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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성 논쟁의 뿌리
데카르트, 스피노자, 라이프니츠
서양근대철학 초기를 대표하는 세 철학자, 데카르트, 스피노자, 라이프니츠는 세계, 신, 인간, 물질, 정신 등 주요 철학적 문제들을 정합적인 체계로 해명함으로써, 자신들 각각이 원류가 된 철학적 전통들을 창출해냈다. 본 강좌는 이 세 철학자들 간의 주요 논쟁점들을 살펴보고 그들의 관계를 규명하고자 한다. 이 작업은 서구 철학을 관통하는 쟁점들을 깊이 인식하게 해주고, '근대성' 논쟁의 뿌리에 대한 반성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수강료 : 49,000원 (적립5% : 최대2,450 원)
스피노자, 미신과 정치의 공모를 파헤치다 : 41,600원 
강사 : 이근세
구성 : 총 7강
교재 : 강의록 제공
수강 기간 : 6개월
지원사항 :
총 13명 참여
 
노*영 님
오*영 님
김*기 님

이 강좌는 서양근대철학 초기를 대표하는 세 철학자, 데카르트, 스피노자, 라이프니츠의 핵심적 관점을 해명한다. 이들은 세계, 신, 인간, 물질, 정신 등 주요 철학적 문제들을 정합적인 체계로 해명함으로써, 자신들 각각이 원류가 된 철학적 전통들을 창출해냈다. 이 강좌는 특히 이 세 철학자들 간의 주요 논쟁점들을 살펴봄으로써, 이들의 정확한 관계를 규명하고자 한다. 이 세 철학자들의 주요 논쟁점들과 관계의 규명은 서구 철학을 관통하는 쟁점들을 깊이 인식하게 해주고, <근대성> 논쟁의 뿌리에 대한 반성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우리가 초, 중학교 수학시간에 배우는 X축, Y축의 좌표를 생각해보자. 딱딱하고 어려운 수학을 배울 때는 저주의 대상일 수도 있겠지만, 좌표 개념은 매우 유용하다. 일기예보에서 말하는 날씨 통계, 선거철의 투표 현황 등에서 좌표축은 일목요연한 정보를 전해준다. 좀 더 전문적인 분야로 들어가면, 천체물리학, 나노기술 등에 쓰이는 복잡한 수학이론도 이 좌표공간에서 표현된다.

미세한 실마리를 포착해서 우주의 나이까지 계산해내는 학자들도 대단하지만, 초등학교 수준의 함수에서, 천체물리학에까지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좌표 축'의 개념은 대체 누가 발명한 것일까? 바로 근대철학을 정초한 위대한 두뇌, 데카르트(Rene Descartes)다. 그리고 이 좌표축은 그의 이름을 따서 'Cartesian coordinates'라고 불린다.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cogito ergo sum)'라는 말로 유명하다. 방법적 회의를 통해 의문의 여지없는 근본 명제를 도출하려 했던 그는, 엄밀성을 추구하는 서구식 사유의 모범을 제시한 근대철학의 아버지다.




한편, 이러한 데카르트를 맹렬히 공격했던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스피노자(Benedict de Spinoza)다. 그는 데카르트의 초월주의를 심도 있게 비판하였는데, 이는 근대 사상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오늘날의 많은 철학자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니체는 스피노자의 철학에서 많은 부분 동의하며, 또한 영향을 받았다. 그리고 질 들뢰즈를 비롯한 프랑스 철학자들은 선구적으로 스피노자를 재해석하며 ‘스피노자 르네상스’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같은 맥락에서 철학자 사르트르는 '스피노자이면서 스탕달이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스피노자의 사상은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이르러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1960년대 산업화를 경험하면서 '서구식 근대' 따라잡기에 매진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우리가, 현재는 '근대' 비판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 않은가. 근대 비판이 주류가 된 오늘날, 데카르트는 필연적으로 비판의 대상이기도 하다. 그리고 데카르트의 견고한 사유를 해부하고, 문제점을 도출해낸 스피노자가 주목받는 것은 당연한 흐름일 것이다.




독일 사람들은 라이프니츠(Gottfried Wilhelm von Leibniz)를 '인류 최고의 지성'이라고 치켜세우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신동이었던 그는 압도적인 천재성을 뽐내며, 말 그대로 거의 '모든 분야'에서 업적을 남긴다. 그 결과 여러 문헌에서 그의 인물 소개는 다음과 유사하게 되어있다. “독일의 철학자 ·수학자 ·자연과학자 ·법학자 ·신학자 ·언어학자 ·역사가.”

라이프니츠는 자연과학과 수학에서는 미적분의 창시자이자 운동에너지에 대한 바른 이론을 세워 뉴턴(Newton)과 겨루었고, 파스칼의 계산기를 업그레이드 시켜 사칙연산이 가능하게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파스칼의 계산기는 덧셈, 뺄셈만이 가능했다.) 또한 철학자로도 빼어난 업적을 남겼는데, 그의 모나드, 주름에 대한 개념은 오늘날에도 계속해서 재해석되고 있다. 라이프니츠는 근대철학의 논쟁을 이끌어간 3인 중의 한 명으로, 데카르트의 사상과 그 대척점에 있는 스피노자 모두를 조목조목 분석하고 비판하였다.




근대철학의 초석이 마련된 이 시기를 두고, 알프레드 화이트헤드(Alfred North Whitehead)는 '천재들의 세기'라고 칭했다. 바로 그 '천재'의 대표 격인 데카르트, 스피노자, 라이프니츠의 충돌은 그 자체로도 흥미로우며, 더 나아가 탈근대의 시대에 각별한 의미를 가진다.

역사, 철학, 사회분석 등 각 분야에서 '탈근대'의 요구가 계속되는 오늘날, 이 3인의 논쟁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지점임이 분명하다. 탈근대의 논의는 근대철학이 정초될 당시에 있었던 논쟁의 연장이자, 그 논쟁을 딛고 시도하는 대안의 모색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근세 교수가 제기하는 '근대의 문제의식'

근대성 논쟁의 뿌리 - 데카르트, 스피노자, 라이프니츠

우리에게 <근대>라는 용어는 친숙하다. 조선시대에 시작된 서구와의 간헐적 접촉, 일제강점기의 강압적인 사회, 문화적 변동, 그리고 1960년대부터 본격화된 산업화와 자본주의의 발달은 서구의 근대적 전통에 대한 수용과 긴밀히 맞물려 있다. 아직도 우리에게 서구의 근대성에 관한 문제는 논의의 중심에 있는 듯하다. 1980년대 후반부터 포스트모더니즘이 몰아치기 시작했고, 서구의 근대성을 배우고 따라잡기에 급급하던 우리에게 이제는 <근대성>의 비판적 고찰이 오히려 사상적 주류로 보일 정도이다. 현재는 서구의 근대성을 비판하고 극복하려는 현대철학의 많은 흐름을 추종하는 차원을 넘어서서 그 사상적 원류를 깊이 파고들어가서 근대의 철학자들 자체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들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근대성의 수용에 관한 문제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중요한 논쟁점이다. 서구적 근대성을 기반으로 경제, 정치, 제도, 교육, 종교, (의식주 영역까지 포함한) 문화 등 거의 전 분야가 대대적으로 서구화되어 왔다. 또한 산업자본주의를 넘어서 이제는 금융자본주의의 시대가 되면서, 서구화 작업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서구의 근대성의 방향과 평가, 그리고 대응 방법은 우리에게 아마도 끊임없는 숙제로 남게 될 것이다.

그런데 서구의 근대성이라는 것은 그것이 오늘날 우리에게 일의적인 개념이 아닌 것처럼, 그것을 만들어낸 서구인들에게도 단순히 합의될 수 있는 개념이 아니었다. 특히 근대성의 이론적 뿌리가 되었던 이들의 논쟁을 제대로 보면, 그들이 서로 얼마나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었는지 명백하게 드러난다. 이러한 점이 이번 강좌에서 데카르트, 스피노자, 라이프니츠의 논쟁을 통해 짚어보고자 하는 문제의식이다.

근대과학을 정초한 데카르트는 거의 동시대를 살았던 스피노자에게 이미 혹독한 공격을 받았다. 이들의 관점은 단지 부분적인 문제들이 아니라, 철학의 기획 자체에서 차이를 드러낸다. 포스트모더니즘의 주적들 중 하나가 데카르트이기 때문에, 스피노자는 현대철학에서 주목 받고 있는 사상이다. 아마도 스피노자가 중세의 자취를 계속 간직했다고 본 데카르트의 초월주의를 전면적으로 공격하고, 내재성을 철학의 근본 원리로 삼았기 때문일 것이다. 초월성, 의식의 자유, 이원론을 거부하는 이러한 내재주의의 전통은 니체, 마르크스, 정신분석학, 들뢰즈 철학, 심지어 초월성을 고려하지 않은 중국철학과의 관계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1)

반면, 스피노자를 직접 대면하기도 했던 라이프니츠는 절대군주나 인격신 같은 초월적 원리를 극단적으로 배격하고 익명적 자연을 궁극적 원리로 삼는 스피노자의 논리는 역설적으로 폭군이나 전제군주의 개념을 다시 도입하게 될 뿐이라고 비판한다. 또한 라이프니츠는 데카르트의 물질론을 정합적으로 비판해내고, 동역학을 구축하여 현대과학으로 가는 징검다리를 놓는다. 이렇게 그 누구보다도 근대적 인간이었던 라이프니츠이지만 동시에 종교적 관점을 치밀하게 정당화함으로써 고중세의 전통철학의 끈을 놓지 않는다. 이처럼 서양근대철학의 원류인 이 세 철학자는 <합리론>이라는 어중간한 틀 안에 묶을 수 없을 정도로 모든 문제에서 충돌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데카르트는 신은 존재하되 어떤 존재인지 알 수 없다고 주장하고, 스피노자는 신을 자연이라고 보며, 라이프니츠는 신은 초월적인 인격신이라고 주장한다. 자연법칙에 관해서도 데카르트는 결국 모든 것이 초월적인 신에게 달려 있으므로, 모든 것은 우연이라고 보고, 스피노자는 '우연'이 개입되면 신 혹은 자연의 개념에 균열이 생기므로, 결국 모든 것이 필연이라고 보며, 라이프니츠는 자연법칙은 조화롭고 규칙적이지만 데카르트가 말하는 것처럼 기하학적인 것도 아니고 스피노자가 말하는 필연성도 아니라고 본다. 당연히 종교에 대한 이들의 관점도 달라진다.

서양근대철학의 이러한 논쟁들의 근원을 숙지하지 않은 채, <근대성>을 논하고 <탈근대>를 논할 경우 우리는 피상적인 논의를 피해갈 수 없게 될 것이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이들의 사상이 시류나 유행과 무관하게 인류의 보편적인 관심사를 해명하고자 하는 영속적인 철학(philosophia perennis)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감각에 의한 예속에서 해방될 것을 촉구하는 데카르트의 정신, 냉철한 지성을 통해 환상에서 벗어나 자신의 존재보존욕구를 온전하게 실현하고자 한 스피노자의 윤리학, 최상의 효율성을 토대로 최대한의 완전성을 획득하고자 한 라이프니츠의 조화에 대한 요청은 언제까지나 보편적인 문제의식으로 인류에게 남을 것이다.

이번 강좌에서는 데카르트, 스피노자, 라이프니츠라는 세 거장의 논쟁을 엄정하게 진단함으로써, <근대성> 논쟁의 뿌리에 대해 반성해보고, 더 나아가 열린 마음으로 우리 자신에 대한 보편적이고 근원적인 성찰을 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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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실제로 현대 프랑스 철학자인 프랑수아 줄리앙(Francois Jullien)은 서양철학을 중국철학과 비교 관점에서 다시 해석하고 있으며, 여러 곳에서 스피노자의 내재성 개념을 중국철학과의 공통분모로 언급하고 있다.

제2강 기계론의 승리 중에서
제4강 스피노자의 데카르트 비판 중에서
제6강 라이프니츠의 데카르트 비판 중에서
- 데카르트, 『성찰』, 이현복 옮김, 문예출판사, 1997.
- 데카르트, 『철학의 원리』, 원석영 옮김, 2002.
- 스피노자, 『에티카』, 강영계 옮김, 서광사, 1990.
- 라이프니츠, 『형이상학 강론』(강사 번역본)
- 라이프니츠, 『변신론』(강사 번역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