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반복과 병치에 의해 쓰여 진 시입니다. ‘기운을 주라 더 기운을 주라’의 부분이 다섯 번이나 반복되고 있고, 또 그것이 한 행 건너씩 병치되어 있으면서 그 중간 중간에 펼쳐진 의미망을 확산시켜 나가고 화자의 감정을 증폭시킵니다. 화자는 ‘소리도 고운’ ‘강바람’앞에서도 ‘달리아’를 걱정합니다. 미풍에도 ‘달리아’ 꽃잎은 떨어져 내릴지 모릅니다. 조금 더 강한 바람이 불어오면 꽃대까지 함께 넘어질지도 모르지요. ‘기운’이 필요합니다. 땅으로부터 올라오는 ‘기운’이 필요합니다. 여린 생명을 지탱하기 위해 스스로 무성해진 ‘채소’처럼 그 어떤 기운이 있어야만 합니다. 지금 ‘채소밭’ 가에는 ‘달리아’가 피어있거든요. 달리아는 주로 정원에 있는 것입니다만 여기서는 ‘채소밭 가에’ 피어있으니 눈을 사로잡을 만 하지요. 더구나 아름답기 짝이 없는 꽃이어서 공양을 드릴 만 하지 않겠어요? 화자는 지금 ‘소리도 고운’ ‘강바람’ 앞에 서 있습니다, ‘달리아’가 그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고 있지요, 순간 걱정이 앞섭니다, 더 강한 바람이 불어와 꽃대까지 넘어트릴까 걱정을 하는 것이지요. 그런 점에서 마지막 행의 ‘너’는 ‘달리아’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입니다.

‘달리아’는 수입된 꽃입니다. 정원에나 피어날 꽃, 정원사가 있어 소중히 가꾸어야만 할 꽃, 우리네 들꽃처럼 생명력이 강한 꽃이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 ‘채소’와는 확연히 비교가 되는 ‘꽃’이지요. 여기서 김수영의 전기적 사실을 참조해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