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사상의 전사前史 Ⅰ-점복과 역
※학습목표: 동북아 사상의 전사前史를 역易 중심으로 살펴본다.
▲동북아문명의 배경과 성격
철학사의 3원천은 그리스, 로마, 인도, 동북아로 나눌 수 있다. 이때 동북아란, 한자를 기본 언어로 사용하는
사상권으로 중국, 한국, 일본, 북방 일부 유목민, 베트남 북쪽을 말한다.
동북아 철학을 ‘중국철학’이라고도 하는데 ‘중국’이란 표현보다 ‘동북아’라는
표현이 좋다. 왜냐하면 동북아라 말은 한무제 시대의 사마천에 와서 성립된 것으로서, 현재의 중국과 같은 국민국가를
부르는 말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고대의 사상권을 이야기 할 때 ‘중국’보다 ‘동북아’라는 표현이
보다 정확하고 중성적 표현이라 할 수 있다.
그리스 철학은 physis의 탐구, 자연철학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인도는 해탈moksah에서 시작한다.
한편 동북아는 난세亂世를 치세治世로 바꾸려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래서 그리스철학은
과학적인 원인을 가지며, 인도는 종교적 성격을 갖고, 동북아는 정치적 성격을 기본적으로 갖는다.
* 참고자료
▲점복에서 역으로
-동북아 문명의 시작 상商(은殷)나라
20세기 이전의 동북아 고대 문명은 주周나라 이후라고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20세기에 들어와 고고학이
발달하면서 전설로 알려졌던 상商과 하夏도 실제 있었음이 밝혀지고 있다. 이 중 상나라는 갑골문胛骨文의
발달로 비교적 많이 밝혀졌으며 하나라도 전설로만 여겨지지는 않게 되었다. 상은 훗날 은허殷墟로
수도를 옮기게 되는데 이때부터 은으로도 부른다.
-갑골문과 은나라 문화
갑골문이란 거북이 배껍질이나 다른 동물들의 뼈에 글자를 새겨놓은 것이다. 그러나 이후에는 이러한 것보다는 주로
대나무를 쪼갠 것이나 비단에 쓴다. 한편 은나라는 기본적으로 주술문화의 성격을 갖고 있었다. 갑골문이라는 것도
결국 점을 치기 위해 만든 것이다.
*점을 칠 때 먼저 껍질에 구멍을 뚫는다. 그리고 불에 굽는다. 이때 ‘퍽’하는 소리와 함께 거북이 껍질이
갈라지는데 그것을 형상화한 것이 복卜자이다. 그리고 이 복자에 구口자를 첨가하여 점占이라는 단어가 나온다.
▲ 무巫계층
주술문명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던 것이 무계층이다. 갑골문 역시 무계층이 담당한다. 다른 문명에는 거의 다
사제계급이 있다. 사제계급은 그 문명의 거의 모든 것을 장악한다. 하지만 동북아에는 명확한 사제계급은 없다.
그러나 동북아 문명에 사제에 해당하는 계층이 있다면 바로 무계층이다. 지금은 무계층이 민속학의 연구대상일 뿐이지만,
은나라 시대의 무계급은 상당한 권력층이었다.
무계층은 자연현상을 보고, 점을 치고, 이를 해석하고, 왕에게 충고를 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었다. 즉 어떤
현상을 보고 거기에서 의미를 읽어내는 일이 무계층이 하는 일이었다. 여기서 서구철학과 동북아철학의 중요한 차이가
드러난다. 서구철학은 객관적objective 인식론을 바탕으로 자연현상을 바라본다. 하지만 동북아철학에서 자연은
어떤 객관적 대상이 아니라,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는 의미로서의 자연이다.
▲ 갑골문과 역주
동북아 문명은 하상주로 이어져 왔고, 그 중의 상문화는 주술의 문화이다. 그 문화를 알 수 있는 길은 갑골학을
통해서이다. 물론 이 점복을 친 계층은 무계층이다. 이러한 내용들이 철학적으로 발전한 것이 역학易學·주역周易이다.
그래서 역학의 뿌리를 타고 들어가면 점복의 문화가 있다. 즉 역학은 점복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그것을 발전시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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