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관점, 새로운 종교 이해

이 강좌는 세계적 비교종교학자 오강남 교수의 이번 종교 강의는 인도, 중국과 유대는 물론 한국 근대사회에 출현한 새로운 종교 사상까지, 시공간을 넘나든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종교에 대하여 품고 있던 일상적이고도 사소한 질문에도 명쾌한 해답을 제공한다. 더 나아가, 오교수는 역으로, 전혀 예상치 못한 새로운 종교적 질문을 우리에게 던지며, 도덕적 관습인 모랄(moral)로서가 아니라 개인의 일상적 삶을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윤리(ethique)로서의 종교를 제시한다.

심층종교의 길을 연 영성가들

강의는 붓다에서 시작한다. 고타마가 새로운 깨달음을 얻어 붓다가 되고 그의 가르침을 받은 다섯 제자와 계승자들에 이어 오늘에 이르기까지 불교가 던져왔던 질문과 대답을 핵심만 뽑아 명쾌하게 정리한다. 불교에 이어 힌두교 강의에서는, 힌두교가 인도 고유의 민족 종교만이 아닌, 세계 종교로서의 가치를 창출했음을 강조한다. 피상적인 이미지로만 인식되는 힌두교에 대한 편견을 깨고, 거기에 내재된 보편적 가치를 새롭게 재해석해본다. 

유대와 기독교에서는 예수와 바울의 가르침을 정리하는 대신, 이들의 가르침이 중세와 근대 그리고 현대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를 사회사적 맥락에서 알아본다. 특히, 기독교 사상의 핵심은 근대 서구 사회의 형성과 밀접한 관계를 지니며 지평을 넓혀간다. 기독교가 서구 사회에서 보폭을 넓혀가는 과정을 새로운 시각으로 이해해본다.

한국의 스승들에서는 조선 후기 그 어떤 사상이나 종교도 던지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질문을 던진 최제우의 동학에서 시작한다. 이어 기독교의 수용과정을 살펴보면서 서양 사상과 동양 가치의 충돌이 당시 지식인들에게 무엇으로 인식되고 있었는지 검토해본다. 엄밀히 따지면, 그들의 사상은 종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정치· 사회의 문제를 종교적 문제와 분리할 수 없었던 시대적 요청에 충실히 화답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유영모, 최남선, 김교신, 함석헌 등 선각자들의 가르침을 살펴보면서, 21세기 한국 사회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을 다시 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

현대인의 삶과 종교

오강남 교수의 강의 가장 큰 특징이 있다면 아마 두 가지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첫째 그는 각 종교와 종교적 지도자들의 가르침을 단지 경전 속에서만 분석하지 않는다. 그들이 살아낸 역사적 사회적 현실을 항상 이야기함으로써, 그들의 각각의 주장과 가르침이 당시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를 설명한다. 이로써 이 강의는 종교적 가르침이 갖는 본래의 의미를 더 명확히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둘째 종교적 가르침은 경전 밖으로 나오지 않는 한, 그 본래의 목적과 의도를 잃어버릴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 강의는 각 가르침이 현대를 사는 우리의 삶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그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설명한다. 이로써 우리는 우리의 내면에 감추어둔 자신만의 질문에 대한 해답 내지는 해답의 단초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오강남 교수의 강의는 구태의연하고 현학적인 여타의 종교한 강의와는 달리 삶의 현장으로 깊숙이 들어와 종교를 이해하고자 한다. 그의 질문은 언제나 파격적이다. 자아와 절대자에 관한 지금까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이 강의를 통해 우리 마음 속 깊이 숨겨둔 질문을 풀 열쇠를 얻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