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강의로 기획된 “동시대 사유의 지형 읽기” 의 첫 세션 주제는 공교롭게도 인문학이 아닌 물리학이다. 동시대 사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동시대 과학과 기술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관계로 첫 주제는 동시대 과학, 두 번째 주제는 사이버네틱스, 즉 동시대 기술이다. 

중학교 이후로 물리 교육을 전혀 받아 본 적이 없다는 강사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문과 이과의 교육과정이 나뉜 공교육을 거친 인문학 연구자 대다수의 사정이 강사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어서 같은 한계를 지닌 분들을 위해 “수알못”이 이해한 방식으로 강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으로는 무모하겠지만, 어차피 고등학교 이후로 수학을 접한 일 없는 문과 출신 대다수에게는 “수알못”에게 수학적 이해가 결국 넘지 못할 한계라면 오히려 이 길이 시행착오를 줄이는 지름길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강의를 결심했다.

강의의 진행은 『장회익의 자연철학강의 』의 목차와 내용을 중심으로 하되, 그 안의 수식은 모두 생략하고, 과학사적 내용 및 참고도서의 내용을 보완해서 진행할 것이다. 고전역학과 상대성이론, 양자역학, 그리고 오늘날의 표준모형 및 현재의 연구방향 등을 수식으로 접근하는 대신 과학사적인 배경지식을 통해 접근한다. 어차피 대학교에서도 양자역학은 “닥치고 계산이나 하라”(Shut up and claculate!)는 상황이어서, 수식을 안다고 양자역학이 이해되는 것은 아니다. 

이런 이해의 문제를 파고들어서 양자역학에 대한 “서울해석”을 만든 장회익 교수의 책은 그런 의미에서 인문학자들이 접근하기에 유익한 교재라 생각한다. 강의의 주제는 잠정적으로 “고전역학”, “상대성이론”, “양자역학”, “통계역학”, “물질과 우주”, “생명과 앎” 의 6개로 총 6회의 강의로 계획중이며, 강의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는 일부 변경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