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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우리, 고마우리, 고마리
요즘 가을 들판으로 나가보면 정말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풍경이 많습니다. 길가에는 가을바람에 선들선들 머리를 흔들고 있는 살사리꽃(코스모스)이 한창이고 논에는 누렇게 익기 시작한 벼가 마음을 꽉 채우고, 집집마다 한 그루씩 서 있는 감나무에 달린 감들은 햇볕을 받아 더없이 붉게 물들어 갑니다.
햐! 좋다 하는 소리가 절로 납니다.
가을은 땅 위 뿐만이 아니라 땅보다 낮은 개울에도 찾아옵니다. 별사탕 모양의 꽃송이를 연분홍으로 피워 올리며 온통 개울을 뒤덮고 있는 풀이 더 한층 가을을 아름답게 하고 있습니다. 맑은 물이 흐르건 더러운 물이 흐르건 봄부터 개울물을 초록으로 싸안고 자라는 풀이 있습니다. 바로 고마리입니다. 봄에는 엄지손톱만한 새순을 달고 개울을 덮고 있다가 여름쯤 되면 화살촉 모양의 이파리로 변합니다. 그러다 완연한 가을이 되면 자잘한 모양의 꽃을 피워 올립니다.
'한 송이 들꽃은 혼자 피지 않는다'라고 어느 시인이 말했습니다. 꽃이 아주 작은 탓일까요? 특히 고마리는 절대 혼자 있지 않습니다. 물이 조금이라도 흐르는 곳이라면 무리지어 자라고 무리지어 꽃을 피웁니다. 상상해 보세요. 개울가 가득 피어 있는 고마리 꽃을요. 무리지어 피어난 모습도 예쁘지만 돋보기로 꽃 모양을 확대하여 보면 더욱 예쁩니다. 얼핏 보기엔 예쁜지 어떤지 모르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참 예쁜 사람이 있듯이 말이예요.
고마리가 자라는 곳은 대부분 습지입니다. 산에서 고마리를 만난다면 머지 않은 곳에 약수터가 있거나 물이 가까이 있다는 증거입니다. 고마리라는 이름은 물을 깨끗하게 정화시켜주는 고마운 풀이라는 말에서 붙게 되었답니다. 축사나 하수물이 나오는 곳에 잘자라기도 하는데 고마리 군락을 지난 물은 깨끗하게 정화되어 나온다고 하여 우리 조상님들이 '고마우리, 고마우리'하다가 고마리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실은 식물 자체가 정화시켰다는 것보다 식물의 뿌리에 기대어 살고 있는 물속 생물들의 역할이 더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속에 흐르는 오염원을 먹어 주는 것은 물속 생물이 더 직접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긴 고마리가 없었다면 물 속에 산소는 누가 공급할 것이며 생물들의 안식처는 누가 마련하겠습니까마는.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을 정도로 가장 낮은 곳에 엎드려 피어나는 꽃이지만 절대 하찮지 않습니다. 고마리를 보면 한번쯤 이런 말을 건네 보세요."고마우리, 고마우리"
그러면 고마리도 힘이 나겠죠?
고마니풀
도랑가 아무 데나 수북이 자라
시시한 풀이라 여겼는데
가을 어느 날부터
꽃을 피워 올렸습니다.
가느다란 꽃대 위에
하얗고 빨간 별사탕 같은 꽃들
도랑가 아무 데서나
수북수북 피워 올렸습니다.
-임길택님이 쓰신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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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호 |
제목 |
이름 |
날짜 |
조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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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우리, 고마우리, 고마리 |
김선영 |
2002-10-07 |
11540 |
| 9 |
Re..모든 꽃이 다 고마우리 |
김남일 |
2002-10-18 |
14299 |
| 8 |
Re..고마우리, 고마우리, 고마리 |
임수정 |
2002-10-11 |
13730 |
| 7 |
Re..고마우리, 고마우리, 고마리 |
엉겅퀴 |
2002-10-07 |
13695 |
| 6 |
소나무 그늘에 피는 꽃며느리밥풀 |
김선영 |
2002-09-26 |
104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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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피어 예쁜 꽃이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