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충무로 한 갤러리에서 조그만 전시회가
소리 없이 열렸다. 광고도 하지 않고, 보도도 내지 않고
그냥 가까운 지인들과 우연히 지나가다 발견한 사람들만
전시장을 찾은 그야말로 '작은' 전시회였다.

작가는 지병으로 30대의 나이로 요절한 "김환희" 님.
그녀는 태백에서 있었던 문화강좌 사진반에서 사진을 
처음 배우게 되었고, 당시 선생이었던 이석필 형은 
난생 처음 카메라를 잡은 그녀의 사진에서 남다른 '영감'을
느꼈다고 한다. 

그래서 이석필 형은 그녀에게 사진을 권했고, 이윽고 그녀는 
낙동강 사진탐사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열과 성을 다해서
사진에 몰입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유방암으로 수술을 받게 되고, 다시 작업에 몰두했으나
악질은 재발하였고, 끝내 그녀는 삶을 포기하고 마지막 작업에
혼을 쏟아부었다.

멀리 사진여행을 할 수 없었던 그녀는 동네 뒷산에 올라
하늘과 구름, 그리고 서리맞은 잡초들을 찍다가 끝내
짧은 삶을 마감하고 말았다.

평소 그녀의 순결한 마음씨와 그녀의 사진을 누구보다 아끼고
사랑했던 이석필 형은 너무나 아쉽고 안타까워 그녀의 
유작들을 모아 전시회를 열었다고 한다.

제목은 "하늘이여 하늘이시여".

전시장에 들어서니 그녀의 순백의 영혼이 느껴지는 듯
무어라 말할 수 없는 뻐근함이 다가왔다.
여기 몇 점 소개한다. (2006. 4.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