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현대미술은 어떤 모습일까.
국내에 하나 뿐인 아프리카 현대미술 전문화랑 ‘터치 아프리카’(관장 정해종)가 가나아트센터와 공동 주최로 <아프리카 현대미술의 형(形)과 색(色)>展을 개최한다. 이 전시에서는 짐바브웨의 쇼나 조각과 웨야 페인팅, 콩코쿠바 족의 직물예술인 쿠바 클로스까지 20세기 현대미술의 정신적 원천으로 작용했던 아프리카 전통미술이 진화해 온 대표적 모델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 전시주제인 ‘아프리카 현대미술의 형(形)과 색(色)’ 에 대하여…

▲ 볼거리Ⅰ : 쇼나 조각 (Shona Stone Sculpture)

쇼나는 남부아프리카에 위치한 신비의 석조 유적 그레이트 짐바브웨(Great Zimbabwe)를 건설했던 부족의 이름으로 현재 짐바브웨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1950년대 중반 로디지아(현, 짐바브웨) 국립미술관 초대 관장 프랭크 맥퀸(Frank McEwen)은 미술관 내 워크숍을 설립하고 작가들을 후원하기 시작했다. 피카소, 마티스, 미로 등 20세기의 위대한 미술가들과 교분을 쌓으며 비평가로 활동했던 그의 안목에 쇼나 인들의 돌을 다루는 남다른 재능과 탁월한 조형감각이 포착되었던 것이다.
프랭크 맥퀸과 그의 지도 아래 있던 조각가들은 1970년을 전후해 현대미술의 성전인 뉴욕 현대미술관(MOMA)으로 진출해 명성을 얻기 시작하며, 파리 현대미술관과 로댕미술관에서의 전시회를 통해 매우 격조 있는 조각 예술로 인정 받았다. 이후 세계의 주요 미술관들을 순회하며 전시회를 개최함으로써 서구의 권위 있는 저널들과 비평가들로부터 격찬을 받으면서 세계적인 관심사로 떠오른 조각 예술이다.

▲ 볼거리 Ⅱ : 쿠바 텍스타일(Kuba Raffia Textile)

쿠바는 현재의 콩고 지역에 위치하며, 전통적으로 직물로 유명했던 왕국이다. 쿠바 부족의 직물은 즉흥적이고도 다양한 기하학적, 추상적 패턴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는데, 클레, 피카소, 브라크, 마티스 등 현대미술사에 이름 높은 화가들도 쿠바 클로스의 기하학적이면서 자유분방함과 정교함을 가진 패턴들에서 예술적 영감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쿠바 라피아 클로스는 유럽의 귀족들이 선호하는 골동품 목록에서 가장 중요한 품목 중의 하나로 인기가 높으며, 북미를 비롯한 유럽 전 지역에서 그 미적 아름다움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현재는 중앙아프리카의 일부지역 특히 콩고 지역에서만 쿠바 텍스타일의 전통이 이어져 오고 있다. 훌륭하고 정교하게 부족의 상징인 패턴을 장식한 클로스를 입는 것이 곧 조상신이 자신들을 잘 알아 볼 수 있는 열쇠라고 믿어 세대를 걸쳐 후손들에게 전해준다.

▲ 볼거리 Ⅲ : 웨야 아트(Weya Art)
웨야 아트는 1987년경, 짐바브웨의 작은 촌락공동체에서 일어난 미술운동의 하나로 독일인 화가 일스 노이(Ilse Noy)에 의해 시작되었다.
웨야 아트는 여성이 주체가 되어 짐바브웨의 농촌 생활을 작품으로 표현한 독창적인 예술운동으로, 시골 마을의 일상생활과 그 주변의 이야기들을 주제로 삼고 있으며, 그 외에도 자신들의 문화적 전통에 바탕을 두고 있는 소박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90년대 들어 짐바브웨 국립 미술관에서의 전시와 이를 대서특필했던 저널들에 의해 웨야 아트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장르를 초월한 독특한 예술양식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그림과 함께 작가가 직접 설명을 달아놓는 형식은 웨야 아트만이 가지는 독특한 특징 중의 하나이다.
유럽의 컬렉터들 사이에 각광받은 품목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으며, 터치아프리카와의 독점 계약을 통해 국제무대로의 본격적인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 정해종(시인, 터치아프리카 관장)
문학사상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등단,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 『우울증의 애인을 위하여』『내 안의 열대우림』 등을 출간했다.
고려원, 문학사상, 해냄, 솔출판사 등에서 편집장과 주간으로 일하다,
새천년의 시작과 더불어 아프리카 현대미술 전문기획자로 변신했다.
『아프리카 쇼나 현대 조각 展』『시원으로의 여행 展』등을 기획 전시함으로써
처음으로 이 땅에 아프리카 현대미술의 진수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 터치 아프리카(touch africa)는…
아프리카 현대 조형미술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짐바브웨의 쇼나 조각(Shona Stone Sculpture)을 국내에 최초로 소개했으며, 아프리카의 문화적 전통성과 현대미술 사이의 긴장을 탐구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아프리카 현대미술 전문화랑이다.
2001년 『아프리카 쇼나 현대 조각展』(성곡미술관)을 기획, 전시함으로써 언론과 미술계의 비상한 관심 속에 아프리카 현대미술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켜왔으며, 2004년 『시원으로의 여행 - 부시맨 아트 展』(성곡미술관)을 통해 다시 한 번 아프리카 현대미술의 진수를 우리 앞에 펼쳐보이며, 아프리카와의 문화적 거리를 좁히는 데 선구적인 역할을 해왔다.

터치아프리카의 관심은 아프리카의 문화적 전통성을 현대미술의 방법론 위에 구현하고 있는 아프리카 현대미술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전문화랑으로서의 품격을 유지하는 매우 중대한 요소이기도 하며, 터치아프리카가 아프리카 미술과 관련하여 오리지널리티를 인정받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