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포머>의 히로인 메간폭스는 한 인터뷰에서 여배우라는 직업을 ‘창녀’에 비유해 세간의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물론 그녀의 이 비유가 모든 여배우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메간폭스가 말한 ‘창녀’의 의미가 ‘거대자본 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여배우’라면 그것은 날카로운 지적일 수 있다.

벤야민은 그의 저서『아케이드 프로젝트』에서 윤락녀를 자본의 중심에 있는 하나의 대상으로 묘사한 바 있다. 19세기 파리의 아케이드에서 창녀는 자본을 빨아들이는 악마와 같은 존재였다. 자본이 있는 곳에는 항상 창녀가 있었다. 창녀는 하나의 상징이며 가변적인 존재이다.
그래서 그럴까? 벤야민은 잘 만들어진 상품을 섹시한 창녀로 보기도 한다.
‘섹시’의 요소는 비단 창녀만이 아닌 상품이 지녀야 할 필수적인 덕목인 것이다. 상품 역시도 ‘난 당신에게 진정한 사랑을 줄 수 있어요.’라는 메시지를 보낼 수 있어야만 누군가의 지갑을 자연스레 열 수 있다.

자본주의 사회는 상품이며 인간이며 할 것 없이 모두 흥정의 대상으로 만들어 버린다.
자본은 돈을 끌어모을 ‘육체적 상품’을 끝없이 물색한다. 이제 그 범위는 잘 알려진 연예인을 넘어 스포츠 선수, 일상을 사는 일반인에까지 촉수를 뻗친다. 메간폭스처럼 자신의 육체적 매력이 자본을 유통하는 매개가 된다는 것을 정확히 인지하는 사람이면 그나마 낫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문제가 된다.

어느 화보 회사의 프레젠테이션을 우연히 본 적이 있다. 거기에는 한 연예인의 화보 마케팅 전략이 상세히 기술되어 있었다. 회사는 대중의 흥미를 끌기 위해 출연해야 할 TV프로그램 목록을 빽빽이 적어 놨다. 또한 화보가 어떻게 더욱 야하게 포장될 수 있을지 민망한 캐치프래이즈들을 제시해 놓았다. 그 안에서 연예인은 상품의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상품은 낡아 그 효용성이 없어지면 버려지고 만다. 자본주의가 발달할수록 그 시간은 점차 단축된다. 인간에게 가치가 매겨진다는 말은 반대로 가치가 없어질 수도 있다는 말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