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샬 맥루언

◆ 마샬 맥루언의 매체론
마샬 맥루언은 안더스와 달리 텔레비전이 인간의 감각을 발달시키리라 기대했다. 벤야민이 영화 매체에 걸었던 기대를 맥루언은 텔레비전에 투사했던 것이다. 그는 텔레비전이 가진 모자이크 구조에 주목하면서, 벤야민과 비슷한 어조로 텔레비전과 같은 ‘쿨 미디어’는 영상을 완성하는 데에 시청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구하여, 그를 적극적인 지각의 주체로 만들어준다고 주장한다.
맥루언에게서 중요한 또 하나의 명제는, 새로운 미디어가 등장하면 그에 따라 인간이 가진 다섯 가지 감각 사이의 배합의 비율이 바뀐다는 것이다. 맥루언은 텔레비전이 시각 중심으로 짜여진 구텐베르크 은하의 감각의 질서를 뒤엎고, 공감각에 가까운 새로운 감각의 비율을 만들어낼 것이라 예견하였다.

◆ 감각의 시뮬레이션
오늘날에는 감각도 시뮬레이션되고 있다. 컴퓨터는 시각, 청각, 촉각을 전송할 뿐 아니라, 이미 미각과 후각을 전달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사실 우리의 주위는 이미 인공 향수와 인공 감미료로 가득 차 있다. 우리가 마시는 음료수는 가끔 파인애플이 하나도 들어있지 않으면서 파인애플의 맛과 향을 낸다. 이렇게 가상은 모니터 위에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 실제 감각과 가상 감각의 존재론적 차이
여기서 빌렘 플루서는 직접적(inmediate) 감각과 매개된(mediated) 감각 사이의 존재론적 차이를 묻는다. 플루서에 따르면 진짜와 가상의 차이는 질적 차이가 아니라, 픽셀의 조밀함의 양적 차이에 불과하다고 단언한다. 말하자면 육안으로 본 세계와 미디어를 통해 본 세계 사이의 차이가 사라지는 시대가 이미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인간이 농사를 짓거나 자연에 의존해 살 때는 지금보다 훨씬 다양한 능력과 예민한 감각을 지니고 살았다. 최근까지 에스키모족이나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그러했듯이 인간은 눈을 56가지로 구분할 수 있었고, 꿈을 수백 가지 형태로 나눠 해석할 수 있었다. 또 오늘날 우리가 거의 감지하지 못하는 미세한 바람 소리나 냄새의 변화도 마치 찬물을 뒤집어쓴 것 같은 충격으로 받아들일 정도로 예민한 감각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현대 문명세계에서는 그러한 다양한 인간의 능력이 퇴화되고 말았다.

◆ 폴 비릴리오의 매체론
폴 비릴리오는 기차와 함께 시작되는 제1차 혁명, 전신과 더불어 시작되는 제2차 혁명에 이어, 신체이식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3차 혁명이 시작되었다고 진단한다. 기차와 더불어 시작된 속도의 혁명은 오늘날 더 이상 가속할 수 없는 최대치, 즉 빛의 속도에 도달하였다. 때문에 다음의 혁명은 속도의 혁명이 아니라, 인간의 신체에 가해지는 이식의 혁명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미래의 인간은 인공센서를 장착하고 엄청난 과제를 처리해 나가는 일종의 사이보그가 되지 않을까?

* 지금까지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