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우는 현대 프랑스를 대표하는 철학자로 포스트모더니즘과 언어적 전환이 지배하던 시대에 수학에 기초한 존재론을 통해 형이상학과 진리 개념을 새롭게 정립했다. 알제리에서 태어나 파리 고등사범학교를 졸업한 후 파리 8대학과 에콜 노르말 쉬페리외르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마오주의 활동가로서 정치적 급진주의를 철학적 사유와 결합시켰으며 현대 사회에서 철학의 중요성을 끊임없이 강조해왔다. 그의 주저 『존재와 사건』(L'Être et l'Événement)에서 집합론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존재론을 제시했으며 『세계들의 논리학』(Logiques des mondes)에서는 범주론을 통해 현상학적 차원을 보완했다. 철학과 정치 예술 사랑 과학이라는 네 가지 '진리 절차'를 통해 현대 사회의 문제들에 대한 철학적 개입을 시도해왔다.
사건과 주체의 철학
바디우 철학의 핵심은 '사건'(événement) 개념이다. 그에게 사건은 기존의 존재론적 상황을 초과하는 예외적 출현으로 이를 통해 새로운 진리 과정이 시작된다. 『윤리학』(L'éthique)과 『철학을 위한 선언』(Manifeste pour la philosophie)에서 그는 진리에 대한 충실성을 통해 형성되는 주체 개념을 발전시켰다. 바디우에게 진리는 포스트모더니즘적 상대주의에 반하여 보편적이지만 동시에 역사적 상황 속에서 '사건'을 통해 생산되는 것이다. 『무한사고』(L'Infini)와 『수들』(Le Nombre et les nombres)에서는 무한 개념을 중심으로 철학적 사유의 가능성을 탐구했다. 바디우의 철학은 플라톤주의의 현대적 부활을 표방하며 현대 자본주의와 의회 민주주의에 대한 비판과 함께 진정한 정치적 평등을 위한 사유를 전개한다.
현대 철학과 정치사상에 미친 영향
바디우의 사상은 슬라보예 지젝 퀸틴 메이야수 브루노 부아와 같은 후대 철학자들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쳤으며 '사변적 실재론'과 같은 현대 철학의 새로운 흐름 형성에 기여했다. 『세기』(Le Siècle)와 『20세기의 공산주의 가설』(L'Hypothèse communiste)에서 그는 20세기의 역사적 경험을 재평가하며 새로운 정치적 가능성을 모색했다. 그의 항-자본주의적 입장과 평등에 대한 철학적 옹호는 현대 급진 정치 이론에 중요한 자원이 되었다. 예술과 문학에 관한 저서 『불쾌한 미학』(L'Esthétique du déplaisir)과 『베케트에 관하여』(Beckett)에서는 현대 예술의 진리 생산 능력을 분석했다. 바디우의 철학은 형이상학의 종말을 선언했던 20세기 후반의 철학적 조류에 대항하여 수학을 기반으로 형이상학과 진리 주체 개념을 강력하게 복권시킴으로써 21세기 철학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