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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시(詩) 라는 단어 때문이었다. 내가 이 강의를 수강하게 된 이유는 그거 하나였다. ‘시’에 대해선 어떤 것이든 배우고 싶었다. 설혹 <시의 엉터리성에 대하여>나 <시와 음모론에 대하여>와 같은 터무니 없는 주제의 강좌였을지라도 나는 주저 없이 강의를 수강했을 것이다.
그런데 무려 시 ‘창작’에 관한 강의였다. ‘창작’은 얼마나 맹랑한 단어인가. 감상에 비하면(물론 좋은 작품을 구별하는 안목에도 훈련이 필요하다.) 창작은 매우 까다롭고 행하는 자에게도 쉬이 고통을 안겨준다. 때문에 이 강의의 제목을 처음 접하게 되었을 때 가장 어렵기도 하지만 중요하기도 한 이것을 어떠한 방식으로 수업하게 될지 궁금했었고, 듣고야 말겠다! 라는 마음을 먹었었다. 그리고 리뷰어라는 자격을 얻으면서 기회를 얻게 되었다.
근데 수업은 너무 짧았다. 4주라는 시간은 ‘수박 겉핥기’ 수준이 아니라 그냥 ‘수박 바라보기’ 였다. 물론 그 기간 동안 좋은 시의 유형도 알게 되었고, 시에 사용되는 다양한 비유법도 알게 되었고, 시의 구성도 알게 되었지만 이것들은 부족해도 한참 부족했다. 단지 중간중간 언급된 읽으면 좋을 책 목록들과 소개된 시 몇 편이 기억에 남을 뿐이다. 이제 관련 책들을 읽어보고 마음에 들었던 시인의 시집을 찾아서 읽어보는 것은 온전히 내 몫이겠지.
강사였던 이재무 시인의 이야기를 해 보자면, 우선 재미있는 분이다. 농담도 잘 던지고 잘 웃고 술도 좋아하신다. 그리고 꾸밈없는 분이다.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말씀하기도 하고 사담을 풀어놓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가끔은 “이런 말도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이라고 운을 떼면서 얘기를 시작하고는 사과로 얘기를 끝내신다. 유쾌한 시인이다. 동시에는 연륜 있는 기성시인으로서의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오랜 시단 활동과 다수의 강의 경험 때문일 것이다.
결론적으로, 짧아서 아쉬웠지만 충분히 도움이 되는 강의였다. 서정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다양한 시인을 알게 된 기회가 되었다. 단지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좀 더 젊은 시인의 강의도 들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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