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근준:이것이 현대적 미술 Ⅰ : 로버트 라우센버그에서 롱갤러리까지

이것이 현대적 미술 Ⅰ

: 로버트 라우센버그에서 롱갤러리까지

어렵게만 느껴지는 현대 미술을 제대로 이해하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했던 사람이라면 이 강의가 답이다. 평론가 임근준의 저서를 바탕으로, 예술에 문외한인 사람도 현대 미술을 즐길 수 있게 핵심 키워드를 잡아줄 것이다.

- 수강료
- 강좌구성
- 강좌교재
- 수강기간
- - 49,000원
- 총 8강 | 35교시 | 16시간 23분
- 강의록 없음
- 6개월
강사 : 임근준

'현대미술은 정말 어렵기만 한 걸까? 혹은 현대미술은 별것 아니며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라 그렇게 쉽게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을까? 우리는 언제까지 르네상스에서 인상주의로 이어지는 소위 '고전 미술'에 대한 저서만 접해야 할까? 현대미술의 핵심을 상세히 다루면서 흥미진진하게 읽을 만한 미술서는 없는가?' 비평가 임근준이 이런 의문과 지적 갈증을 느끼는 이들을 위해 쓴 현대 미술 안내서 『이것이 현대적 미술』을 바탕으로 국내외를 넘나들며 현대미술의 문제적 작가와 작품들을 소개하고, 현대미술의 큰 맥락을 짚어줄 것이다.

※이 강좌는 평론가 임근준의 저서 『이것이 현대적 미술』(2009,갤리온)의 내용을 토대로 진행합니다. 강의에 필요한 내용은 모두 선생님의 설명에 포함되어 있으므로 수업에 집중하면 충분히 수강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것이 현대적 미술』을 참고하면서 수업을 듣는 것도 좋은 방법이므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우리 시대의 피카소

‘우리 시대의 피카소’는 생전에 명예와 부, 대중적 인기 모두를 거머쥐었지만, 일찌감치 미술사에 자신의 이름을 새긴 덕에, ‘살아 있는 화석’으로 미술계의 비난과 조롱을 감내해야 하는 작가의 모순적 상황을 의미한다.

1950년대부터 60년대 중반까지가 최전성기였던 로버트 라우센버그는 자신의 작품에 성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추상표현주의에서 팝아트로 전개되는 현대미술의 역사에 교두보 역할을 하면서 ‘미국의 피카소’로 추앙받았다. 제프 쿤스는 1980년대 유행했던 키치 미학을 바탕으로, ‘미술사적 농담’을 던지는 개념주의적 성격의 작품을 제작했다.

그는 전후 미술과 컨템퍼러리 아트를 분리하는 살아 있는 기준점이다. 데미안 허스트는 80년대 후반에 ‘yBa’의 리더로 세계적 주목을 받으면서 영국 현대미술의 부활을 이끌었지만, 지금은 국제미술 시장의 비정상적 호황과 일련의 소동을 상징하는 ‘퇴물’로 전락하였다.

전후 일본 아방가르드 미술

제국에서 태어나 패전국의 젊은이로 교육받았으며, 1930년대생이라는 공통점을 지닌 전후 일본 아방가르드 미술의 대표적 작가를 살펴본다. 쿠도 테츠미는 원자 폭탄의 트라우마를 작품의 내적 동력으로 삼고, 원폭 이후 가상의 변종 생태계를 꾸며내 서구의 휴머니즘이 지닌 이율배반적 성격을 비판하는 작업을 제작했다. 요코오 타다노리는 다이쇼/쇼와 시대의 토착적 디자인 문법을 차용해 전후 재건된 일본의 도상학을 재구축했다.

아카세가와 겐페이는 전위예술그룹 ‘하이레드센터’를 조직해 활동하면서, 전후 일본에서 ‘예술이 무엇인가’란 질문에 강렬한 화답을 던졌다. 오노 요코는 “진실의 직조”를 작업의 신조로 삼고 개인의 거짓을 세계가 공유하는 실제로 만듦으로써 인생 자체가 ‘아트’와 ‘역사’가 되었다.

에이즈 시대의 미술

1981년 등장한 에이즈는 사회 전반의 보수화를 촉진했을 뿐 아니라, 예술계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영국의 대표 듀오 작가 길버트와 조지는 종교적 도상의 형식을 차용해 청소년 범죄와 에이즈를 비롯한 각종 사회 문제를 우회하지 않고 정면으로 응시하는 작품을 발표했다. 외설 논쟁을 불러일으킨 사진작가 로버트 메이플소프는, 에이즈에 걸린 이후 논란을 일으킨 포르노그라피 형식의 사도-마조히즘적 이미지 대신, 이상화된 육체의 아름다움과 그에 상반되는 죽음의 문제를 탐구했다.

장 미셸 바스키아와 함께 80년대 그라피티 작업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키스 해링은, 커밍아웃한 동성애자로서 직접 에이즈 재단을 만들어 에이즈 공포증과 동성애자 차별에 맞서 싸웠다. 쿠바 태생으로 90년대 뉴욕에서 활동하다 에이즈 관련 합병증으로 요절한 펠릭스 곤살레스-토레스는, 에이즈로 먼저 사망한 자신의 동성 애인과 연관된 개인적 일화와 기억을 정치적 비평 혹은 성찰이 되도록 만들었다.

대중문화의 재탄생

다양한 대중문화 요소를 작업의 기초로 삼고, 새로운 문화·사회사적 의미를 직조해내는 작가들의 작업을 살펴본다. 미국식 편집광인 리처드 프린스는 각종 광고 사진, 성적 농담, 다른 작가의 작품과 같은 다양한 수집품으로, 미국사회의 독특한 속성, 즉 ‘미국성’이란 관념을 드러낸다.

현태준의 작업은 대중문화의 파편적 요소를 편집증적으로 수집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구축된 이상향의 세계에서 쾌락을 얻는 일본 ‘오타쿠’ 문화의 한국식 변형이라 할 수 있다. 『칠진』과 『가짜잡지』는 미술계에 등장한 한국식 대안 잡지로, 1970년대 중반 미국의 뉴욕에서 태동한 ‘다운타운 문학계’의 대표 잡지인『C와 D사이』처럼 “비주류의 시학”을 담고 있다.

개입의 방식

작가는 어떤 방식으로 다양한 사회 문제에 개입하는가? 고든 마타-클락은 재개발을 앞둔 주택을 반으로 자르거나, 버려진 건물 바닥과 벽에 구멍을 뚫어 사람들의 공간 관념을 지배하는 건축 질서의 이면을 드러냈다. 크시슈토프 보디츠코는 뉴욕의 노숙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쇼핑 카트를 개조한 노숙차를 만들어 자본주의 모순을 드러내는 정치적 공공 미술을 선보였다.

디르크 플라이슈만은 인터넷 강국인 한국에서 아직 세컨드라이프(Second Life: 샌프란시스코의 린덴랩이 시작한 개방형 가상 세계)가 화제를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데 착안해, 세컨드라이프에 약간의 땅을 임대해 대안공간 풀과 똑같이 생긴 빌딩을 지어 놓았다. 작가는 자신의 부동산 거래를 드라마로 만들기 위해 실제 갤러리의 문을 굳게 닫고, 대신 동네 PC방을 염가(3시간에 30만 원)에 임대했다.

이 강좌는 전후의 거장에서 21세기 신예까지, 현대미술이 거둔 성취를 살피며 그 기본 문법의 형성과 전개를 공부하는 자리다. 저자는 ‘오늘의 미술’이 “세계를 보는 방법에 관한 성찰을 담은 예술”이라 말하며, “자율성을 추구하는 작가가 보이는 세계에 이리저리 개입함으로써 얻은 사유의 어떤 물질적/비물질적 계정이 미술 작품으로 귀결된다.”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현대미술과 시대와의 관계성을 강조하면서, “어떤 작품이 세계를 보는 방법에 관한 새로운 성찰을 결여했다면, 오늘을 살고 있는 작가의 것이라고 해도 ‘오늘의 미술’은 아닐 가능성이 높다.”라고 잘라 말한다. 우리는 이 강좌에서 소개하는 작가와 작품을 통해 세상을 새롭게 보는 방법을 성찰하게 될 것이다.

제3강 에이즈 시대의 미술중에서

제5강 대중문화의 재탄생중에서

제8강 새로운 메타 회화중에서

『이것이 현대적 미술』(임준근,2009,갤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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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

회 차
제 목
시 간
보 기

- 1강
- 우리 시대의 피카소
- 로버트 라우센버그, 제프 쿤스, 데미안 허스트의 새 예술
1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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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교시 - '살아 있는 화석'으로 조롱받는 미술계의 모순적 작가들 1
22분

2교시 - '살아 있는 화석'으로 조롱받는 미술계의 모순적 작가들 2
27분

3교시 - 로버트 라우센버그, 제프 쿤스, 데미안 허스트 1
28분

4교시 - 로버트 라우센버그, 제프 쿤스, 데미안 허스트 2
22분

5교시 - 로버트 라우센버그, 제프 쿤스, 데미안 허스트 3
29분

주요내용
-로버트 라우센버그
-컨템퍼러리 아트
-전후미술
-늙어버린 악동 데미안 허스트

- 2강
- 전후 일본의 아방가르드 미술
- 전후 일본의 아방가르드 미술과 대표 작가
1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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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강
- 에이즈 시대의 미술
- 에이즈 시대의 예술 - 키스 헤링과 친구들
1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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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강
- 오늘의 얼굴
- 앤디 워홀의 팩토리와 팝아트
1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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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강
- 대중문화의 재탄생
- 대중문화로서의 예술
1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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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강
- 개입의 전술
- 예술이 사회 문제에 개입하는 방식
9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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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강
- 바탕의 재고안
- 캔버스를 넘어선 예술
1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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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강
- 새로운 메타 회화
- 독일에서 시작하는 메타 회화
1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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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근준 (미술•디자인 평론가)

서울대학교에서 디자인을 공부한 뒤, 미술이론과정에서 석사학위를, 미술교육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아트선재센터 어시스턴트 큐레이터를 지냈으며, 계간 ≪공예와 문화≫ 편집장, 한국미술연구소/시공아트 편집장, 월간 ≪아트인컬처≫ 편집장을 역임하였다. 현재, 미술•디자인 평론가이자 DT네트워크 발기인, 홍익대 BK연구원으로 활동하며, 서울시립대와 이화여대 등에서 미술사 및 디자인사를 주제로 활발히 강연 중이다. 또한 동성애자 인권운동가로서, 한국사회에 작은 변화를 이끌고 있다.

- 저서

『예술가처럼 자아를 확장하는 법』(책읽는 수요일, 2011)
『이것이 현대적 미술』(갤리온, 2009)
『에스케이모마하이라이트』(2009)
『크레이지 아트, 메이드 인 코리아』(갤리온, 2006)

번 호
제 목
작성자

<리뷰>	애욕의 풍경	권지은

우수

현대미술이라는 사차원의 세계...

손*란

현대미술에 대해서는 완전한 문외한이었는데...
임근준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현대미술이라는 알수 없는 기이함에 나름대로의 이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끝내주는 입담과 걱정스러울 정도의 솔직함에 처음엔 '허걱'한 순간도 있었지만, 곧 선생님의 매력에 이끌려 사차원으로만 보였던 현대미술의 세계를 삼차원으로 불러들일 수 있었죠.
앞으로도 미술평론가로서 작가로서 승승장구 하시길 바라고, 이곳에서 선생님의 또 다른 강의를 기대해 봅니다 ^^


	선생님의 매력은 끝이 없죠! 현대미술에 대해 제대로 접근하셨습니다 :-) 아트소녀 (12.2.13)

우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니 역시 쿨한 사람

김*현


	'이것이 현대적 미술'이라는 책은 작년쯤에 읽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현대미술에 대해서 쉽고 친근하지만 센스있는 어투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책을 읽는 동안 현대미술에 대해 흥미로운 분류에 따라 쓰여진 내용도 내용이지만 저자의 군더더기 없는 글이 재미있었는데 강의를 통해 임근준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니 역시 쿨한 사람이었다. 데미언 허스트에 관해 이야기 할 때에는 선생님의 애정어린 마음이 너무 잘 드러나서 웃긴 부분도 있었는데.. 역시 사람은 솔직해져야 매력이 있는 것 같다. 그의 여러 작업들을 강의에서 다뤘지만 그보다 그가 남겼다던 말이 인상적이다. "사람들은 의문은 제기하지도 않은 채, 약은 믿고, 예술은 믿지 않는다."

우수

수업을 듣는게 토크 쇼 보는 것처럼 재미있는 건 처음이예요

손*영


	임근준 씨를 그 전에도 몇번 본적이 있습니다. 2007년 겨울이었던가? 문지문화원에서 '크레이지 아트 메이드 인 코리아'에 나오는 작가 중 몇명을 뽑아 진행했던 세미나? 중에 이형구 작가 세미나 때, 휴가나와서 한번. 2009년 신호탄 전시오픈 때 한번.(이때는 아닌가?) 2010년 학교 졸전 세미나 때 한번. 신호탄 전시 오픈은 정확한 기억도 아니고 봤다고 해도 스쳐지나갔으니 생략하고, 문지문화원과 졸전 때 들었던 강연은 다소 직설적인 말들이 조금 거부감이 들기도 했지만, 워낙 유머러스하고 예리한 부분들이 때문에 두번 다 참 흥미롭고 유익했습니다. 인문숲 첫번째 수업에서의 강사님은 그 전에 봤던 것 보다 훠얼씬 더 웃겼어요. 수업을 듣는게 토크 쇼 보는 것처럼 재미있는 건 처음이예요. 진심으로 첫 수업을 통해 잘 모르던 작가, 대충 알던 작가들을 앞으로 많이 알아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제일 '핫' 했던 작가들의 작품과 생애를 통해 내 갈 길을 점검하는 계기가 되는 수업일 것 같아서 앞으로의 수업도 기대됩니다.

멋진 강의

곽*정

재미있는 현대미술

조*랑

디지털 미술이 있는 지도 몰랐어요;

최*철

모든 수업을 통틀어서 가장 흥미로운 주제

김*석


	벗과 적 — 전호근의 『연암집 읽기』 다섯 번째 강의 벗 불교의 초기 경전에 속하는 <선지식경善知識經>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진다. 어느날 법회가 끝난 후 아난 존자가 부처님에게 다가가 여쭈었다 '좋은 친구들과 사귀며 함께 공부한다면 이미 도의 절반을 달성한 것과 같지 않습니까.' 이에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한다. '그렇게 말하지 말라. 좋은 벗들과 함께 공부하는 것은 도의 전부를 이룬 것과 같다.' 아트앤스터디 인문숲 강의실에서 ‘벗’에 대한 연암의 두 텍스트를 읽었다. 하나는 박제가(朴齊家)의 <북학의北學議>에 서문으로 부친 <북학의서北學議序>였고, 다른 하나는 홍대용(洪大容)의 <간정동회우록乾淨衕會友錄>의 서문으로 쓴 <회우록서會友錄序>였다. 연암 박지원과 초정 박제가, 그리고 담헌 홍대용까지, 셋 다 이름만으로도 국사책 몇 페이지를 거뜬히 장식한 걸출한 북학파 선구자들이다. 그리고 그들이 교유한 따끈한 흔적들. 어느 시인의 말대로, “진정 높은 것들은 높은 것들 속에서, 진정 깊은 것들은 깊은 것들 속에서 나오게 마련”인가. 우 정 대체로 연암은 홍대용에게 부친 <간정동회우록>의 서문에서 홍대용이 몸소 겪었던 이상적인 우정의 상을 묘사하고, 박제가의 글에 부친 <북학의서>에서는 그러한 우정을 고사(枯死)시키는 조선의 정신적 궁벽함 · 폐쇄성을 묘사한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앞의 글은 활달한 편이며 뒤의 글은 무겁게 느껴진다. 연암의 제자이자 학문적 벗이었던 초정이 1778년 연암보다 먼저 청에 다녀와서 남긴 책이 바로 <북학의>다. 연암은 그 서문을 “학문하는 방도는 다른 것이 없다. 알지 못하는 것이 있으면 길가는 사람이라도 붙잡고 물어보아야 한다”(學問之道無他, 有不識執塗之人而問之可也)라는 말로 시작한다. 이어 길가는 사람은커녕 가까운 ‘벗’들끼리도 서로 배우고 묻지 않는 당대의 분위기를 비판하고 있다. 고로, 우정이든 사랑이든, 사람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호기심’일지도 모른다. 서로의 세계와 서로가 처한 환경, 더 나아간다면 서로의 실존적 위치까지를 끊임없이 궁금해하며 알고자 하는 의지야말로 ‘관계’를 유지하는 가장 밑바탕이 되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그렇듯 활짝 열린 호기심으로 유지되는 관계에 우리는 ‘참된 벗’이라는 이름을 붙여줄 수 있지 않을까. 연암은 담헌 홍대용이 중국 항주의 벗들을 사귀었던 장면을 묘사하면서 부쩍 신이 나 보인다. '…마침내는 결의하여 형제가 되었으니 서로 흠모하고 기뻐하기를 마치 욕심 부리는 듯하고 서로 등지는 일이 없기를 마치 저주하고 맹세하는 것 같아서 그 의리가 사람들을 감읍하게 하기에 충분하였다…'(終結爲兄弟, 其相慕悅也如嗜欲, 其相無負也若詛盟, 其義有足以感泣人者) 적 지금껏 읽은 <연암집>에서 연암이 서문을 써준 벗들의 면면을 보아도 알 수 있듯, 연암의 곁에는 수많은 벗들이 있어 그와 돈독한 우정을 나눴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제아무리 연암인들 어찌 ‘세상 모든 사람이 나의 벗’이라고 장담할 수 있었겠는가. 전호근 선생님은 과연 연암의 시 한 편을 불쑥 소개해주었다. “저물녘 용수산에 올라 그대를 찾았으나 오지 않았더군요.”(暮登龍首山, 候足下不至)로 시작하는 그 시엔, 젊은 시절 연암이 절친한 벗 유한준과 나누던 절절한 감성이 묻어있다. 허나 유한준과 연암은 차차 글쓰기에 관한 견해를 달리해 사이가 벌어지고, 마침내 유한준은 연암의 <열하일기>를 “오랑캐의 연호를 쓴 책”이라고 비방하는 데까지 이르렀다고 한다. 이야기는, 이야기를 알아듣는 사람에게만 들린다. 아름다움을 모르는 벗과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고, 탁월함에 이르지 못하는 벗과 탁월함을 논할 수 없다. '당대 아웃사이더의 지적 회합'과도 같았던 연암학파의 우정은, 한편으로 우리에게 <참된 우정은 냉엄한 것>이라는 진실을 일깨워주는 것도 같다. '적을 만들 줄 모르는 사람은 친구도 만들 수 없다'고 어느 심리학자가 그랬던가. 온갖 견해와 풍문들로 질척이는 세계 속에서, 연암이 그러했듯 자신이 추구하는 진리를 차갑게 인식하고 그에 매진하며, 결코 비판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 것이다. 그러면 가장 순수한 도반들을 구할 수 있을 지어니.

가장 저의 관심을 끄는 작가는 손동현이었습니다

김*정


	4강 <오늘의 얼굴>은 초상화를 다루었습니다. 수업에서 다룬 작가는 앤디 워홀,엘리자베스 페이튼 그리고 손동현입니다. 그 중에서 가장 저의 관심을 끄는 작가는 손동현이었습니다. 저와 같은 성을 가진 작가이기 때문입니다. ... 는 아니고.. 제가 신입생이었을 때부터 주목받았던 작가이고, 계속해서 커리어를 잘 쌓아온 작가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한국화 혹은 동양화를 베이스로 하는 작가(혹은 학생)들의 작품을 봤을 때 나름 현대적인 소재를 써서 그린 그림들은 대체로 다 별로였거든요. (예를 들어 동양화 재료로 캠벨 수프를 그린다든가...) 근데 손동현 작가의 초기 작품들을 봤을 때는 유머러스 하고 귀여워서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뭐... 별로 논리적으로 뒷바침할 이유는 아니군요.. 취향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좀 달랐어요. <막강이인조술액동기도, 종이에 수묵채색,2005> 애니메이션 슈렉의 주인공 슈렉과 동키의 모습입니다. 귀엽죠? 2005년 데뷔한 손 화백은 전통 초상화의 형식으로 배트맨, 다스 베이더, 터미네이터 등의 가상적 인격들을 기록함으로써 세인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대상이 간직한 정신을 형상으로 표현하는 데 몰두했다기보다는, 전통적 형식과 현대적 내용을 충돌시켜 풍자와 해학을 추구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므로 '전통 한국화와 팝아트의 만남'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고, 작자는 ''진지한 예술가는 아니다''라는 오해를 샀다. 지금까지는 그랬다. 그것이 현대적 미술해서 인용해왔습니다. 지금까지는 그랬다는 것은 그 오해가 풀렸다는 말이겠죠? 수업에서 그 근거를 세 번째 개인전 <왕>에서 찾았습니다. 2008년 갤러리 2에서 있었던 <왕>은 마이클 잭슨의 초상 24점으로 구성됐습니다. 각 그림의 제목은 <왕의 초상 Portrait of the King>으로 모두 같습니다. 이 연작들에서 주목할 점은, 데이터베이스에 기반을 둔 독특한 스타일의 인물화 연작이라는 것입니다. 손 화백은 잭슨의 관상학적 변화를 기록하고 그를 전통적 음양법으로 표현하기 위해 체계적인 조사연구를 수행했다. 수집한 각종 자료에 기초해 관찰한 대상의 형상을 적절히 묘사하려 애쓰는 동시에, 변화의 양상을 유형학적으로 기록하고자 몇 가지 원칙을 세웠다 : '잭슨의 정규 솔로 음반 가운데 미주 시장에서 싱글 앨범으로 별도 발매된 40곡의 노래를 기준점 삼아 연대기적 초상 40점을 그린다. 각 싱글별로 잭슨의 전신을 포착하기 위해 뮤직비디오를 반복 고찰하고, 뮤직비디오가 제작되지 않은 경우엔 앨범 커버의 사진을 탐구하며, 앨범에 사진이 없는 경우엔 해당 음반을 발매한 시기의 프로모션 사진을 관조한다.' 3번째 개인전에서 공개된 24점은, 1년간 작업한 소산으로, 1971년 싱글컷된 <God to be there>에서 시작해 2002년의 <One more chance>로 끝나는데, 지금은 40점 모두 완성되었다고 하네요. <왕의 초상>에 포착된 변화하는 관상과 낯빛과 머리 모양, 그리고 복장과 제스처의 추이는 그 자체로 대중문화사의 기록이자 비평이 됩니다. '지금 마이클 잭슨을 돌아보는 까닭은, 그가 기록의 사나이이거나 스캔들 메이커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 인물은 ''대중음악이 패션, 영상, 과학 그리고 태도와 어떻게 연루돼왔는가''를 증언하는 살아있는 역사라는 점에서 문제적이다.' -손동현 작품에서 1989년 기점으로 MJ가 앉아있는 좌대가 바뀝니다. 1989년은 MJ가 '팝의 황제'로 불리기 시작한 때이지요. 그 이전의 호피가 깔린 나무의자에 앉아 화문석 족좌대에 발을 얹은 모습은, 전형적인 조선 사대부의 초상화인 <오재순 초상1791>에 기초한 도상입니다. 반면 1989년 이후 작품에 나오는 황금색 용머리가 장식된 붉은 의자는 조선의 왕이 사용하던 <어좌>를 옮겨그린 도상입니다. 재밌죠? 개인전이 열렸던 2008년은 잭슨이 만 50세가 되던 해였습니다. 다음해 왕은 우리 곁을 떠났지요. 그 죽음으로 <왕의 초상>은 더 가치를 지니게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변해가는 MJ의 얼굴을 보고 있자면 정작 자신은 외로웠던 그의 마음이 느껴지는 듯 합니다. 우리는 아직 그의 목소리에 행복하곤 하는데 말이죠. 오늘은 J Dilla의 기일이네요. 두분 다 감사합니다. 하늘나라에서 아픔 없이 더 아름다운 음악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계시겠죠?

즐거운 수업

박*린

현대미술..

신*준

좋음

임근준 선생님 강의! 시간가는 줄 몰라요~

배*라

모든 수업을 통틀어서 가장 흥미로운 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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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강은 '대중문화의 재탄생'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리차드 프린스, 현태준, 최정화와 Sasa[44] 그리고 가짜잡지와 칠진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대중문화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부분에 대하여 오덕질을 하고 그 것을 바탕으로 창작을 하는 작가들에 대해서 주로 알아보는 시간이었던 것 같네요.(사실 수업시간에 독감 때문에 콧물 닦느라고 정신이 없어서 제대로 못들어서 ㅈㅅ) 개인적으로 모든 수업을 통틀어서 가장 흥미로운 주제였습니다. 기본적으로 저를 비롯한 제 주변의 많은 작가가 되려는 동료들은 대부분 잉여력과 오덕질이 삶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병맛을 예술로 표현한 이들의 작품은 저에게 꽤나 희망적으로 다가왔습니다. 혼미한 정신으로 수업을 들은 관계로 가장 흥미로웠던 작품 하나에 대해서만 다루어야겠네요. 저는 Sasa[44]님의 작업들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임근준 선생님이 다른 곳에서 강연을 한 것을 보니 Sasa[44] 작가를 '오늘의 문화를 재배치하는 강박적 예술'이라고 수식하셨네요. 신문에서 스크랩한 기사들을 모아 디스플레이를 한 작품이나 (이게 뭐야?라고 할 수도 있지만 어떤 기사를 어떻게 배치해 어떤 의미를 창출하느냐도 능력이지요) 자기 작업실 출근부로 작업실을 드나든 사람들의 자취를 모으는 작품, 플랫폼에 참여한 갤러리들의 토지대장을 뽑아 모은 작품 등은 정말 별의 별 오덕질로도 괜찮은 예술작품을 만들 수 있구나. 재밌구나. 꽤 즐겁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영화 많이보기도 있었네요.. 기네스북에 올라간 기록을 보고 생각보다 별거 아니다 라고 생각하고 영화를 매일 몇개씩 보고 그 영화 티켓을 모은 작업이었던걸 기억합니다. 주로 조조, 어쩐 일인지 양로우대로도 할인을 받은 기록이 있었던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진정한 국민가수 조용필에 대해 모은 여러가지 기사나 사진과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모아 아카이빙하고 박물관 처럼 꾸민 뒤, 그 앞에서 문샤이너스가 공연을 했던 작업 <위대한 탄생>도 정말 흥미롭고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래 링크의 블로그에 여러가지 도판과 문샤이너스의 공연 영상이 있네요) http://blog.daum.net/_blog/BlogTypeView.do blogid=0E1ji&articleno=5849378#ajax_history_home 하지만 무엇보다 저에게 강렬한 인상을 준 작품은 바로 <Auto Melancholia>입니다. 아마 전시의 리플렛인 것 같습니다. 전시장에 들어가면 큐레이터가 "A들으시겠습니까, B들으시겠습니까?"라고 묻는답니다. 둘중 하나를 선택하고 전시장에 들어가면 나무로 된 자동차가 있습니다. A는 연인과의 이별에 대한 노래, B는 가족에 대한 노래를 선택하는 것입니다. 어떤 노래였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 이승환의 '가족' 등이 있었습니다. 자동차 내부에 앉으면 깜깜한 차 안에서 혼자 이 노래를 듣는 것입니다. 전시를 보러 온 많은 관람객이 이 작품을 감상(?)하며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아마 통속적인 유행가(사실은 가요 중에서는 그래도 꽤 선별된 좋은 곡들이겠지요.)에 개인의 추억이나, 혹은 차 안에서 있었던 추억(?)들을 생각했겠지요. <Auto Melancholia>는 중의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Auto가 자동차를 의미하기도 하고, 자동적으로 눈물이 주륵주륵을 의미하기도 하는 것이지요. 군복무로 이 전시를 못가본게 참 아쉽네요. 저도 거기 앉아있었다면 어떤 기분을, 어떤 감정을 느꼈을지 궁금합니다. 여러분은 이 작품에 들어갈 곡을 선별한다면 어떤 곡을 넣으시겠어요? 저는 무조건 이오공감의 '한사람을 위한 마음'을 넣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금 제 친구가 제 앞에서 기타를 연주하면서 부르고 있는 루시드폴의 '바람, 어디에서 부는지'도 좋겠네요. 김광석의 '사랑이라는 이유로'도 생각나네요. 그리고 윤종신의 '눈물의 성분'. 유재하, 김현식, 이문세 님들의 곡도 빠질 수 없지요. 뭐 어쨌거나 대중문화를 미술(?) 작품의 재료로 적절히 잘 이용한 절묘한 작품인 것 같습니다. 방금 위에서 말한 윤종신의 '눈물의 성분'을 다운 받을 수 있는 주소를 링크하고 마무리 할께요. 음악왕이 작년 10월에 음악기부한 곡이니까 불법 다운로드 아닙니다. 그럼 안뇽 http://www.yoonjongshin.com/design_2010/teaser_bbs/music_down.html

가장 저의 관심을 끄는 작가는 손동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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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강 <오늘의 얼굴>은 초상화를 다루었습니다. 수업에서 다룬 작가는 앤디 워홀,엘리자베스 페이튼 그리고 손동현입니다. 그 중에서 가장 저의 관심을 끄는 작가는 손동현이었습니다. 저와 같은 성을 가진 작가이기 때문입니다. ... 는 아니고.. 제가 신입생이었을 때부터 주목받았던 작가이고, 계속해서 커리어를 잘 쌓아온 작가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한국화 혹은 동양화를 베이스로 하는 작가(혹은 학생)들의 작품을 봤을 때 나름 현대적인 소재를 써서 그린 그림들은 대체로 다 별로였거든요. (예를 들어 동양화 재료로 캠벨 수프를 그린다든가...) 근데 손동현 작가의 초기 작품들을 봤을 때는 유머러스 하고 귀여워서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뭐... 별로 논리적으로 뒷바침할 이유는 아니군요.. 취향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좀 달랐어요. <막강이인조술액동기도, 종이에 수묵채색,2005> 애니메이션 슈렉의 주인공 슈렉과 동키의 모습입니다. 귀엽죠? 2005년 데뷔한 손 화백은 전통 초상화의 형식으로 배트맨, 다스 베이더, 터미네이터 등의 가상적 인격들을 기록함으로써 세인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대상이 간직한 정신을 형상으로 표현하는 데 몰두했다기보다는, 전통적 형식과 현대적 내용을 충돌시켜 풍자와 해학을 추구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므로 "전통 한국화와 팝아트의 만남"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고, 작자는 ''진지한 예술가는 아니다''라는 오해를 샀다. 지금까지는 그랬다. 그것이 현대적 미술해서 인용해왔습니다. 지금까지는 그랬다는 것은 그 오해가 풀렸다는 말이겠죠? 수업에서 그 근거를 세 번째 개인전 <왕>에서 찾았습니다. 2008년 갤러리 2에서 있었던 <왕>은 마이클 잭슨의 초상 24점으로 구성됐습니다. 각 그림의 제목은 <왕의 초상 Portrait of the King>으로 모두 같습니다. 이 연작들에서 주목할 점은, 데이터베이스에 기반을 둔 독특한 스타일의 인물화 연작이라는 것입니다. 손 화백은 잭슨의 관상학적 변화를 기록하고 그를 전통적 음양법으로 표현하기 위해 체계적인 조사연구를 수행했다. 수집한 각종 자료에 기초해 관찰한 대상의 형상을 적절히 묘사하려 애쓰는 동시에, 변화의 양상을 유형학적으로 기록하고자 몇 가지 원칙을 세웠다 : "잭슨의 정규 솔로 음반 가운데 미주 시장에서 싱글 앨범으로 별도 발매된 40곡의 노래를 기준점 삼아 연대기적 초상 40점을 그린다. 각 싱글별로 잭슨의 전신을 포착하기 위해 뮤직비디오를 반복 고찰하고, 뮤직비디오가 제작되지 않은 경우엔 앨범 커버의 사진을 탐구하며, 앨범에 사진이 없는 경우엔 해당 음반을 발매한 시기의 프로모션 사진을 관조한다." 3번째 개인전에서 공개된 24점은, 1년간 작업한 소산으로, 1971년 싱글컷된 <God to be there>에서 시작해 2002년의 <One more chance>로 끝나는데, 지금은 40점 모두 완성되었다고 하네요. <왕의 초상>에 포착된 변화하는 관상과 낯빛과 머리 모양, 그리고 복장과 제스처의 추이는 그 자체로 대중문화사의 기록이자 비평이 됩니다. "지금 마이클 잭슨을 돌아보는 까닭은, 그가 기록의 사나이이거나 스캔들 메이커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 인물은 ''대중음악이 패션, 영상, 과학 그리고 태도와 어떻게 연루돼왔는가''를 증언하는 살아있는 역사라는 점에서 문제적이다." -손동현 작품에서 1989년 기점으로 MJ가 앉아있는 좌대가 바뀝니다. 1989년은 MJ가 "팝의 황제"로 불리기 시작한 때이지요. 그 이전의 호피가 깔린 나무의자에 앉아 화문석 족좌대에 발을 얹은 모습은, 전형적인 조선 사대부의 초상화인 <오재순 초상1791>에 기초한 도상입니다. 반면 1989년 이후 작품에 나오는 황금색 용머리가 장식된 붉은 의자는 조선의 왕이 사용하던 <어좌>를 옮겨그린 도상입니다. 재밌죠? 개인전이 열렸던 2008년은 잭슨이 만 50세가 되던 해였습니다. 다음해 왕은 우리 곁을 떠났지요. 그 죽음으로 <왕의 초상>은 더 가치를 지니게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변해가는 MJ의 얼굴을 보고 있자면 정작 자신은 외로웠던 그의 마음이 느껴지는 듯 합니다. 우리는 아직 그의 목소리에 행복하곤 하는데 말이죠. 오늘은 J Dilla의 기일이네요. 두분 다 감사합니다. 하늘나라에서 아픔 없이 더 아름다운 음악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계시겠죠?

깊이 생각해본 적 없는 부분에 대해 다룬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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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강의는 <에이즈 시대의 미술> 이었습니다. 저는 동성애자도 아니고, 주변에 동성애자가 없어서(표면적으로는..) 생소한 주제였습니다. 길버트와 조지, 로버트 메이플소프, 키스 해링, 펠릭스 골잘레스-토레스를 다룬 강의였어요.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동성애자권리운동과 AIDS'에 대해서 연보로 알아봤습니다. 구글에 검색을 해보니 임근준 선생님 블로그에 연보가 있네요. 링크 : http://chungwoo.egloos.com/3364470 (연보_동성애자권리운동과 AIDS) 에이즈라는 병은 1978년에 처음 발생한 병이더라구요. 당시 동성애자들에게는 정말 공포의 대상이었고, 사회적으로 점차 권리를 찾아가던 그들에게는 치명적이었나 봅니다. 그런 점에서 키스 해링은 중요한 인물이 아닐 수 없습니다. 1980년대 많은 이들이 에이즈로 사망하고 미국 사회가 급격히 보수화 되었을 때, 비겁한 사람들은 "에이즈는 동성애자에 대한 신의 형벌"이라는 망언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커밍아웃한 동성애자로서 자신의 성적 욕망을 작품에 담는 데 주저함이 없었던 키스해링은 자신이 HIV 보균자이고 에이즈 환자라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그는 1988년 HIV 양성 반응 판정을 받았습니다. '역할 모델' 답게 에이즈와 에이즈 공포증, 그리고 동성애자 차별에 맞서 싸운 그는, 이듬해인 1989년에 키스해링재단을 설립했습니다. 이 예술 재단은 투병 중인 어린이들에게 특별히 더 관심을 기울였다고 합니다. 1990년 2월 16일, 만 31세의 해링은 사망했지만 '영원한 `1980년대의 아이콘'으로 남았습니다. 작년 소마드로잉미술관에서도 그의 전시회가 열렸지요. 유니클로에서는 그의 드로잉이 그려진 티셔츠도 나오고.. 대중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는 작가지만, 그들이 해링이 그런 사람이었다는건 모를거 같네요. 그리고 수업 시간에 다루었던 작가 중에 가장 눈길을 끈 건 펠릭스 곤잘레스-토레스 입니다. 책에는 '에이즈 시대의 멜랑콜리한 영웅'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네요. 그의 작업 특징은, 개념미술의 어법과 미니멀리즘의 형식을 차용해 지극히 개인적인 일화들 (대개 동성 연인 로스에 관한 것)을 숨기고 그것이 전시되고 해석되는 과정이 정치적 비평 혹은 성찰이 되게 만드는 것이라고 합니다. 저는 그의 작품 중에서 사탕 작업이 가장 좋았는데요, 작품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991년 발표된 <무제(로스)untitled(Rose)>는 색색의 셀로판지로 포장된 사탕을 집안 한 귀퉁이에 쌓아 놓은 것으로, 관람하는 누구나 사탕을 가져갈 수 있지만, 약 79kg의 무게를 유지하도록 명시된 작품이다. 이는 에이즈로 투병하다 사망한 연인을 기리는 초상으로, 무게는 고인의 '정상 체중'과 동일하다. 당연히 사탕은 연인에 대한 달콤한 추억에 대한 알레고리고, 관객은 사탕을 집어가는 행위를 통해 사적인 기억-행위에 동참하게 된다. 이 작품은 '설치 시대의 미술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의 제도적 비평으로도 해석되었으나, 이 사탕 더미가 암시하는 가장 큰 문제는 에이즈로 인한 이른 죽음이었습니다. 선생님의 책을 인용하면, '죽은 자들이 산 자들에게 남기는 것은 결국 기억뿐'이라고 말하는 것 같은 작품이지요. 현대 미술 작품들 중에서도 대단히 감성적인 것 같습니다. 찡하네요... 마지막 남은 게이 시대의 중요한 의제는 역시 "에이즈"입니다. Poz&Proud를 들어보셨나요. 저는 수업 시간에 처음 알게된 집단(?)입니다. 에이즈를 억제하는 약품들이 꽤나 보편화 되면서, 병에 걸리고도 건강하게 사는 사람들이 늘어났나고 합니다. 그들끼리는 감염의 우려없이 자유로운 성생활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아주 행복한 삶은 산다고 합니다. 근데 문제는 그들의 행복한 삶을 동경하는 사람들이 (주로 청소년들 이라고 합니다), 그들에 속하고 싶어 스스로 감염이 되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에이즈 억제 약물에는 영양제? 같은 것도 들어있고, 환자들은 꾸준한 운동을 하기 때문에 대부분 근육질이라고 합니다. 그 약을 복용하면 눈이 약간 퀭해진다고 하는데요, 그 때문에 그들은 뱀파이어와 같은 이미지(?)를 갖게 됩니다. 그 묘한 비주얼과 그들의 행복한 삶에 매료되어 스스로 Poz&Proud가 되길 자청하는 사람들을 다룬 곡이 바로, Lady Gaga의 Bad Romance입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유투브에서 뮤직비디오 한번 보세요. 저도 이 노래를 많이 들었는데, 그런 의미가 담긴 곡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네요. http://www.youtube.com/watch?v=qrO4YZeyl0I&feature=player_embedded 어쨌거나 이런 사회 상황에 대해 정치인들도 함구하는 이런 때에 발언을 하는 것은 언제나 예술가의 몫입니다. 미술계에서는 이렇다할 작품들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레이디 가가가 먼저 이런 곡을 냈다는 것은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합니다.(여러가지가 뭘까) 이번 강의는 제가 깊이 생각해본 적 없는 부분에 대해 다룬 시간이었습니다. 음... 대부분이 사회에 의해 부분적으로 상처를 받고 살지요. 동성애자들은 그런 대부분보다도 훨씬 크게 상처를 받는 이들일 것입니다. 이 수업에서 다룬 작가들을 통해 그들의 상처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보았으면 합니당. http://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25735 '어서오세요 305호에' 라는 웹툰입니다. 동성애를 다룬 내용이지만, 그것을 제외하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삶을 묘사한 만화예요. (동성애자가 아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제외'할 생각을 잘 하지 않지요) 저도 한참 보다가 한동안 못봤는데 재밌는 만화입니다. 이 강의와 함께 추천합니다. 그럼 빠이

개인적으로는 처음 알게된 작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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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강은 전후 '일본의 아방가르드 미술'이라는 타이틀로 진행되었습니다. 요코오 타다노리, 아카세가와 겐페이, 오노 요코 3명의 작가 위주로 진행한 강의 였는데요, 일본은 우리와 가깝기도 멀기도 한 나라이면서 문화가 우리보다 약 15년 정도 앞서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이 많을 거라는 선생님의 멘트가 있었네요. 요코오 타다노리, 아카세가와 겐페이는 특히 개인적으로는 처음 알게된 작가였습니다. 그중 요코오 타다노리에 대해 써 보려고 합니다. 요코오 타다노리는 일본의 전형적인 전후 세대입니다. 작가는 동경예대 유화과(일본에는 유화과가 있군요)에서 보수적인 미술교육을 받았지만, 졸업하며 점점 사회적인 작업을 했다고 합니다. 저도 빨리 졸업을 해야 될 것 같네요... 작가의 초기작입니다. 잭슨 폴록이나, 이브 클랭의 작품이 생각나네요. 물감을 묻히고 걸어다녀 만든 작품인데 아직 많이 설익은 듯한 느낌입니다. 사람이 몸으로 하기 때문에 잘하는 놈은 잘하고, 따라하면 아무래도 구려지는거겠죠. 그래도 나름 동양적인 사상이나 색깔이 어설프게나마 드러나는 것 같기도 하네요... (사실 잘 모르겠음) 1957년 쿠도는 <요미우리 독립미술가협회협회전>의 '연쇄', '반응', '증식' 등을 주제로 한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 작품은 제목에서 유추해 볼 수 있듯, 히로시마 원폭투하에 대한 발언이었습니다. 1960년 개인전 <증식성연쇄반응>에 대해 평론가 도노 요시아키는 "반예술"이라고 규정했고, 곧 '반예술'은 일본의 전후 아방가르드를 규정하는 주요 용어로 자리 잡았다고 합니다. 여기서 아방가르드는 서구적인 것이 아닌 일본의 자생적인 것이라고 하네요. 1961년 "불능의 철학"으로 1960년 갱신된 일미안보조약에 대한 발언을 하기도 한 작가는 그 시기 네오-다다, 구타이 등 일본의 아방가르드예술가그룹과 어울려 전시를 했다고 합니다. (사진은 워커아트센터에서의 "구도 데츠미: 메타모포시스의 정원"전의 1961-1962년작 "불능의 철학" 설치 내의 큐레이터 정도련입니다.) 불능의 철학은 의역하면 발기부전의 철학 정도 된다고 하네요. 묶어 놓은 걸 보니.... 1962년에는 쿠도는 일본의 <국제청년미술가전>에서 대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는 그 상금으로 파리를 방문했다가 아예 눌러앉았습니다. 그때부터 작가는 서구인의 이원론적 가치 체계를 공격대상으로 삼았다고 합니다. 이는 그리 독자적인 아이디어는 아니지만 원폭이후의 휴머니즘이 지닌 이율배반적 성격을, 자신이 꾸며낸 가상적 변종 생태계로 비판하기 시작한 것은 분명히 독창적이었다고 합니다. 1966년, <당신의 초상>이라는 작품입니다. 작가의 대표작이기도 합니다. 쿠도는 1960년대 후반, 성기와 고치, 새장과 정원의 메타포를 활용하며 형광색으로 도색된 기이한 변종 생물의 세계를 구축해나갔습니다. 플럭서스도, 누보레알리슴도, 팝아트도 아닌 이 작품은 자세히 보면 초현실주의와 테시가하라 소후의 아방가르드 꽃꽂이의 영향이 보입니다. 작가는 1976년 베니스비엔날레 참가, 1977년 상파울루비엔날레에서 '특별상' 수상을 했지만 그뿐, 별 다른 국제적인 명성을 얻지는 못했습니다.(이 정도면 국제적인데...) 사망 한해 전인 1989년 파리에서의 회고전은 대대적인 반향을 얻진 못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1994년 구겐하임미술관에서 열린 <1945년 이후의 일본 미술:하늘을 향한 비명>에서 재조명된 여러 작가 중에 쿠도는 유달리 눈에 띄었습니다. 1998년 로스앤젤레스현대미술관의 전시 <행위로부터:퍼포먼스와 오브제 사이. 1949-1979>에 포함된 쿠도는, 점차 미술사의 주요 작가로 재고찰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쿠도의 작품이 채프먼 형제의 작품의 선구적 사례로 보이기도 하고, 일본의 사이버펑크 만화들에 선행하는 정신적 원류처럼 독해되기도 시작했다는 점은, 그의 작품들이 당대의 취향에 잘 부합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임근준 씨는 이것이 '일종의 '역사적 착시 현상'에 불과하겠지만.'이라고 하네요) 이렇게 사후에 주가가 올라간 작가의 작품은 소장이 편리한 '당신의 초상' 연작을 중심으로 가격대가 형성되어, 작가가 명성을 얻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되었다고 하네요. (<당신의 거실을 위한-지난날을 그리는 목적의-배양>입니다. 이동과 소장이 용이하겠죠?) 2008년 6월 안드레아로슨갤러리가 쿠도 테츠미의 개인전을 열고, 그해 10월 워커아트센터가 회고전<쿠도 테츠미:메타모포시스의 정원>을 개막했습니다. 또한 폴맥카시는 자신의 기획전 <낮은 삶, 느린 삶>에 쿠도를 포함시켰습니다. 또한 쿠도의 이러한 자리매김 뒤에는 미망인 구리하라 히로코의 노력이 있었다고 하네요. 바람피는 거 다 참고, 기다리다가 죽고 나서 이름값도 올려주다니.. 내조의 여왕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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