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리즘, 낭만, 민중문학, 학생시위, 실천문학사 대표… 소설가 김영현 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이다. 하지만 이번에 나온 김영현의 신작,『낯선 사람들』은 이제까지 작가 자신의 체험이 반영되어있던 작품들과 다르다. 작가는 의도적으로 자신을 대표하던 형태에서 일부러 멀어진다. 작가가 이제까지의 형식을 버리고 새로운 시도로 독자들에게 다가오며 소설을 통해 하고 싶은 궁극적인 이야기는 무엇일까. 또 작가가 찾아낸 인간 내면의 갈등과 그 해결책은 어디에 있는가.
『낯선 사람들』은 작가가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으려 노력한 삶의 갈등과 인간 내면의 문제를 표현한 작품이다. 파렴치한 수전노 아버지와 배 다른 아들들의 갈등을 축으로, 수도원 신학생인 차남 성연이 아버지의 진짜 범인을 추적해가는 과정에서 부딪치는 갈등은 작가 내면에서 갈등해온 이야기와도 같다.
이러한 그의 작품은 세기의 걸작,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작품과도 많이 닮아있다. 그의 시도에 대해『낯선 사람들』의 발문을 쓴 박완서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한 핏줄을 나눈 개개인의 이런 극심한 자기분열은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을 방불케 한다. 어쩌면 작가도 그것을 의식하고 썼을지도 모르겠다. 시대를 초월해서 진부해질 줄 모르는 그런 재생산성이야말로 위대한 고전의 힘일 테니까”
『낯선 사람들』은 사건과 해결 그리고 반전으로 진행되어 마치 추리소설과도 같다. 이러한 구성은 책을 시작한 그 순간부터 끝장을 볼 때까지 손에서 뗄 수 없도록 한다. 이 소설은 그 누가 해답을 제시하는 것도 아니다. 독자가 직접 읽고 범인을 찾아내야 한다.
“수많은 소설, 영화, 대중가요들에 싸구려 물목처럼 쉼 없이 등장하는 ‘사랑’이라는 단어. 그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작가 김영현은 “신비로운 것”이라고 규정한다.
공룡 시대가 수억년 이어졌지만 사랑의 성령이 깃들지 않은 그 시대는 하냥 지구사의 기록일 뿐, 인간의 시대가 출현하면서 비로소 우리는 역사를 가졌고 삶에 대해 항복하지 않고 살아나갈 이유를 발견해왔다는 전언이다. 그리하여 “사랑할 그 무언가가 있는 한, 그리고 그리워할 그 무언가가 있는 한 우리의 삶은 지속될 것”이며 “사랑이야말로 신이 인간에게 내린 마지막이자 최상의 선물”이다. 이 메시지가 진부하게 느껴지는 독자들이야말로 이 소설을 읽어볼 일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단숨에 읽히는 재미있는 작품이다.”
어떤 죽음/ 존속살인범/ 늙은 신학생/ 오래된 기억들/ 어둠의 심연/ 요한 신부/ 죄의 근원/바보 기덕이/ 대동여인숙/ 안개 속으로/ 증오의 기원/ 사건의 재구성, 혹은 생의 의미에 대한 몇 가지 질문/ 그리고 미소들/ 발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