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 찾는 사이트라……. 난 야한 사이트 밖에 모르는데?"(껄껄) '웹에서 즐겨 찾는 곳이 어디냐'는 물음에 대한 소설가 박범신의 대답이다. 박범신. 문화일보 연재 소설 『외등』 집필 중 1993년 '나의 문학적 상상력의 불은 꺼졌다'며 절필을 선언, 그로부터 다시 3년만인 1996년 『흰 소가 그는 수레』를 홀로 끌고 세상을 향해 '할 말'을 들고 나온 작가. 그는 최근 현대문학의 성향이 '작가 개인의 독백'으로 치우치는 것을 우려하며, '서사'로의 지향을 목표점으로 잡았다.

[믿나니, 나는 나의 서사적 지향이 내 사랑 내 맹세를 지키는 강고한 길이라고 오늘 여긴다.
내일은 또 알 수 없다. 다음 세상에선 다음 세상의 맹세가 따로 있을 것이다]
-「향기로운 우물이야기」작가의 말 中

그러한 고민을 담아 완성한 소설이 지난 해 창작과비평사에서 나온 『향기로운 우물이야기』이다.

한편, 그는 '지천명(知天命)'의 나이에도 명지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문학에 목매달아 죽어도 좋은 신인작가] 발굴에 벌써 8년째 힘을 쏟고 있다.
"내가 늙지 않는 이유가 뭔지 알아? 끊임없이 젊은 작가들과 이야기하기 때문이지. 작가는 늘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귀와 눈 그리고 마음이 있어야 해"
그를 청년작가라고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일까?

아직 전자서점에서 책 한 권도 주문해 보지 못할 정도로 인터넷 사용은 초짜(?)인 글쟁이지만 "자네 홈페이지 있나? 난 있는데..."라고 자랑하는 모습은 금방이라도 펜 대신, 키보드만으로 모든 것을 다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아 보인다.

그의 온라인 필명은 '와초(臥草)'.
1980년『풀잎처럼 눕다』발표 후 주위 문인들이 그를 일컬어 '드러누운 풀'이라 하여 생긴 애칭이다. 제자들이 만들어 주었다는 개인 홈페이지(wacho.sarang.net)에 그는 매일 1시간 정도를 할애하여 방문자들의 글을 읽고, 또 '와초'라는 필명으로 글을 올린다. '와초사랑'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그가 틈틈이 적어놓은 일상의 단상들과 젊은 작가들과의 정담이 자주 오른다. 비록 온라인 상이지만 선후배 작가들간의 훈훈한 정이 느껴질 정도로 활발한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

이밖에 "현대 한국작가들의 근황 및 작품들을 접할 수 있다"는 이유로 그가 종종 찾는 곳은 북토피아(www.booktopia.com)/창작과비평(www.changbi.com)/좋은생각(www.positive.co.kr) 등이다. 덧붙여 문화 예술 분야에서 추천할 만한 곳으로 하이텔 문학관을 꼽았다.

최은경 기자 hood7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