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의 정통적 흐름이 국가권력과 유착한 재영토화의 경향으로 쇠퇴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시기에 코뮤니즘을 인간, 자연, 기계가 직면하는 그때그때의 경계를 넘어서는 공통되기로, 그리고 그 창조적 공통되기가 도달한 그때그때의 역사적 능력으로 정의하고자 하는 경향은 멈추어지지 않았다. 로자 룩셈부르크의 대중파업론이나 그람시의 초기 평의회론과 후기 진지전론, 그리고 판뇌쾨크의 공산주의적 평의회론 등 공산주의를 아래로부터 발생하는 대중의 자발적 운동에 기초하여 재정의하려는 노력들이 그것이다. 이 노력들이 공산주의의 개념을 위로부터 국가의 행위로 정의하려는 정통적 흐름을 절단하는 힘을 가졌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들이 안착한 곳은 근대적 산업노동이라는 기반이었다. 이 때문에 이들의 평의회는 산업노동의 평의회로 협소해졌고 노동을 우위에 놓는 삶과 노동의 분리는 정통적 흐름에서와 동일하게 유지되었다. 이 분리가 국가와 그것을 숭배하는 이데올로기가 발생하는 토양임은 말할 것도 없다.

▲ 로자 룩셈부르크 분파
- 로자 룩셈부르크는 혁명적 사회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인물 중의 한 사람이다. 로자 룩셈부르크의 비판은, 사회성의 새로운 형태인 사회주의가 개혁들을 통해 한 걸음 한 걸음 도달될 수 있으며 따라서 맑스의 이론은 이제 단지 역사적 관심사일 뿐이라는 관념에 초점을 맞춘다. 그녀는, 노동조합과 사회민주당의 지속적 성장이 다소간 자동적으로 사회주의에 이르게 할 것이라는 베른쉬타인의 개념을 비판했다.

- 대중파업, 경제투쟁과 정치투쟁: 그녀는 당시에 수많은 대중파업이 발생하고 있었던 관계로 대중파업이라는 투쟁 형태에 집착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파업과 총파업에 대한 무정부주의적 동일시를 비판했다. 그리고 다른 한편에서 그녀는, 독립적이고 능동적인 대중들을 폭도로 보았던, 노동조합과 당의 지도부를 비판했다. 러시아에서의 파업 운동과 그에 수반된 정치 운동 과정을 배경으로 하여 로자 룩셈부르크는, 대중파업에 관한 그녀의 에세이에서 설명되고 있듯이, 이론과 실천에 대한 특유한 이해를 발전시켰다. 그녀는 파업 형태를 시위파업, 투쟁파업, 대중파업 등으로 나누었다. 그녀가 보기에 대중파업은 경제적 동기에 의해 유발되는 파업일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정치적 무기이기도 했다.

- 자발성의 양가성: 로자는 어떨 때는 추동하는 힘일 수 있고 다른 때에는 방해하는 힘일 수 있는 자발성의 양가적(兩價的) 역할을 지적한다. 투쟁의 초점이 경제투쟁에서 정치투쟁으로 부단히 변화할 수 있듯이, 자발성의 성격 역시 사회관계를 의식하게 되는 과정과의 관계 속에서 고찰될 수 있다. 만약 조용한 시기에 당과 노동조합 사이의 분업이 합당하다고 하더라도 혁명적 시기에 그것은 이데올로기가 된다. 왜냐하면 그러한 시기에는 경제투쟁과 정치투쟁의 통일이 실제적으로 형성되기 때문이다. 그러한 시기에는 경제투쟁과 정치투쟁의 분리가 극복되며 서로 융합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이 출현하는 통일성은 다른 조직형식을 갖는다. 그리고 이 형식은 선포될 수 없고 기술적­주의주의적 방식으로 정의될 수도 없다. 특정한 지점에서 대중파업은 민중운동으로 된다. 이 때문에 미조직 노동자들의 잠재력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이 운동을 분석하는 데에 해가 된다. 비록 사회민주주의가 자연스럽게 노동계급의 조직된 중심이 되었지만 말이다. 사회민주주의가 그 자체로 운동의 일부이기 때문에 그것은 물론 운동에 개입해야 하고 전술적으로 또 후원적으로 그 운동을 뒷받침하여 그것의 잠재력 전체를 펼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사회민주주의는, 대중들이 추구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에 관한 계몽을 확산시키는 한에서만 이 일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직은 그러한 대중 활동의 산물이자 정수(精髓)로 나타난다.

- 조직과 자발성, 자기조직화: 조직과 자발성의 관계를 ‘변증법적­민주적 과정’으로 생각하려는 시도는, 정치적 권력과정을 좌우할 정도의 영향력을 갖기 위해 전통적 의회주의에 참가한다는 생각에 대한 다른 이해 방식을 함축한다. 이러한 시도는 직접적으로 민주적 과정의 뿌리 자체에 박혀 있다. ‘자발성과 조직의 과정’은 ‘학습과 경험의 과정’으로 이해되어야만 한다. 그녀가 보기에 실제의 민주주의 속에서 이 경험의 과정은 프롤레타리아적 공공 영역을 발생시키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또한 조직을 발생시킨다. 그러므로 그것은 의식을 발생시키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것은, 계급으로서의 자기 자신을 극복할 것을 의식하고 있는, 계급 관점에 대한 이론적이고 실천적인 주장 속에서 그리고 그 주장을 통해 조직과 의식을 발생시킨다. 특유한 행동을 통해 매개된 ‘프롤레타리아의 자기지식’은 정치적·경제적 경험을 포함한다. 그리고 룩셈부르크가 이해했듯이 이것들은 자기조직화뿐만 아니라 새로운 조직형식들을 낳는다. 이론과 실천을 서로 매개하기 위해서는 ‘프롤레타리아적’ 의사소통의 가능성이 필요하다. 경험을 교통하고 매개하는 것은 이러한 비판적 이해이다. 그것은 또 자기소통과 자기이해의 과정이기도 하다. 본래 분리되어 있던 사회적 현실의 차원들―분배 정의를 위한 경제투쟁과, 국가 지향적인 정치의 관점―은 단지 외관상으로만 독립적이다. 그것들의 외관상의 분리는 환상으로, 단순한 현상으로 인식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그에 대해서 선험적으로는 아무것도 말해질 수 없는, 실천적이고 이론적인 과정이다. 이러한 경험이 역사적 순간에 아무리 짧게 나타날지라도 그것들은 분석과 가일층의 발전을 필요로 한다. 다시 그것은 하나의 이론적이고 실천적인 과정이 된다.

▲ 서구 맑스주의와 코르쉬, 그람시, 루카치
(가) 배경: 러시아혁명이 노동자 통제국가로 기울어가는 상황에서 아나키즘에 관심을 기울이는 분위기가 맑스주의자들 사이에 고조됨.

(나) 그람시
노동자 평의회의 지지자였고 감옥에서 생디칼리스트와 연합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코민테른의 좌익 반대파로 되지는 않았다. 그 이유는 1)이탈리아의 일차 문제가 혁명이 아니라 파시즘에 대항하는 방위에 있었던 것, 2) 그람시가 독일의 극좌파와 연결되어 있었던 보르디가의 추상적 좌익주의에 대립하고 있었다는 것 3)그람시의 투옥이 그를 안전한 곳에 두었고 그리하여 그를 국제적 운동의 격동에서 고립시켰던 것.

(다) 루카치
루카치는 반봉건 국가인 헝가리의 주변부 부르주아 그룹(유대인 인텔리겐차)의 구성원이었다. 소렐로부터 생디칼리즘을 물려받은 지식인이었던 Szabo의 영향을 받았지만, 1917년 이전에 그의 관심은 주로 문학이었다. 혁명가로서의 그의 초기 입장은 유토피아적이고 추상적 극좌경향이었다. 그의 후기의 우익으로의 거의 사회민주주의로의 진화(1929년 블룸 테제)는, 헝가리가 1945년에 봉건적이기를 그쳤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일이다. 다른 한편 그의 스탈린주의에의 순응은 어중간하고 “진지하지 않은” 것이라 하더라도, 용납하기 어렵다.

(라) 코르쉬
전쟁 말기에 노동자 운동에 대한 코르쉬의 지식은 루카치의 것과는 달랐다. 여러 대학에서 경제학, 법학, 사회학, 철학을 공부한 그는 1911년에 법학박사가 되었고 영국으로 건너가 파비언 협회에 가입하고 생디칼리스트 및 길드 사회주의 운동을 공부했다. 국유화에 의한 자본주의 부정으로서의 사회주의라는 생각 반대. 노동운동의 실천과 분리된 순수 과학으로서의 맑스주의 반대. 사회주의를 위한 투쟁에서 의식의 역할 및 노동계급의 자기활동성의 중요성에 대한 강조. 전후, 노동자 통제와 결합된 사회화의 도식을 발전시킴.
1914-18년 초 독일군에 입대하여 전선에 배치. 반전사회주의 운동의 형성을 환영했고 전후에 독립사회당에 가입. 정통 맑스주의, 수정주의 맑스주의에 반대하면서 로자와 레닌에 의해 형성되고 있었던 실천적 사회주의 신봉. 1924년에는 혁명적 행동을 대중적 혁명당의 활동으로 보는 레닌주의자였음. 그러나 당을 노동자 평의회의 직접적 민주주의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간주. 독립사회당 다수와 함께 독일공산당에 입당했지만 입당의 21조에 반대함.

사회민주주의적 맑스주의에 반대. 사회와 경제를 법적 체제의 기초로 파악. 1923년 이후 KPD의 좌익이었음. 1924년에 1923년에 쓴 책 맑스주의와 철학이 코민테른 집행위에서 탄핵됨. 1926년에 KPD에서 추방. 혁명후 러시아 국가의 출현에 비판적. 1926년에 새로운 러시아 관료제와 그 독일 동맹자인 KPD에 반대하는 극좌파 집단인 “단호한 좌파”에 가입. 러시아 프롤레타리아트가 볼세비키와 단절해야 한다고 믿고 있었단 러시아 공산당 내 그룹인 “민주집중주의” 그룹의 사쁘라노프와 교류하고 있었음.
??국가와 혁명??이 다른 볼세비키에 의해 아나키즘적이라고 비판되었던 것처럼 코르쉬도 올바른 맑스주의 입장이 볼세비즘에 대해서도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 맑스주의가 어떻게 노동자주의의 이데올로기가 되었다는 보여주는 것. 그 대신 프롤레타리아트의 혁명적 실천의 이론적 의식으로서의 맑스주의를 복원하는 것을 과제로 설정. 제2인터내셔널과 제3인터내셔널에 반대. 맑스주의가 프롤레타리아트의 운동에서 분리되면 이데올로기가 된다. 이론과 실천 사이의 연결은 과학의 적용이 아니라 이론이 실천적인 혁명운동의 절합된 의식임을 의미한다고 주장. 스페인의 아나키즘 운동을 보면서 바쿠닌과 아나키즘 운동에 대한 연구를 하기 시작.

헤겔철학은 부르주아지의 혁명적 철학일 뿐만 아니라 부르주아 혁명의 마지막 국면의 철학이며 따라서 히복의 철학이라고 생각. 변증법적 방법은 맑스주의자들이 생각하는 순수히 혁명적인 원리가 아니라고 생각함. 따라서 “유물론화된” 변증법의 기초 위에서 프롤레타리아트 혁명의 이론을 창조하는 일은 노동자 운동의 과도적 국면일 뿐이다. 맑스주의는 독립된 프롤레타리아트 혁명의 이론이 아니라 부르주아 혁명에서 벗어나고 있는 프롤레타리아트 혁명의 이론이다. 그래서 그것은 부르주아 혁명이론, 즉 자코뱅주의에 여전히 오염되어 있다. 이것은 맑스주의 정치가 부르주아 정치의 궤도 내부에 머물러 있음을 의미한다. 코르쉬가 1950년대에 ?오늘날의 맑스주의에 관한 10가지 테제?에서 밝혔듯이 맑스주의는 부르주아 혁명의 정치적 형식에 무조건 집착한다. 1936년 스페인 내전 당시 우익 사회주의자, 스탈린주의자, 부르주아 공화주의자에 맞서 노동자 관리를 도입하려는 CNT 투사들을 지지.
1960년대에는 맑스주의가 프롤레타리아트 혁명의 유일한 이론이라는 생각을 버림. 아나키즘에 가까운 정치적 입장에서 맑스주의를 비판했지만 고전적 노동자 운동의 뛰어난 유산을 보존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