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214개의 부수(部首)자(字)와 560여개의 소리글자를 중심으로 국가공인 한자시험 기관에서 3급으로 분류한 1830여자를 모두 뽑아 배열하여 익히도록 풀이하였습니다.
‘한자는 어려운 것인가?’
강단에서 학생들과 같이 공부하면서 서로에게 묻는 질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는 그렇게 어렵게 한자를 보기 때문일 것입니다.
한자와 영어와는 성격이 다른 문자입니다.
단순한 letter(글자)가 아니라 마르지 않는 지혜의 원천, 위대한 character(문자부호)란 얘기입니다. 이러한 character를 letter처럼 가르치고 또 그렇게 배워왔기 때문에 한자는 어렵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제 지론 중에 하나는 영어를 잘 하려면 한글을 잘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만, 한글을 잘 하려면 漢子文을 잘 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한자문화권의 엄연한 사실임을 비추어 보건데, 영어를 잘하기 위해선 한자를 잘 해야 한다는 사실이 결코 논리의 비약은 아니라고 봅니다.
‘한자는 OTL(좌절금지)이다’
한자의 기원이 된 갑골문이나 그 이후 금문, 전문, 예서를 지금의 字와 비교분석한지 20여년이 지난 지금 저에게 ‘한자공부란 무엇인가?’ 물으신다면 저는 이렇게 답변합니다.
‘시련은 있을지언정 결코 좌절하지 않는 삶의 에너지’그것이 바로 한자공부라고요.
한자를 어렵게 느끼는 또 다른 이유 중에 하나는, 바로 지금 시점에서 한자를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한자가 만들어졌던 그 시대의 상황을 상상력을 동원하여 분석해나가다 보면, 한자는 더 이상 고통스러운 암기과목이 아니라 무한한 창조력의 원천임을 아시게 되리라 확신합니다.
우리가 열어 나가야 할 새로운 세계는 더 이상 우리에게 단순한 지식과 기술만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러한 창조성을 확보하는 데에 가장 훌륭한 수단이 한자 학습이라는 사실을 체화함과 동시에, 한자 학습은 단순한 지식의 전달이 아닌 실존적 깨달음의 길이 된다고 믿기에 여러분과 함께하는 이 한자 여행이 저에게는 너무나 행복한 일입니다.
부디 여러분께도 이 책이 따분한 한자 책이 아닌 흥미진진한 한 편의 드라마이길 기원하면서, 이제 그 본격적인 여행을 함께 떠나보고자 합니다!
- 편저자 씀
송호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