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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표과제
1. 시집은 안 팔리는데, 왜 시 지망생은 많은가?
2. 그림자와 그늘, 말의 쓰임새에서 무엇이 같고 다른가?
3. 2030세대와 5060세대의 세대적 차이점과 같은 점은 무엇인가?
1. ‘몸의 현상’으로서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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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쓰려면 ‘말의 귀신(鬼神)’이 되어야 한다.
- 몸의 운동 또는 몸의 현상으로서의 시: 몸과 마음의 분리에서 탈피
- 평론가 이재복, 김양헌
- “몸이 곧 마음이다.”
- 프랙탈 이론과 불교 그물코
cf. 프랙탈(fractal) 이론: 언제나 부분이 전체를 닮는 자기 유사성(self-similarity)과
소수(小數)차원을 특징으로 갖는 형상. ‘프랙탈’이란 이름은 1975년 B.B.만델브로트에 의해 지어졌으나, 이러한
형상들에 관한 추상적 논의는 훨씬 이전부터 있었다. 칸토르 집합, 코흐 눈송이, 시어핀스키 삼각형 등이 그 예이다.
cf. 불교철학의 그물망(Indra's Net): 불교철학의 관계론을 가장 잘 나타내는 상징적 이미지로서 제석천(帝釋天)의
그물망(Indra's Net)에 있는 구슬의 이야기이다. 중중무진(重重無盡)의 영상이 다중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모습으로서
이것이 세계의 참된 모습이라고 본다. 화엄(華嚴)과 무상(無常)이라는 이율배반적인 모순이 불교 속에 있는 것이다.
- 김소월의 경우: ‘마음이 몸이고, 몸이 마음이다.’
cf. 최근 ‘몸시’에 관한 담론들
- 평론가 이재복, 김양헌 등
- 서구의 경우 메를로-퐁티, 들뢰즈 등의 철학적 계보 형성
- “몸의 현상으로서의 시” 개념
- 이재복 평론집 『몸』(하늘연못, 2002)의 ‘후기’
"몸은 나와 너, 그리고 우리의 역사 그 자체이다. 몸이 포괄하지
못하는 존재는 없다. 이 무한한 존재 증명으로 인해 몸에 대해 이야기하고 글을 쓰는 것은 두렵다. 클리토리스, 집,
문명이 말해주듯이 이 책의 구성은 작은 것에서 큰 것으로, 다시 말하면 몸집을 조금씩 불려간다는 인식에 토대를 두었다.
이러한 몸집 불리기는 변증법적인 것이 아니라 교차와 재교차가 가능한 순환론적인 것이다. 몸은 개인과 집단(사회·역사·문명)
사이에 존재하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지형도를 그려내는 하나의 생성체이다."
2. 몸과 근대 초기시와의 관계: 소월과 지용의 경우
1) 소월의 「산유화 山有花」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
산에서 우는 작은 새요.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산에는 꽃지네
꽃이 지네
갈 봄 여름없이
꽃이 지네.
2) 지용의 「카페·프란스」
(『학조』 제1호, 1926.6 / 시 표기는 원문 표기임)
옴겨다 심은 棕櫚나무 밑에
빗두루 슨 장명등,
카페·프란스에 가쟈.
이놈은 루바쉬카
또 한놈은 보헤미안 넥타이
뻣적 마른 놈이 앞장을 섰다.
밤비는 뱀눈 처럼 가는데
페이브멘트에 흐늙이는 불빛
카페·프란스에 가쟈.
이 놈의 머리는 빗두른 능금
또 한놈의 心臟은 벌레 먹은 薔薇
제비 처럼 젖은 놈이 뛰여 간다.
※
『오오 패롵(鸚鵡) 서방! 꾿 이브닝!』
『꾿 이브닝!』(이 친구 어떠하시오?)
鬱金香 아가씨는 이밤에도
更紗 커―틴 밑에서 조시는구료!
나는 子爵의 아들도 아무것도 아니란다.
남달리 손이 희어서 슬프구나!
나는 나라도 집도 없단다
大理石 테이블에 닷는 내뺌이 슬프구나!
오오, 異國種강아지야
내발을 빨어다오.
내발을 빨어다오.
3) 왜 몸시인가
- 몸시 안 쓰면 등단조차 힘들다.
- 메롤로-퐁티의 현상학, 들뢰즈의 철학도 ‘신체’에서 철학이 출발함
- 몸시를 쓰는 시인들: 김혜순, 최승자, 김언희, 김기택, 채호기, 김지하, 이연주 등
- 남성 중심주의 또는 남근(男根) 중심주의의 탈피
- 허수경 시인, “몸과 마음 사이에 입술이 있다.”
4) 소월과 지용의 시 해설
- 정지용의 「카페·프란스」: 『학조』 제1호, 1926.6
→ “손” / “뺨” / “발”: 귀족적 감각
- 소월의 「산유화」: 발표 연대 미상, 시집 『진달래꽃』(1925) 수록
→ 꽃과 나의 거리를 표현한 작품
→ 인간의 마음에서 사라지는 자연(自然)에 대한 안타까운 감각
→ “～피네, ～피네” 식의 시적 진술에는 반대, 모순, 투쟁 요소가 없음
cf. 미학의 차원
- 1970년대 ‘민족의 노래, 민중의 노래’ 통해 <민족/민중> 테마 제기
- 하지만 갈등과 모순이 항구 투쟁적인 일반성에 빠지지 않았는가?
- 공산주의자 박일의 경우: 김일성대학 설립의 산파역
→ 변증법 극복 철학: 동양의 조화사상인 역(易)에서 발견함
cf. 역(易)
- 해와 달의 상형: 빛과 어둠, 남자와 여자…
- 상호 대립성이 있지만, 상호 보완성도 있다.
- 평론가 김양헌: “현대시의 문제는 생태학만 있고, 생태주의 문법이 없다는 점이다.”
- 易의 원리: ①모순, ②통합
- 변증법에서 화해는 잠정적이라고 하는데, 과연 투쟁만 중요한 것인가?
cf. 사물의 진실
⇒ 사물의 진실 또는 천태만상의 비밀은 양 측면이 대립하면서 통일하는 것이다. 그 이상은 없으며, 거기에서 갈라진다.
이 철학의 질문이 바로 시의 질문이다. 소월 등의 서정주의의 문제는 사물을
감성(sentimenti)으로만 이해했다는 점이다. 인간에게 감성만이 있는 것인가? 소월은 잃어버린 고향과
나의 관계를 한탄스럽게 찾고 부른다. 반면 모더니스트였던 정지용은 아무 설명
없이 교차되는 싯구를 표현한다. <그리고>, 즉 매개항이 없는 <엇>의 특징을 갖는다.
cf. 인간 기능의 세 측면
- 리비도: 욕망
- 이성/오성: 지성적 태도 / 모더니즘
- 영성: 신, 자연, 미지의 세계
- 서양귀족과 조선 양반들의 시: <몸의 삶과>는 관계 없는 관념의 시들이었다.
→ ①여성해방, ②몸
⇒ 한 사회, 국가가 전환점에 이르면 역동적으로 생성하는 것을 학문에 의해
규정하고 의식화·조직화·명제화하여 테마를 만들어야 한다. 역사 변화를 체계화하는 것이다. 민중의 마음에서
생성되는 것은 생성이지 그 자체가 역사가 아니다. 이 점에서 역사는 지식인에 의해서만 나온다. 역사와 생성이 일치할
때, 가령 혁명 같은 것이 성공하게 된다.
3. 역사적 생성의 명제화와 주체 문제
1) 4·19혁명의 체험과 역사
- 서울대 미학과 시절 겪은 4·19 혁명과 5·16 쿠데타
- <우리것>의 의미 성찰: 조동일 서울대 교수와 민중문화운동 전개
- 형태와 주제의 변형: 2002년 6월의 붉은 악마 → 촛불 시위 → 인터넷 선거혁명
→ 반대되는 것들이 서로 공존하는 것
2. 붉은 악마의 문화혁명적 요소
① 엇박 : 3박 플러스 2박. 불림과 장단의 결합. 대～한민국!
② 치우(蚩尤) : 유목과 농경의 결합. 무의식과 생태학. 디지털과 에코.
→ 노마드 소사이티(Nomad Society)
③ 태극(太極) : 음과 양. 역동(力動)과 균형(均衡). 혼돈과 질서의 결합.
최수운의 불연기연(不然其然)
⇒ 젊은 2030 세대들이 하나의 기점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은 서양의 선적 진보를 뜻하는 시종(始終)의 의미가
아니라, 끝나면서 새로 시작되는 종시(終始)의 의미가 된다.
4. 참고자료: 『김지하의 화두』(화남, 2003) 중에서
▷ 진혼과 초혼의 촛불시위
지난 유월, 그들은 이 세 가지를 한 달간 밤낮으로 외쳐댔다. 밤낮으로 하나같이, 그러나 각각이 제나름 나름으로.
문득 두 가지 이야기가 잇따라 떠오른다. 둘 다 유럽에서 나온 말들이다. 하나는 '빅 카오스(Big Chaos)'다.
빅 카오스, 대혼돈인데, 유럽과 미국의 거대 신문들은 틈이 있을 때마다 이것을 외친다. 현재 인류 사회와 지구 자연은
대혼돈에 시달리고 있다. 금융자본주의 세계시장의 불안정, 빈국과 부국 사이에 점차 더 깊어지는 경제 격차, 생태계의
전면적 오염과 파괴, 끊임없는 기상이변이 그것이다. 이것을 해결하려면 인간, 사회, 자연의 치명적인 질병을 통일적으로
처방할 수 있는 탁월한 과학이 나와야 하는데 그 과학이 창안, 발견되려면 인간, 사회, 자연 전 방면에 걸친 인문학적
처방으로서의 문화이론이 나와야 한다. 또 그것이 가능하려면 역시 세 방면에 대해 통합적인 탁월한 담론이 있어야 한다.
문제는 그 담론이 가능할 수 있으려면 새 삶의 원형이 발견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중략] 지난 유월에 외쳐댄 붉은
악마의 메시지는 다름 아닌 세계사의 현재 상황에 대한 처방이며 대답이라는 것이다. 그 대답은 기이하게도 탁월한 문화이론,
문화담론의 중핵인 문사철(文史哲)의 집약이다. 첫째 문학예술 및 감성적 인간조직[人和]의 주체에 관하여, 둘째 역사사회
및 과학적 지리[地利] 조건에 관하여, 셋째 철학종교 및 영지적[靈知的] 천시[天時] 운수에 관하여 대답, 처방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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