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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씨가 핏대올린 대나무 이야기
곧게 쭉쭉 뻗은 대나무, 그런 대나무들이 한치의 공간을 허락하지 않고 울울창창 하늘로 솟은 대밭을 보면 으시시함이 느껴집니다. 부리던 하인에게 몸을 빼앗길 때 아랑이(경남 밀양지방 전설) 지른 날카로운 비명을 삼켜버린 대숲의 소리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비밀을 끝끝내 토해내고 마는 대숲이 머릿속에 그려지기도 했습니다. 진실을 감춰주기도 하고 끝끝내 진실을 토해내기도 하던 대숲이 지실마을에서, 소쇄원 들어가는 길에서 잠시 떠올랐습니다.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지실마을을 걸어 나올 때 정수씨가 핏대 올리며 주장한 말이 있었죠. 대나무는 하루에 한 마디씩 자란다고. 모두 다 의아한 눈길을 정수씨에게 보냈었는데 할머니두부집에서 두부 짜는 할머니께 여쭤본 결과 확실하진 않았지만 그렇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집에 돌아와 이것저것 도감을 찾아보니 할머니 말씀이 맞는 부분도 있었지만 틀린 부분도 있었습니다. 자, 그럼 대나무의 궁금증을 하나씩 벗겨볼까요?
●우선 대나무의 생태에 대해 알아보면 '대나무는 한 번 쭉 자라면 다음 해가 되어 더 굵어진다거나 더 높아지는 일이 없습니다.' 대나무 죽(竹)자는 풀초(草)자를 거꾸로 해서 만든 글자인데 풀에 가까운 듯 하나 겨울에 땅 위의 부분이 얼지 않고 살아 있어서 나무라고도 하고 이름 또한 대'나무'여서 나무임에 틀림없지만 나무는 목재라고 하는데 대나무만은 죽재라고 하는 애매모호한 경계에 있는 식물이지요. 나무도 아니고 풀도 아닌 조금 특별한 경계에 있지만 흔히 대나무는 나무로 취급합니다. 대나무는 정말 빨리 자랍니다. 죽순이 올라오고 일정한 높이로 자라는데 채 한 달이 안 걸립니다. 3~5년 정도의 땅속 줄기에서 어린 순이 4~5월경에 솟아 올라 죽순이 나오면 묵은 잎은 떨어지고 새 잎이 돋아납니다. 한 두 달 새에 제 키가 다 자랍니다. 소쇄원 입구에 있는 대나무 마디를 세어 보았는데 30 마디 정도 되었습니다. 꼭대기는 댓잎에 가려 정확히 세어 볼 수 없었는데 세어본 데까지는 정확히 27마디가 나왔습니다. 그렇다면 하루에 한 마디씩 자란다는 말이 증명된 셈입니다. 대나무가 자라는 최고 기록은 하루에 54센티미터까지 자란다고 합니다. 놀랄만 하죠?
대나무는 따뜻하며 기름지고 습기가 넉넉한 땅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좋은 대밭은 강가에 많은 데 우리가 갔던 담양의 영산강 상류와 하동 섬진강가, 동쪽으로는 울산의 태화강가에 가면 좋은 대밭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대나무의 종류는 무척 다양합니다. 담양에서 보았던 왕대류가 있고 키가 5미터를 넘지 못하고 굵기가 가는 시누대가 있고 산 속에 작은 키로 자라는 조릿대 등 크게 세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대나무에 얽힌 우리 말-흔히 날짜를 말할 때 초순, 중순, 하순이라고 하는데 이 '순'은 죽'순'에서 나온 말이라고 합니다. 대나무가 어찌나 빨리 자라던지 죽순이 나오고 열흘이 지나면 대나무가 되어 먹지 못하니 빨리 서두르라는 경고의 뜻이 들어 있다고 합니다.
죽마고우- 대나무 막대기를 말로 삼아 놀다가 정월대보름 이면 대를 잘라 마당에 달 집을 지어 놓고 불을 피며 놀았고 대나무로 여름이면 물총을 만들고 겨울이면 연을 만들며 놀았으니 어린시절 같이 놀던 친구를 칭할 때 쓰는 말에 당연히 들어가야 되겠죠.
신비의 대나무 꽃은 60년 만에 한 번 핀다고 합니다. 꽃이 피고 나면 대나무는 일제히 죽어버립니다. 영양소가 부족하면 위기 의식을 느껴 꽃을 피운다는 생리설, 또 태양에 흑점이 많이 나타날 때 핀다는 설 등이 있지만 아직 학술적으로는 증명되지 못했답니다.
우리나라에는 1956년부터 전남 강진에서 왕대 꽃이 피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더니 한 20년 동안 전국을 휩쓸고 지나가 온 나라의 대나무밭을 처참하게 만든 적이 있다고 합니다.
●대나무에 얽힌 전설 따라 삼천리
《삼국유사》에 이서국(伊西國)이 금성에 침입하였을 때 신라군이 당해내지 못했는데 이때 귀에 댓잎을 꽂은 군사들이 나타나서 신라군을 도와주었습니다. 적이 물러간 후 그들이 간 곳을 몰랐는데 미추왕릉 앞에 댓잎이 쌓여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미추왕릉을 죽현릉(竹現陵)이라고 한답니다. 고대 소도(蘇塗)의 어원적 변형으로 보는 솟대와 별신대는 신간(神竿)으로서 흔히 대로 만드는데, 신과의 교감(交感)을 바라는 심리적 반영의 한 형태입니다.
무속신화에서 담금애기의 아들 3형제가 대나무 밑에서 아버지를 찾다가 대나무들이 아버지를 대신해 주겠다고 한 데서 부모상을 당했을 때 상주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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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떽! 그런 소리하믄 못 써! |
한현정 |
2003-03-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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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그 시작을 위하여 |
김선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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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수씨가 핏대올린 대나무 이야기 |
김선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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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대나무꽃 |
레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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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레볼! 보시압 |
김선영 |
2003-02-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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