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라톤의 이데아론

플라톤(Plato)의 세계관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뭡니까? 이데아(idea)론이죠. 이 이데아의 세계는 가장 완벽한 세계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흔히 인제 이데아의 세계를 갖다가 이상적인 설계도라고 생각을 하잖아요. 설계도만이 아닙니다.

이 이데아라는 것은 설계도만이 아니라 그 재료까지도 가장 완전한 형태로 갖고 있는 거예요. 함량이 100퍼센트 빵빵하다는 거죠. 이데아에 존재하는 것은 영혼이나 혼령이 아니라 그야말로 몸도 영혼도 다 극단적으로 아름다운 더 이상 아름다울 수 없는 그런 완벽한 상태입니다. 그러니까 그런 함량에 비하면 우리는 뭡니까? 현실에 존재하는 인간들은 함량이 한 50퍼센트 정도 떨어진다는 거죠. 이데아는 원본이고 현실은 복제본이예요. 그러니까 우리가 보는 세계란 복제의 세계입니다.


▲ 현실은 ‘존재론적 닮기’

그리고 이데아와 현실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냐하면, 현실은 현실의 대상들, 현실에 존재하는 것들은 이데아의 속성을 나누어 갖습니다. 분유라고 그러죠. 먹는 분유가 아니라 나누어 갖는다는 의미에서 분유고, 이 나누어가진 그 속성에 입각해서 이데아에 참여한다고 그래요. participate.

그러니까 이데아와 현실의 관계라는 것은 단지 모방, 카피한다는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로는 존재론적인 닮기입니다. 인식론적으로 베끼는 게 아니라 존재론적으로 닮는다는 것이죠.


▲ 인식론적으로 베낀다는 것은?

인식론적으로 베끼는 관계는 어디서 등장하냐 하면, 현실에 있는 대상을 갖다가 혹은 현실의 사람을 그림으로 그렸다고 생각해봅시다. 그림. 그림이 뭡니까? 원본을 한번 복제했죠. 그런데 그림을 또 베끼면 복제를 또 한 번 복제한 거죠.. 그러니까 이건 복제의 복제가 되죠. 이중 복제가 되는 겁니다.

플라톤이 예술을 갖다 비난하잖아요. 많은 경우에 모방의 모방이라고. 모방의 모방이란 말은 복제의 복제라는 얘기이잖아요. 그림이라는 거죠. 그런데 그림에 있는 대상은 뭡니까? 예컨대 현실에 있는 인간은 사지를 다 갖고 있고 어디서든지 다 볼 수가 있지만 그림은 한 차원만을 갖고 있죠. 아무리 조각이라 하더라도 현실에 있는 인간을 따라갈 수가 없단 말이죠.


▲ 모범, 복제, 시뮬라크르

정치에도 그런 것이 있겠지요. 마치 이데아의 속성을 나누어 갖고 있는 그 현실의 정치인이 있죠. 그 사람들을 또 한 번 흉내 내는 그런 시뮬라크르. 이걸 구별하는 문제라는 겁니다. 그러면 한 번 모방한 것. 이걸 우린 그냥 복제라고 부릅시다. 그다음에 복제의 복제를 시뮬라크르(simulacre)라고 부릅시다. 그리고 원본은 모델이라고 부르면 되겠죠.

여기서 모델은 모범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모범, 복제, 시뮬라크르란 말이에요. 그러니까 정치인의 모범, 그런 모범의 복제, 그런 복제의 시뮬라크르. 삼원화되어있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