화를 통속적이며 도식적이라 평가하기 때문"이라고. 그러나 박인하는 통속성과 도식성은 예술의 가장 기본적인 속성이라고 말하며 제도권 내의 모든 대중예술의 가장 기본적인 속성이라고 반박한다. 만화의 예술성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만화평론가가 직업이라고 평~생 만화만 본 것은 아니다. 한때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하며 시인의 꿈을 키우기도 했던 그는 뜻하지 않게(?) "만화 보는 즐거움"에 빠져 1995년 <스포츠서울> 신춘문예에서 만화평론 부문에 지원, 당선함으로서 본격적으로 만화를 읽고, 평론하고, 강의하는 것을 업(業)으로 삼게 되었다. 데뷔 이후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그는 『만화를 위한 책』(1997)을 출간한 것을 비롯해 몇 권의 공저를 펴냈다. 그런가 하면 데뷔 이후 지금껏 국내 최대의 만화 축제인 SICAF의 실무를 맡아오고 있다.

만화야, 나하고 노∼올자!

그는 인터넷 중독자다.
하루 3시간 이상 컴퓨터 앞에 앉아 웹 서핑을 즐긴다.
평소 그가 자주 드나드는 곳은 매크로 미디어 플래시(www.shockwave.com). 만화와 애니메이션 콘텐츠가 다양한 탓이다. 플래시와 광고가 심플하게 만나는 플래시 게임 사이트 www.candystadn.com도 빼놓을 수 없는 그의 북마크 중 하나.

만화 디렉토리 서비스 중에서는 부천 규장각 프로젝트(www.komics.net)와 젊은 만화가들의 괜찮은 작품들이 많은 카툰 프로젝트(www.cartoonp.co.kr)도 볼만한 만화방이라고 전한다. 이밖에 동아닷컴(www.donga.com)의 카툰란도 그의 만화 보는 즐거움을 더하는 곳이다.

"만화평론가는 한심한 직업이 아니다"라고 시위라도 하는 것처럼 박인하는 늘 시간에 쫓기며 산다. 특히 원고 마감이 다가오는 날이면 '머리가 돌아버릴' 지경이라고. 만화평론가 박인하의 스트레스 해소법, 그는 고백하기를 "한게임(www.hangame.com)에서 고스톱 한판하고 나면 원고마감 스트레스도 싹 가십디다"라며 멋쩍게 웃는다.

최은경 기자 ckpress@artnstud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