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고딕의 수직 양식과 독일 고딕의 형성


▲ 수직 양식

그 다음에 수직 양식. 장식양식의 장식화 경향에 대한 반발. 그러면서 절제 경향으로 다시 넘어가는. 그래서 절제의 방향은 네 방향으로 나타났다.

첫째 리브와 트레이서리 장식 어휘가 자잘해져요. 그리고 장식 문양이 규칙적인 모양으로 된다. 특히 [그림 963]. 이런 식으로 가닥이 많아지면서 예를 들어서 [그림940]과 비교해 보면, 이것은 패턴화 되기 힘들어.

마름모도 끼어 있고 좌우 크기도 다르고. 선의 개수도 많지가 않아요. 그런데 [그림963]을 보면, 선이 굉장히 많아지면서 문양들도 상당히 패턴화된 규칙성을 보여주고 있고요. 이런 규칙성이 극에 달한 게 팬 볼트, 말 그대로 부채처럼 뻗어나가는 [그림 965, 966]. 이런 팬 볼트가 수직양식의 대표적인 리브 볼트 형식 중의 하나로 등장을 하게 되고요.

그 다음에 장식이 2차 요소로 격하돼요. 영국은 어차피 장식 중심으로 갔기 때문에 전성기인 장식 양식에서는 리브가 상당부분 건물의 골격까지도 담당을 하는, 그래서 그것의 구조적 역할은 프랑스의 구조 합리주의에서만큼 크지는 않았어도 건물의 3차원 골격을 담당하는 주요 부재였는데요.

수직 양식에 오게 되면 장식이 2차 요소로 단순 부가물로 격하되게 돼요. 그러면서 나타난 것이 장식이 2차원 면 요소가 돼요. 그래서 마치 밖에서 스크린 패널을 만들어 와서 갖다 붙인 것처럼 변한단 얘기에요.

그래서 장식 양식 시대까지는 장식 부재들이 현장에서 장인들이 돌을 쪼으고 이러면서 어렵게 만들어졌어요. 구조 부재와 한 몸이 되어서 장식 부재가 3차원 요소로 만들어졌는데. 이 수직 양식에 오게 되면 [그림968]이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인데 큰 2차원 스크린 면을 마치 다른데서 만들어 와서 가져다 끼운 것처럼 변한단 얘기에요. 그래서 이때 오게 되면 패널이 공간을 담당하는 주요 부재로 등장하게 되요.

이러한 패널은 스크린의 한 종류. 이게 어떻게 보면 대륙에서는 레요낭 양식이 플랑부아양 양식으로 가면서 네이브 월이 2단 구성으로 변해가는, 그것에 해당되는 현상으로 볼 수 있어. 그러니까 천측창과 트리포리엄이 붙으면서 그것이 사람이 통과할 수 있는 통로를 갖는 3차원 공간 부재에서 단순한 유리창인 2차원적 공간이 되는 것의 영국에서의 현상에 해당될 수 있다고 본다는 얘기죠.

그 다음에 장식이 힘을 잃고 자잘해져가. [그림 968]의 글로스터 성당. 이것이 [그림 963]에 해당되는 장면이기도 하고. 뒤로 가보면 [그림 976, 977]. 그래서 이것은 무엇과 같냐면, 나이가 들면 사람 모발이 가늘고 힘이 없어져. 그러다 빠지지. 건축을 생명체에 비유해보자면 이래. 이것은 장식이 자잘해져가는.

그래서 보통은 장식화 경향이 나타나는 것이 후기 양식인데, 영국은 처음부터 장식이 고딕의 생명이었기 때문에 장식이 왕성해지는 것 자체는 오히려 전성기에 해당이 되고, 장식이 힘을 잃어가는 것이 후기 양식인 이 수직 양식에 해당된다는 얘기지요.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건축 내부적으로 보면 장식화 경향에 대한 반성, 절제였지만 사회 전체로 보면 538페이지에 당시 영국의 건설 산업이 처했던 상황의 산물. 13세기 중반을 넘기면서 건설 산업은 쇠퇴기. 1348-49년 사이에 영국을 휩쓸었던 흑사병도 중요한 요인이었다. 그래서 인구가 줄어들고 경제가 파탄나면서 건설 경기가 파탄을 맞았단 얘기죠.

흑사병으로 솜씨 좋은 장인들이 많이 사망을 해요. 장식 양식을 이끌었던 마스터급, 마에스트로급 장인들도 여럿 희생이 되면서 장인들의 기술력과 공예 솜씨도 떨어지게 되는 거죠.
이런 여러 가지 요인들이 겹치면서 장식 내에서의 쇠퇴기. 장식에도 힘이라는 게 있는데 이런 힘을 잃고 자잘한 선으로 나뉘면서 수직선을 많이 이용한 양식이라고 하여 수직 양식이라고 해요.


▲ 글로스터 성당, 윈체스터 성당, 캔터베리 성당

그래서 글로스터 성당의 트랜셉트와 성가대석 증축 부분이 수직양식의 시작이라는 것이 가장 대표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이론이고요. [그림 971]이 성가대석이죠. 성가대석 천장이고, 그리고 네이브 월 중의 오른쪽 부분을 크게 확대한 사진이 [그림 973]이에요. 잘 보면 그게 같아. [그림 973]에 잘린 것이 [그림971]. 그리고 [그림973]을 입면 전개도면으로 그려놓은 것이 [그림974]에요.

그래서 이게 앞에서 얘기한 수직 패널. 네이브 월의 3단 구성 이런 것들이 수직 패널화 되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고요. 그래서 패널의 사용은 표준화를 의미했다. 뭐 격자 문양의 바탕 위에 트레이서리의 비례가 조절되고 등. 여기 584페이지에 수직 패널 사용 대한 설명이 나와요.

그 다음에 패널의 사용은 표준화, 표준화는 규칙화. 그래서 개개 장식이 갖는 개별적 생명력이 상실되면서, 이런 경우는 상당부분 장인들이, 솜씨 좋은 장인들이 흑사병으로 사망한 결과로 나타난 것이기도 해요. 현장에서 솜씨 좋게 만들어내지 못하니까 중앙에서 표준적으로 보급하는 것으로 대체된 것이죠.

그 다음에 다시 천장 얘기가 나와요. 리언을 이용한 그물 문양 이런 것들이 새겨지게 되면서 장식 양식의 대표적인 예를 보여주고.

장식 양식의 마무리는 캔터베리. 캔터베리는 영국 고딕 건축의 문을 연 건물이었고 제일 마지막에 문을 닫은 건물이기도 해. 캔터베리에서 특히 유명한 부분이 [그림 985]. 크로싱 부분의 천장 장식. 그래서 팬 볼트를 조각을 내어서 네 모서리, 그다음 네 변에 각각 넣었죠. 네 모서리에 팬 볼트의 작은 조각 1/4조각, 그리고 네 변에 큰 팬 볼트에 반원 조각. 이런 것들을 더해서 다시 중앙에 작은 크로싱을 만들고 다시 문양을 넣어서 아주 화려한 장식 문양의 대표적 예이지요.


▲ 왕실 예배당과 영국 고딕의 종말

그 다음 영국 고딕의 마지막 단계는 15세기 중반부터 16세기 초. 이때가 되면 대륙에서는 르네상스가 시작이 되고, 영국에서도 절대왕정이 꿈틀대기 시작해. 쉽게 얘기해 세속 권력이 기독교 권력을 압도하기 시작하는 때이지요. 그래서 왕실에서 지은, 왕실 예배당이 건축 양식을 주도하게 돼요. 그 전에는 대형 성당이나 수도원들이 주도했는데.

그래서 왕실 예배당이 수직 양식의 제일 마지막 단계, 영국 고딕의 끝부분을 왕실 예배당에서 담당하게 되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케임브리지에 있는 킹스칼리지 예배당이에요. 여기 채플이 팬볼트 천장으로 유명한 곳이에요. [그림 987]이 그 팬볼트 천장을 그린 그림에요. 이렇게 해서 영국 고딕을 끝냈고.


▲ 독일 고딕의 형성

독일 고딕은, 어렵게 시작이 됐다고 쓰여 있어. 독일은 로마 교황청, 프랑스의 로마네스크와 대립하는 전통이 강했단 얘기에요. 이것이 로마네스크 때부터 이랬고요. 그리고 특히 후기 로마네스크가 제일 융성했던 지역이 독일이기 때문에 이 시기가 프랑스를 보면 고딕이 형성돼 완성이 되어가는 시기인데, 이런 것들이 고딕과 충돌이 되어간다는 얘기죠.

그 다음에 정치적 상황을 보면, 신성로마제국이 고딕 시기로 들어오면서 로마 교황청과 많이 싸우다가 쇠퇴했었다는 얘기를 앞에서 했었고. 그래서 로마네스크 때 오토왕조처럼, 프랑스 고딕건축의 교황 군주제라든가 중앙 군주와 같은, 세속적 중앙정부 혹은 기도교 중앙정부와 같은 중앙의 리더십이 없었다는 얘기에요. 중앙의 큰 힘이 있어야 대형 성당 축조와 같은 일을 경제력을 동원하여 시행할 텐데, 그것을 지원할만한 정치적 주체가 없었다는 얘기에요.

그래서 독일은 고딕에 대하여 고민을 많이 하다가 국제적 흐름은 좇아야겠고. 그래서 상당히 뒤늦게 프랑스에서 완성된 국제주의양식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단 얘기죠. 그래서 대표적 특징은, 595페이지 다발기둥의 정리와 웅장한 공간의 창출이라는 큰 흐름으로 가닥이 잡혔단 얘기에요.

독일 고딕은 서쪽과 동쪽지역으로 나눌 수 있고. 로마네스크 때도 라임란트 지역, 서쪽이 대체적으로 로마네스크 때 라임란트 지역이고. 프랑스와 접한. 동쪽은 로마네스크 때 작센 지역이었는데. 고딕 때는 여러 가지로 확산이 돼요.

그래서 이 프랑스와 인접한 서쪽, 라임란트 지역에서는 프랑스의 표준화된 고딕 양식을 수입하는 선발 지역이 되고요. 나중에야 동독 서독으로 나뉘기도 하고 통일된 뒤에도 옛 동독 지역에 있는, 주로 지금은 드레스덴, 라이프치히 이런 도시들인데 옛날엔 갈 수 없었던 도시들이죠?

그런 도시들을 가보면 서쪽에 있는 도시들, 쾰른이니 슈투트가르트와 많이 달라. 일단 사람들이 괜히 사나워. 영어 쓰면 때리려고 해. 그만큼 자국의 지역색이 굉장히 강한 지역이고. 아무래도 서유럽과 접경지역은 개방적이기도 하고 국제 흐름을 쫓으려하는데, 좀 떨어진 동쪽지역은 독일의 지역색을 지키려는 이런 큰 흐름으로 나눌 수 있고요.

그 다음에 도입기, 정착기, 부화기로 나눌 수 있다. 프랑스가 초기 성기 후기로 나눴고 영국은 초기 장식 수직으로 나뉘었는데. 프랑스는 완성도로 따진 것이고 영국은 내용으로 따진 것이고. 붙여진 명칭을 보면. 독일은 이도저도 아니지. 뭐 전파되는 정도에 따라서 명칭들이 붙었단 얘기죠.

도입기는 1200-13세기 중반까지. 정착기는 13세기 중반에서 1300년. 14세기가 시작하는,. 그 다음에 분화기는 14세기 15세기. 이렇게 나눌 수 있고요.

그래서 도입기는 저 서쪽지방을 중심으로 독일의 로마네스크 전통, 프랑스 고딕의 새 어휘 그다음에 독일 전통에 맞게 새롭게 해석된 고딕 어휘 등이 복잡하게 얽혀 쾰른이나 마그데부르크와 같은 도시로. 597페이지에 설명이 나와 있고요.

정착기는 독일 고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기. 이때에는 트리어를 중심으로 프랑스 고딕이 본격적으로 밀려들어오는 이런 때이지요. 그래서 가장 큰 관건은 여전히 프랑스와의 영향 관계. 영국과 마찬가지로, 프랑스에서 먼저 완성된 국제주의 양식을 얼마만큼 쫓아가고 얼마만큼 변형시킬 것인가를 고민한 것과 똑같고요.

프랑스 고딕을 직접 모방한 경향, 이것은 쾰른 대성당 그다음 슈트라스부르크의 노트르담 성당이 이런 것들이 프랑스 고딕 양식을 직접 모방한 경향에 해당이 돼요. 이 두 도시는 프랑스와 가장 인접한 대 도시들 중 하나이고. 슈트라스부르크는 국경에 있어서 전쟁결과에 따라서 소속국가가 바뀌는 도시였어요. 쾰른은 조금 안쪽에 있긴 하지만 프랑스에서 독일로 넘어갈 때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도시고요.

이렇게 프랑스와 인접한 도시에서는 프랑스 고딕을 직접 모방을 했고 반면에 독일의 전통을 지키려는 경향들도 이때 나타나기 시작해요. 트리어의 성모마리아 교회와 마르부르크의 엘리사벳 교회는 후자에 속한 예이고요.

분화기는 14,15세기. 그래서 전역으로 퍼져 나가게 되요. 뤼베크, 뉘른베르크, 슈트라스부르크, 울름, 뮌헨 등등. 그다음에 프랑스의 표준 양식에 더하여 홀 교회 중앙 집중형 교회와 같이 독일만의 고딕 양식도 나타나고.

팔러 가문으로 대표되는 장인 그룹이 등장하면서 고딕 건축이 독일의 산업 체계로 자리를 잡게 되요. 독일이 유독 장인 전통이 강하게 되어 나중에 바로크시대까지 이어지게 되는데 그 시작이 이 고딕 때 팔러 패밀리에서 시작이 된단 얘기죠.

15세기는 마지막 쇠퇴기로 영국,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영,불,독 세 나라에서는 15세기까지도 고딕이 명맥을 유지하죠. 15세기면 이태리에서는 성기 르네상스가 시작되는 시기인데, 이때까지도 이 세 나라에서는 고딕 양식이 지어지고 있었단 얘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