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강 목적론과 세 철학자의 역학관계

데카르트, 스피노자, 라이프니츠는 서양근대철학의 초기에 활약한 사상가들이다. 이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고대와 중세의 세계관을 지배했던 목적론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이 세 사람 모두 목적론에 대한 정확한 견해를 바탕으로 자신들의 사상체계를 형성해나갔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목적론, 기독교의 목적론, 그리고 목적론에 대한 세 철학자의 기본적 입장을 차례대로 설명해보자.


1. ‘환멸’이란 무엇인가?

영어에 disenchant라는 단어가 있다. 불어로는 로 같은 뜻이다. 영어의 disenchant(명사형 disenchantment), 불어의 (명사형 )는 무슨 뜻일까? 사전을 찾아보면 “마법에서 풀리다”, “자유롭게 해주다”, “미몽에서 깨어나다” 등의 뜻이 있다. 그런데 “환멸(幻滅)을 느끼다”라는 뜻도 있다. 라틴어의 cantare에서 유래한 chant가 기본적으로 “노래”, “주문”이라는 뜻이니, “~ 안에”라는 뜻의 in이나 en과 합쳐지면 “노래 안에”, “주문이 걸린”, “마법에 홀린” “매혹하는” 정도의 뜻이 될 것이다. 그리고 다시 부정을 나타내는 dis나 des와 합쳐지면, “노래나 주문, 마법에서 빠져나옴” 정도의 뜻이 된다. 따라서, 주문과 마법 속에서 황홀감을 느끼던 이가 현실을 깨닫게 될 때 환멸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황홀감이 전부라고 생각한 이들은 삶의 의미 자체를 상실했다고 느낄 것이다.


2. 해방인가 환멸인가?

이렇게 때로는 긍정적 의미로 때로는 부정적 의미로 쓰이는 disenchantment라는 단어는 서양에서 고대와 중세를 지나 근대로 넘어오는 시기의 변화를 의미할 때 자주 사용하는 말이다. 마법에서 풀려나는 것을 해방으로 본 이들은 참된 세계가 도래한다고 생각할 것이며, 마법에 의미를 부여했던 이들은 상실감을 가질 것이다. 예를 들어, 모든 마법을 부정한 데카르트는 자연은 더 이상 어떤 힘을 간청해야할 요정이나 여신이 아니라고 단언했고, 과학에 의한 인간과 자연의 분리에 환멸을 느꼈던 파스칼은 “저 무한한 우주공간의 침묵은 나를 오싹하게 한다”라고 했다. 서구 근대인들에게 마법에 걸린 세계는 어떤 세계를 의미했을까? 일반적으로 그것은 물질적이지 않은 어떤 원리, 즉 관념성이 물질계를 이끌고 있는 세계를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세계관은 고대의 목적론과 기독교의 목적론이 공유하는 관점이다.


3. 세계는 왜 변하는가?

근대의 여명기(1500-1600년)까지 2000년 이상 서구의 자연관을 지배해온 아리스토텔레스의 관점은 질료형상론이라 불린다. 아리스토텔레스의 핵심적 관심사는 세계의 변화를 설명하는 것이다. 이 세계를 바라보고 탐구하면서 가장 기본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실은 운동 혹은 변화이다. 식물들은 자라고 동물들도 뛰고 헤엄치며 날아다닌다. 또한 이러한 질적인 변화 외에도 사물들의 생멸이 있다. 탄생도 변화이고 죽음도 변화이다. 이렇게 변화하는 존재들이 있고 이들의 변화는 운동에 의해 일어난다.


4. 생성 혹은 “되기”(becoming)

변화는 어떤 상태에서 다른 상태가 되는 것이다. 도토리가 자라서 참나무가 된다고 해보자. 물론, 이러 저러한 외부상황들 때문에 도토리가 참나무로 자라지 않는 경우도 있다. 도토리가 멧돼지에게 먹혀 분비물로 변하거나, 썩어서 땅에 묻히는 등 여러 돌발 상태가 가능하다. 하지만 정상적으로 양분을 먹고 햇빛을 받으면 참나무가 될 것이다. 여기서 변화하는 혹은 다른 상태로 “되는” 존재는 복합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도토리는 우리가 도토리라고 규정할 수 있는 하나의 결정된 질을 현재 가지고 있으나, 참나무가 될 가능성 혹은 잠재력을 또한 가지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이렇게 도토리가 현재 특정한 규정성을 가지고 존재하는 상태를 현실태라고 하며, 참나무가 될 가능성의 상태를 가능태 혹은 잠재태라고 한다. 따라서 ‘생성’ 혹은 ‘됨’은 이미 존재하고 규정되어 있는 실재를 내포하는 현실태인 동시에, 아직 결여하고 있는 규정을 향하는 잠재태이다.


5. 질료와 형상

현실태와 잠재태의 상보적 관계는 질료(matter)와 형상(form)에 적용될 수 있다. 이번에는 밀가루 반죽을 예로 들어보자. 밀가루 반죽은 특정한 현실적 규정을 가진 현실태이다. 이 밀가루 반죽도 밀가루, 물, 소금 등등의 재료들이 합쳐져서 이전 상태에서 지금의 상태가 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밀가루 반죽은 빵이 될 수도 있고, 칼국수가 될 수도 있고, 만두피가 될 수도 있고, 쿠키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잠재태이다. 밀가루 반죽이라는 재료 혹은 ‘질료’가 여러 형태들 혹은 형상들로 변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아리스토텔레스가 보는 자연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어느 정도 파악될 수 있다. 자연은 수많은 형상들을 가진 실체들의 총체이다. 그리고 이 실체들 사이에는 일정한 질서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무기물은 식물들에게 양분을 공급하고 식물은 동물들의 먹이가 되며, 작은 동물들은 큰 동물들의 먹이가 되면서 변화할 것이다. 또 무기물, 식물, 동물들의 특질들은 인간에게 모두 발견되며 유용하게 사용된다. 이렇게 서로 질적인 차이를 지닌 무수히 많은 형상의 존재들이 변화하며 어우러지는 세계가 아리스토텔레스의 자연관이다.


6. 운동

그러나 한 현실태가 다른 현실태로 변화하는 근거의 설명이 아직 부족하다. 도토리를 가만 놔두면 참나무가 되는 것도 아니고, 밀가루 반죽을 그냥 놔두면 쿠키가 되는 것도 아니다. 일정한 작용 혹은 운동이 가해져야 한 상태가 다른 상태가 된다. 하지만 운동은 또다른 운동을 요구한다. 그리고 또다른 운동은 다시 제3의 운동을 필요로 한다. 이렇게 운동의 사슬은 무한히 이어질 것이다. 여기서부터 문제가 복잡해진다. 만일 운동의 사슬이 무한히 이어진다면, 애초에 설명하고자 했던 ‘변화’가 불가능해진다. 바로 이점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외침을 이해해야 한다. “어디선가 멈춰야 한다!”(ananke stenai)


7. 부동의 원동자

혹시 운동의 사슬의 끝에 어떤 동체가 있다면 변화에 대한 설명이 가능할까? 그럴 수 없다. 만일 그것이 움직이는 동체라면, 역시 움직임을 통해 다른 상태가 될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을 움직이게 한 또다른 동체를 다시 가정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변화가 가능하고 설명이 되려면, 운동의 근원이되 자신은 전혀 움직이지 않는 존재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역설적 존재가 바로 아리스토텔레스가 인정하는 부동의 원동자, 즉 신이다. 신을 부정하는 것은 변화의 실재성과 가지성을 부정하는 것이며, 경험과 이성을 부정하는 것이다.


8. 신은 무엇을 하는가?

아리스토텔레스의 신은 움직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가? 만일 그렇다면 신은 무(無)에 불과할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세 가지 행동 방식이 있다:
1. 생산(poiein/production): 생산이란 어떤 사물을 다른 상태로 변형시키는 것이다. 신은 운동하지 않으므로 생산을 하지 않는다.
2. 실천(praxis/practice): 실천이란 행위자가 (도덕적으로 정치적으로) 자신을 변형시키는 것을 말한다. 신은 운동하지 않으므로 역시 실천하지 않는다.
3. 관조(theoria/contemplation): 관조는 대상을 고정적으로 바라본다는 의미이다. 신이 할 수 있는 행동은 관조밖에 없다.


9. 관조와 이론

관조는 이미 획득한 수학적 지식을 관조하는 행위와도 같다. 즉 부동의 행위가 엄밀한 의미에서의 관조이다. “운동의 활동뿐 아니라, 부동의 활동도 존재한다.” 그리고 항상 (고대 철학 전체의 관점이지만), 고정된 것이 유동적인 것보다 우월한 것이다. 예를 들어, 집을 짓는 행위보다는 지어진 집, 완성된 집이 더 완전하다. 모든 운동은 목적에 도달할 경우 멈출 것을 지향한다. 신이 할 수 있는 행동은 부동의 활동, 즉 관조밖에 없다. 게다가 신은 자기 외부에 있는 것들을 관조하지도 않는다. 만일 그렇다면 신은 그것들에 영향을 받고 의존되고 그것들을 필요로 할 것이다. 신은 자신과 다른 것들을 사유하지 않는다. 신은 자신만을 사유한다. 즉 신은 사유의 사유이다. 가장 고귀한 행동은 사유이고 관조이다. 고대철학의 최종 목적은 실천이 아니라 이론이다.


10. 신과 우주의 관계는 무엇인가?

만일 신이 자신만을 생각한다면, 신이 사유의 사유라면, 우주에는 아무 작용도 하지 않는가? 신은 우주의 목적 원인으로서 작용한다. 즉, “목적인은 사랑의 대상으로써 움직인다.” 달리 말하면, 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단지 존재하는 욕망 대상 때문에 욕망 주체가 움직이는 것과 같다. 우주는 신에 의해 창조된 것도 아니고, 플라톤의 데미우르고스에 의해서처럼, 가공된 것도 아니다. 우주는 단지 신의 매력에 끌려 신을 향할 뿐이다. 절대적인 초월성, 이것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신이다. 신은 우주의 목적일 뿐이다.


11. 목적론

신이 우주의 목적이라는 것은 밝혀졌다. 이제 목적론에 대한 전체적 설명이 가능할 것 같다. 우주와 분리되어 있는 신, 즉 부동의 원동자를 향하여 우주는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궁극적 목적을 정점으로 모든 형상들의 위계질서가 세워진다. 예를 들어, 도토리의 목적은 참나무이다. 그런데 여기서 질료와 형상의 관계에 목적 개념이 개입되는 것을 볼 수 있다. 형상은 단지 물리적인 형태나 윤곽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형상은 본질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어떤 것의 본질은 그것이 실현해낼 수 있는 모든 것을 나타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도토리의 본질은 참나무이다. 즉, 도토리에게는 참나무로 이끄는 어떤 성향 혹은 목적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목적이 도토리의 형상이다. 물리적인 존재들은 신, 즉 순수 현실태(actus purus)를 향한 사랑의 표현인 근원적 ‘욕구’를 통해 현실화되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12. 목적론이 왜 마법인가?

도토리의 형상 혹은 목적이 참나무라는 것을 살펴보았다. 그러나 참나무가 도토리 안에서 물리적으로 작용할 수는 없다. 참나무는 관념으로서 도토리에게 작용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도토리라는 질료는 목적을 향해 가듯이 혹은 자신의 완성을 향해 나아가듯이 참나무라는 형상을 향해 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연은 부동의 원동자를 정점으로 하여, 관념들을 향해 움직이는 질료형상 복합체들의 총체라고 하겠다. 따라서 자연은 물질로만 이루어져있는 것이 아니고, 물질들의 상호 작용만으로 작동하는 것도 아니다. 자연은 관념성에 따라 방향성을 갖고 작동한다. 이렇게 물질이 비물질적인 요소에 의해 작동하고 방향 지워진다는 관점이 바로 유물론적 기계론을 주창한 근대인들이 마술적 정신의 잔재라고 보는 것이다.


13. 기독교는 왜 부동의 동자를 인정하지 않는가?

기독교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목적론에 호의적이다. 신이 영원하고 완전한 존재이며 만물의 목적이라는 관점은 기독교가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기독교는 아무 작용도 하지 않고 목적으로만 존재하는 신을 받아들일 수 없다. 이러한 신은 창조도 할 수 없고 은총도 베풀지 못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기독교는 세계가 신에게 보다 깊은 차원에서 의존되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즉 신은 단지 목적으로서가 아니라, 세계를 창조하는 “작용인”으로 생각되어야 한다.


14. 무로부터의 창조

(유대교나) 기독교에 따르면, 신은 세계의 창조자이다. 달리 말하면, 신이 존재하고 세계는 신에 의해 나중에 존재하게 되었다. 그런데 신은 물질이 아니다. 물질은 다른 존재의 작용을 받아 변화할 수 있는 수동적인 성격을 갖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신은 철저하게 비물질적인 존재이면서도 물질계를 창조한 것이다. 즉, 세계는 무(無)로부터의 창조(creatio ex nihilo)를 통해 존재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창조의 개념은 구조적으로 인간이 신의 작용과 목적을 이해할 수가 없게 되어 있다. 세계 속에 포함된 인간은 신의 창조를 일방적으로 받을 뿐이기 때문이다. 절대적 타자인 신의 목적이나 작용 방식을 유추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은 인간적으로 사유하는 방식에 불과할 뿐이다. 타인의 생각을 정확히 읽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15. 계시란 무엇인가?

그러면 기독교의 신은 창조자일 뿐 아리스토텔레스의 신과 별 차이가 없는 것은 아닌가? 그렇지 않다. 기독교는 신의 작용과 목적을 알 수 있게 해줄 방도를 마련해놓는다. 물론, 인간적으로만 접근할 경우, 신의 목적과 작용을 알 수 있는 길은 막혀있다. 기독교에 따르면, 신에 대한 지식은 신이 직접 가르쳐주는 것밖에 없다. 즉 어떠한 방식으로든 신이 직접 모습을 드러내야 인간은 신에 대해 알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신이 자신을 드러내는 방식을 계시라고 한다. 따라서 창조된 세계도 계시이며 신의 자취, 신의 목적과 작용 방식을 추적할 수 있는 단서이다. 그리고 성서는 신의 계시를 기록해놓은 것이다.


16. 왜 기독교도 목적론인가?

기독교의 목적론은 신의 창조 개념과 긴밀히 연관되어 있다. 자기 자신만을 사유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신과 달리 기독교의 신은 전지전능하며, 따라서 생각 가능한 모든 것을 사유하고 실현할 수 있다. 신이 자신의 행동을 완전하게 알지 못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신은 세계의 창조 이전에 이미 세계의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달리 말하면, 이 세계는 실제로 존재하기 전에, 혹은 “현존”(existence)하기 전에 본질(essence)이 규정되어 있었다. 즉 세계의 관념은 이미 신을 통해 존재했다. 그리고 창조를 통해 현존하게 된 세계는 미리 규정된 본질 혹은 관념에 따라 실제로 운행되는 것이다. 이 점에서 기독교적 세계관은 중요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아리스토텔레스의 질료형상론을 다시 만나게 된다. 즉, 물질계는 단지 물질적 상호 작용만으로 이루어지고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형상과 목적에 따라 이루어지고 작동한다.


17. 목적론에 대한 데카르트, 스피노자, 라이프니츠의 기본적 입장은 무엇인가?

- 데카르트는 절대적인 무한자로서의 신, 진리의 근거로서의 신을 인정한다. 그러나 세계에 관한 신의 일반적 목적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인정한다. 그리고 물질계의 개별적인 작용들에 형상들 혹은 관념들이 개입된다는 것은 거부한다. 이 점에서 데카르트는 철저한 유물론적 과학자이고 기계론자이지만, 신의 일반적 목적에 관해서는 무지를 주장하는 불가지론자이다. 따라서 데카르트에게 있어 신은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존재이므로, 신에게 의존된 세계의 모든 것은 결국 우연이라고 해야 한다.
- 스피노자는 일체의 목적론을 부정한다. 개별적인 차원에서나 일반적인 차원에서나 목적론은 환상이다. 스피노자에게 세계의 밖은 존재하지 않는다. 전체만이 존재할 뿐이다. 그리고 이 전체가 바로 신이고, 신은 자연 자체(Deus sive Natura)이다. 그리고 우연성을 가정하는 것은 어떤 목적도 없이 필연적 본성만을 따르는 신을 부정하는 것이므로, 자연 전체는 필연적 법칙에 의해 지배된다.
- 라이프니츠는 신의 목적이나 작용에 대한 인식에 관해 보다 유연한 입장을 보인다. 신에 대해 우리는 많은 것을 알 수는 없지만, 분명히 알 수 있는 것이 있다. 그것은 신은 최상을 행한다는 것이다. 이 세계는 신이 창조하기 전에 무한히 많은 세계들 가운데 최상의 것을 선택하여 창조한 세계이므로, 가장 완벽한 세계이고 가장 효율적인 세계이다. 그리고 비록 신이 최상을 택했지만, 다른 세계를 택할 가능성도 있었으므로, 이 세계는 우연이다. 그러나 최상의 세계, 즉 최적율(optimum)을 따르는 세계이므로 규칙이 없지는 않다. 세계는 필연이 아니라 우연이지만, 규칙적이고 조화롭다.