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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은 목숨을 부지하고 후손을 번식하는 데 모든 힘을 쏟는다. 그러나 사람에게는 생존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있다. 자신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발견하고 타인으로부터 인정받는 것이다. 바로 거기에서 삶의 가치가 확인된다. 그것이 이뤄지지 않으면, 생활의 조건이 아무리 풍요롭다 해도 살맛이 나지 않는다. 그 점에서 우리는 어떤가? 한국 사회는 인간의 본성을 너그럽게 아우르고 있을까?

사람들이 겪는 모멸감은 점점 날카로워지는 듯하다. 상대방을 업신여기고 때로 잔혹하게 짓밟는다. 개인적이고 사적인 영역에서만이 아니라 공적인 제도를 통해서도 인격의 무시와 모욕이 자행된다. 관료제, 노동 시장, 법률, 교육 현장, 대중 매체 등에서 사람의 얼굴은 간단하게 지워져 버리기 일쑤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외적 권력의 일방적인 작동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 개개인의 마음이 깊숙하게 맞물려 악순환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번 고전라이브 특강에서 철학자 아비샤이 마갈릿의 『품위 있는 사회』를 통해 이러한 심리적 · 구조적 메커니즘을 해부해 볼 것이다. 사람이 존중을 받는다는 것이 무엇이고, 개개인의 품위를 보장하는 사회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분석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강사소개


		김찬호(문화인류학자) 학부와 대학원에서는 사회학을 전공했고, 공동체의 가능성을 연구해왔다. 현재 성공회대학교 교양학부와 문화대학원에서 문화인류학, 사회학, 교육학을 강의하고 있는 그는, 대학 바깥에서 다양한 주제와 관련된 대중 강연과 글쓰기를 해왔다. '서울시대안교육센터' 부센터장을 지낸 바 있으며 현재 '서울 YMCA' '녹색소비자연대' 등의 사회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부모의 성장, 교사의 정체성, 청소년과 대안교육, 마을 만들기, 다문화사회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고, 최근에는 문화인류학을 바탕으로 한 인문학 강의를 개발하여 여러 지역에서 실험하고 있다. - 저서 『돈의 인문학』(문학과지성사, 2011) 『생애의 발견』(인물과사상사, 2009) 『휴대폰이 말하다』(지식의날개, 2008) 『교육의 상상력』(지식의날개, 2008) 『문화의 발견』(문학과지성사, 2007) 『도시는 미디어다』(책세상, 2002) 『사회를 보는 논리』(문학과지성사, 2001) - 역서 『경계에서 말한다』(생각의나무, 2004) 『학교 현장과 계급 재생산』(이매진, 2003) 『이런 마을에서 살고 싶다』(황금가지, 1997) 『작은 인간』(민음사, 19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