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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 만주나 연해주로 통하던 "북방의 길"은 결코 행복한 여행길이 아니었다. 주로 가난한 농민들이 살길을 찾아 떠나던 삶의 통로였다. 하지만 비록 시절이 바낀 지 오래여도, 제 살던 고향집을 떠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듯 송아지 냄새가 여전히 배어 있는 농군 내외와 철 모르는 아이의 울음이 겹치는 식민지 시절 기차간의 한 풍경이 낯설지 않다. 그나마 탈출구였던 "북방의 길"조차 막혀버린 채 레온 불빛 화려한 도시의 밤거리를 헤메이고 있는 오늘의 농민들이 새삼 떠오르는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