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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시 결핍 또는 부재에서 비롯되는 그리움은, 결코 하나 될 수 없는 것들과 하나 되기를 꿈꾸는 양식이다. 얼마간의 미움과 증오를
감추고 있기 마련인 그 속에는 인간의 존립을 가능케 하는 하나의 강력한 에네르기가 들어 있다.
마치 검은 비애의 몸뚱어리에서 은빛 거미줄을 뽑아내는 거미처럼, 잘 다스려진 팽팽한 그리움은 죄악으로 얼룩진 각자의 영혼을 치유하고
뒤틀어진 역사와 사회를 바로잡는 근원의 힘으로 작용한다. 끝끝내 희망을 버리지 못하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우리는 지금 그러한 터질
듯한 그리움 또는 기다림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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