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우파, 기술 파시즘, 테크 봉건주의, 신반동주의 등의 말들은 이제 낯설지 않다. 트럼프의 등장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것, 트럼피즘은 트럼프 개인의 현상이 아니라 일종의 장기 지속일 수 있다는 전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민주주의는 공격받으면서 서서히 허약해지고있다.사회정의나 약자배려, 페미니즘이 보편적 가치가아니라는 주장은 더이상 일부의 일탈로 치부할수없다. 그것은 사회의 한 축을 형성하는 집단 사이에서 공적 의견으로 수립돼 있다.
이 강좌는 <21세기 대안우파와 기술 파시즘의 해부>에 이은 연속 강의다. 민주주의에 대한 의구심은 새로운 현상이 아니며, 그 뿌리는매우 깊다(홉스, 토크빌, 칼슈미트).기술파시즘은 인간에 대한 기계론(사디즘)에 기원을 둔다. 전통적 사회 운동이 대체로 무지한 첨단 과학과도 관계가 깊다. 기술 파시즘의 가속주의는 광속의 측정, 전자기파의 발견, 방사선의 발견 위에서 성립한 20세기 현대 물리학의 자식이기도 하다.
피터 틸과 알렉스카프로 대표되는빅테크자본주의자들의 지향은 자유주의적 자본주의 수호가아니다. 그들이 전통적 우파가 아니라 대안우파 내지 기술 파시스트로 분류되는 이유다. 믿어지지 않겠지만 그들 또한 전통적 자유주의에 실망했고, 심지어 상처받기까지 했다. 닉 랜드가 말하는 가속주의, 피터 틸이 말하는 탈출은 해법일 수 없고, 그들도 그것이 해법이 아님을 안다. 그들은파괴의 욕구로가득찬채셀럽이 되었다. 그래서 파괴적 비전을해법이랍시고 내놓는 것이다.
본 강좌는 이러한 혼란과 출구 없음의 상황을 담담히 인정한다. 정치의 본질은 적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당당하게 주장하는 칼 슈미트를, 민주주의를 "좀비 아포칼립스"라고 저주하는 닉 랜드를 악마로 보지 않는다. 니체는 이미 반시대적 고찰에서 우리가 겪고 있는 당혹스러움을 예언해 놓았다. 사회적 원자로 갈가리 찢어진 개별자들은 서로의 영혼에 닿는 길을 잃어버렸다. 목소리 너머의 파괴된 진실이라는 지평에서 우리는하나일지도 모른다.
이 강좌는 그 하나됨의 가능성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 가능성을 찾기 위해 기술 파시즘 시대의 여섯 가지 생존 키트를 소개할것이다. 출구가 없는 시대에 없는 출구를 만들려고 노력하는것은 어쩌면 어리석은 일일 것이다. 타인을 파괴하지 않으면서 살아남아야 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혜로워야 한다. 세계를 관찰하고, 해법이 찾아질 때까지 기다리고, 기회가오면 과감히 나설수있는지혜로움을 모색하고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