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올림픽공원 안에 있는 ‘페이퍼테이너 뮤지엄’에 다녀왔어요.

‘페이퍼테이너’는 페이퍼 + 컨테이너의 합성어로,

전시장 자체가 353개의 페이퍼 튜브와 166개의 컨테이너 박스로 만들어졌대요. 

저는 ‘종이로 만든 전시장’이라는 사전 정보에

“그럼 비 오면 어떡해!” 하고 외마디 비명을 질렀는데,

그건 아마도 그 옛날 <탐구생활> 숙제로 ‘신문지 말아서 집 만들기’ 했던 것이

자동적으로 연상 되어서 그만...

당연히 튼튼하고 방수처리가 잘 된(^^;) 건물이었죠~

전시장 건물을 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웠습니다.

건축이나 미술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꼭 가보시면 좋겠어요.

아무튼 거기서 지금 <원시부족, 원시미술展>을 하고 있거든요.

(3월부터 시작한 거라 많은 분들이 이미 다녀오셨는 지도... ^^;)

원시부족의 미술 작품들-가면이나 조각, 장신구, 악기 등을 전시해 놓았는데

전시품 그 자체도 다채로웠고, (전시품 못지않게 중요한) 전시장 구성과 동선도 괜찮았어요.

특히 전체적인 조명을 어둡게 한 뒤 각각의 전시품에만 밝은 조명을 쏘아서

질감과 양각이 잘 드러나 신비로우면서도 강렬한 인상이었어요.

표정도 모양도 참으로 각양각색이죠? ㅎㅎ

원시미술은 참으로 단순하고 직접적이고 또 순박할 정도로 솔직한데

그 단순하고 순박한 데서 대담함과 강렬함이 전해져 와요.

피카소, 자코메티, 마티스와 같은 예술가도

원시미술에서 직접적인 영감을 받았다고 하네요.

의자 하나도 그냥 만들지 않고 사람의 형상으로 만든 것이 독특하죠?

아마 부족장쯤 되는, 높은 양반의 의자였던 것 같아요.

(근데 오른쪽은 우째 등이 불편할 것 같은데- -;)

악기들도 전시되어 있는데, 일부는 관람객이 직접 연주할 수도 있어요.

애들이 좋아라 치더군요.

지난 번 마그리트展에서는 애들이 엄마 손에 끌려 좀비처럼 질질질 걸어다니더만

여기서는 아주 방방 뛰고 신이 났어요. 가면이니 뭐니, 애들 눈에도 얼마나 재미있겠어요.

자, 이제 동양으로 가볼까요~

느낌이 사뭇 다르죠?

선이 부드럽고 표현이 무척 정교합니다.

불교국가인 태국, 인도, 티벳 등지에서는 부처님을 형상화한 작품이 많았는데요,

우리가 흔히 아는 후덕한 인상의 ‘한국형’ 부처님뿐 아니라

샤프하기도 하고 나른하기도 하고 섹시하기도 한(!)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이밖에도 사진에 다 담지 못한, 재미있는 전시품들이 많이 준비되어 있고,

전시장 밖으로 나오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부족인 ‘줄루족’의 공연도 볼 수 있어요.

부족 전통 악기를 이용해 노래하고 춤추고 만담도 하는(알아듣지는 못하지만)

아주 끼 많고 유쾌한 친구들이에요. (늘씬하고 이쁘기까지^^;)

햇살 좋고 바람도 좋아 산책하기 좋은 계절,

가족이나 연인, 친구와 도심 속 공원으로 소풍 나와 산책도 하고 전시도 보고, 어떠세요?

그리고

티타임 계속해서 자주 찾아 주세요~

(조회수 떨어지면 티타임 문 닫아요ㅠㅠ)

업데이트 잘 할게요~ (부비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