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은 모두가 하나의 무대요,
남자든 여자든 모두 배우에 불과하지.
그들은 무대에 들락날락하며
살아있는 동안 여러 역을 하게 되지."
(<좋으실대로> 2막 7장)
셰익스피어는 세계 연극사에서 가장 위대한 극작가이며 영국을 대표하는 시인이다. 그는 총 37편의 희곡을 썼으며
3권의 시집을 남겼다. 뛰어난 시적 상상력, 인간성을 깊게 꿰뚫어보는 통찰력, 놀랄 만큼 풍부하고 아름다운
언어의 구사로 세계 문학의 최고봉이 되었다. 그는 햄릿, 로미오와 줄리엣을 비롯한 문학사에 빛나는 유명한 등장인물을
수없이 창조해 냈고 모든 이의 머릿속에서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많은 명언들을 남겼다.
동료 극작가 벤 존슨이 셰익스피어를 일컬어 "한 시대가 아닌 만세(萬世)를 위한" 작가라고
말했듯이 그의 작품들은 오늘날에도 전 세계에서 끊임없이 공연되고 있으며 많은 배우들의 등용문이 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셰익스피어 극을 영화로 만드는 붐이 일고 있어 현대의 대중문화 속에서도 변함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셰익스피어의 생애
셰익스피어는 영국에 르네상스가 한창 꽃피었던 엘리자베스 1세 때 영국의 중부지방에 있는 워릭셔의 스트랫포드어펀에이번에서
태어났다. 부유한 상인의 아들로 어린 시절을 행복하게 보내며 마을의 문법학교를 다녔다.
그러나 13세 때 집안이 몰락하여 더 이상의 교육은 받지 못했다. 그러나 당시 스트랫퍼드의 그래머 스쿨은
라틴어 문학과 고전문헌에 대한 훌륭한 교육을 제공했기 때문에 대학진학의 기회는 갖지 못했지만 셰익스피어의 학식과
교양이 크게 뒤떨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는 18세 때 자기보다 8살이나 나이가 많은 해서웨이와 결혼하여
3남매를 두었다.
존 해밀턴 머티머. <시인>. 1775년. 뉴 헤이븐, 예일 브리티쉬 아트 센터 소장.
셰익스피어는 1580년대 말부터 런던의 극장에 견습배우로 고용되어 활동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에 관한 최초의
언급은 1592년에 대학 출신 극작가 로버트 그린이 그를 두고 비방한 것으로 보이는 구절이 있다. ‘대학도
나오지 않은 시골 촌뜨기가 런던 극장가를 흔든다’는 글로 셰익스피어를 공격한 것이다. 이 글로 보아 이때에는
이미 셰익스피어가 인기 있는 극작가가 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는 궁내부장관 극단(나중에 제임스 I세가
등극한 뒤에는 ‘왕의 극단’으로 이름을 바꿈)에 소속되어 전속 극작가 겸 극단 공동 경영자이자 배우로 활동하면서
약 20년 동안 37편의 극을 썼다. 그리고 1592년부터 3년 동안 페스트 때문에 극장이 폐쇄되자 2편의
서사시 <비너스와 아도니스>, <루크리스의 겁탈>을 써서 자신의 후원자였던 사우트햄프턴
백작에게 바쳤다.
셰익스피어는 1611년에 <태풍>을 쓴 뒤 극을 쓰는 것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가 평온한 여생을
보내다가 1616년 4월 23일 생을 마감했다. 그런데 그 날짜가 묘하게도 생일과 같은 날인 4월 23일이었다.
셰익스피어가 죽인 지 7년 뒤인 1623년 극단동료인 존 헤밍과 헨리 코델이 그의 희곡 전집을 발간했다.
그런데 셰익스피어의 진위에 대한 의문이 오랫동안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많은 학자들이 그의 학력 등을 고려해
봤을 때 그의 작품들이 정말 그의 작품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주장을 제기해 왔다. 셰익스피어 작품들을 쓴 실제
인물로, 토마스 모어, 토마스 베이컨, 크리스토퍼 말로우 등 당대의 지성인들과 심지어 엘리자베스 여왕이 거론되기도
하였다.
스트래포드어펀에이번에 있는 셰익스피어의 생가.
셰익스피어 진위 논란
- Francis Bacon설(Shakespeare Code)
- Henry Neville설(The Truth Will Out)
- Edward de Vere설('Shakespeare' by another name)
글로브 극장 모형
셰익스피어의 작품 세계
작품 목록
비극
▶ Romeo and Juliet (로미오와 줄리엣)
▶ Coriolanus (코리오레이너스)
▶ Titus Andronicus (타이터스 앤드로니커스)
▶ Timon of Athens (아테네의 타이몬)
▶ Julius Caesar (줄리어스 시저)
▶ Macbeth (맥베스)
▶ Hamlet (햄릿)
▶ Troilus and Cressida (트로일러스와 크레시다)
▶ King Lear (리어 왕)
▶ Othello (오셀로)
▶ Antony and Cleopatra
희극
▶ All's Well That Ends Well (끝이 좋으면 다 좋아)
▶ As You Like It (좋으실대로)
▶ The Comedy of Errors (실수연발)
▶ Love's Labour's Lost (사랑의 헛수고)
▶ Measure for Measure (자에는 자로)
▶ The Merchant of Venice (베니스의 상인)
▶ The Merry Wives of Windsor (윈저의 즐거운 아낙네들)
▶ A Midsummer Night's Dream (한 여름 밤의 꿈)
▶ Much Ado About Nothing (헛소동)
▶ Pericles, Prince of Tyre (페리클레스)
▶ The Taming of the Shrew (말괄량이 길들이기)
▶ The Tempest (태풍)
▶ Twelfth Night, or What You Will (십이야)
▶ The Two Gentlemen of Verona (베로나의 두 신사)
▶ The Winter's Tale (겨울 이야기)
▶ Cymbeline (심벌린)
사극
▶ King John (존 왕)
▶ Richard II (리차드 2세)
▶ Henry IV, part 1 (헨리 4세 1부)
▶ Henry IV, part 2 (헨리 4세 2부)
▶ Henry V (헨리 5세)
▶ Henry VI, part 1 (헨리 6세 1부)
▶ Henry VI, part 2 (헨리 6세 2부)
▶ Henry VI, part 3 (헨리 6세 3부)
▶ Richard III (리차드 3세)
▶ Henry Viii (헨리 8세)
장편 설화시와 소네트집
▶ Shakespeare's Sonnets (셰익스피어 소네트집)
▶ Venus and Adonis (비너스와 아도니스)
▶ The Rape of Lucrece (루크리스의 겁탈)
셰익스피어 작품의 장르별 특징
4대 비극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은 모두 등장인물들의 성격적 결함으로 인해 비극이 발생하며 완성도가 뛰어나다. 인간의
욕망과 추악함, 분노, 질투심, 복수심 등의 복잡한 감정을 잘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비극의 가치는 관객을 높은
도덕적 세계로 끌어올리는 데 있는데, 우리는 햄릿과 같은 고귀한 존재의 파멸에서 인간의 비극적 조건에 대해
연민을 느끼고, 이를 통해 카타르시스(마음의 정화 작용)에 도달하게 된다.
셰익스피어 4대 비극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 주인공들이 모두 고귀한 신분의 인물이나 극단적으로 비참한 몰락의 길을 걷다가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된다는 것이다.
둘째 <로미오와 줄리엣>같은 초기 비극에서는 운명에 의해 주인공들이
비극적 상황에 빠지지만 4대 비극에서는 주인공들의 성격과 선택 때문에 비극적 상황이 발생한다. 그래서 각 극마다
주인공들은 각자 두드러진 성격적 특징을 보여주는데 햄릿은 우유 부단함, 리어왕은 자만심과 분노, 맥베스는 지나친
야망, 오셀로는 질투심이 그들의 비극적 결함이다.
셋째 주인공을 비롯한 거의 모든 등장인물이 죽으면서 막이 내린다는 것이다. 당시에는
인간계, 자연계, 우주계의 모든 존재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믿었다. 이를 존재의 연쇄성이라고 한다. 따라서
주인공의 잘못된 선택에 의해서 비롯된 고통은 그 만의 파멸이나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죄없는 주변 사람들도
죽음으로 몰고가며, 나아가 자연계와 우주계에까지 혼란을 가져온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4대 비극에 들지 못하는 이유
<로미오와 줄리엣>은 내용의 전개에서 미숙한 부분이 많이 보이는 작품이다. 작품 내의 갈등은
단지 집안의 문제이고, 그 갈등이 복잡하게 얽혀 두 주인공이 비극적 결말을 맺는데는 우연의 요소가 너무 많이
작용한다. 4대 비극의 주인공들과 비교해도 로미오와 줄리엣은 무게감이 떨어진다. 집안의 갈등과 우연에 의한
사건 전개 때문에 <로미오와 줄리엣>은 인물의 심리 묘사에서 다른 작품들보다 떨어진다.
셰익스피어의 사극
셰익스피어는 비극 뿐만 아니라 희극과 사극 장르에서도 뛰어난 작품을 많이 남겼다.
사극은 크게 영국의 역사를 다룬 것과 로마의 역사를 다룬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영국의 역사를 다룬 것으로는
<헨리 6세>1,2,3부와 <리차드 2세>, <리차드 3세>, <헨리
4세> 1,2부, <헨리 5세>,<존 왕>, <헨리 8세> 1,2,3부가
있다. 이 극들은 주로 홀린셰드(Raphael Holinshed)가 쓴 <연대기>에서 소재를 빌려와
셰익스피어가 재창조해낸 이야기들이다.
영국사극 중 Henry VI 1,2,3부와 Richard Ⅲ 4부작은 장미전쟁의 진행과 종결을 다루고 있고
Richard Ⅱ, Henry Ⅳ 2부작, Henry Ⅴ 4부작은 장미전쟁의 발단을 다루고 있다. 로마 역사를
바탕으로 한 사극으로는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 <줄리어스 시저>, <코리오레이너스>
등이 있다.
셰익스피어 희극
셰익스피어 희극에서는 심각한 사랑이 주요한 주제이다. 비극과는 달리 여자 주인공들이 남자 주인공보다 성숙되고
완벽한 인간형으로 제시되어 있는 것이 독특한 특징이다. 여자 주인공들이 남장을 하고 길을 떠나는 플롯이 자주
쓰이고 있으며 음모와 배신이 넘치는 도시나 궁궐에서의 상처가 숲과 같은 자연 속에서 치유되는 것도 공통적인
요소이다. 정치적 음모와 사랑의 갈등이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가 극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모든 갈등이 해결되고
진정한 사랑을 찾아 유쾌하고 행복한 결혼식 축하연으로 끝난다. 대표적 희극 작품으로는 <한여름 밤의 꿈>,
<베니스의 상인>, <뜻대로 하세요>, <태풍> 등이 있다.
시집과 소네트집
희곡 작품 외에도 3편의 시집이 남아 있는데 그중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소재를 얻어와 쓴 이야기체 시〈비너스와
아도니스 Venus and Adonis〉·〈루크리스의 겁탈 The Rape of Lucrece〉은 각기 1592년과
1593~94년, 즉 역병 때문에 런던에서 공연이 중단된 시기에 나온 것이 확실하다. 그러나 시집 〈소네트집
Sonnets〉은 출판이 1609년에 이루어졌을 뿐 총 154편의 이 14행의 연시(소네트)가 어느 시기에
씌어졌는지 분명하지 않다.
<소네트집>에 담긴 이야기의 상당부분이 시인 자신의 자전적 성격을 띤 것으로 여겨져 셰익스피어의
사생활에 관한 실마리를 찾고자 많은 학자와 연구가들이 이 시집을 연구해 왔다. 주로 셰익스피어와 그의 후원자인
젊은 귀족 사우샘프턴 백작, 그리고 '검은 머리의 여인'이라 불리는 여성, 이 세 사람 사이의 우정·사랑·결혼에
관한 이야기이다. 셰익스피어는 이 시집에서 시간과 죽음에 대한 명상을 많이 하고 있으며 삶의 찰나성에 맞서는
시의 영원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시기별 작품 특징
제1기(1591-1595): 습작기(영국 사극과 희극, 비극 로미오와 줄리엣)
제2기(1596-1600): 희극기(완성도 높은 희극)
제3기(1601-1607): 비극기(4대 비극 및 어두운 희극)
제4기(1608-1613): 화해기(로망스 혹은 낭만극)
셰익스피어 작품의 주요 원전
- 라파엘 홀린셰드의 『영국, 스코틀랜드, 아일랜드의 연대기』
- 플루타르코스의 『영웅전』
로마 비극 작가 세네카의 영향
- 5막 구성
- 복수극
- 폭력 적 장면은 무대 밖 사건으로 처리
- 무운시
- 마녀, 유령, 요정 등 초자연적 요소 등장
- 수사적 대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